‘벌처’ 자본가가 없다면 우리 경제는 썩을 것이다

Jairaj Devadiga / 2018-06-01 / 조회: 12,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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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역할은 크지 않지만, 꼭 필요하다.


대머리 독수리는 험악한 생물이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동물의 시체를 안전하게 처리한다. 부패한 동물의 시체는 보툴리눔 독소를 생산하거나 콜레라나 탄저병을 유발하는 병원균을 옮기는데, 이는 인간에게 치명적이다.


독수리는 매우 강력한 위산으로 그런 병원균들을 죽이고 사체를 제거함으로써 환경을 안전하게 지킨다.


독수리는 특히 인도에서 유용하다. 대다수가 힌두교도인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하게 여긴다. 대부분의 소가 저녁 식탁에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소나 다른 가축이 죽으면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독수리다. 파시(역자 주: 조상이 페르시아계 조로아스터교도인 사람들) 공동체는 종교적 신념 때문에 시신을 화장하거나 매장하는 대신 독수리가 먹도록 버려두는 것을 선호한다.


문제는 농부들이 가축들을 치료하려고 진통제의 일종인 다이클로페낙을 사용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발생했다. 다이클로페낙은 독수리에게 독(䓯)이다. 그래서 다이클로페낙에 오염된 사체는 인도의 독수리를 몰살시키다시피 했다. 1980년대 8천만 마리에 이르던 인도의 독수리들이 이제는 겨우 몇 천 마리 남았을 뿐이다.


독수리들이 사라지고 무슨 일이 생겼을까? 개와 쥐들이 사체에 달려 들어 먹기 시작했다. 치명적인 병원균을 모조리 죽이는 소화기관을 가졌던 독수리와는 달리, 개와 쥐는 병원균의 매개체가 되었다. 탄저병, 페스트, 광견병 발병이 급증했다. 해마다 광견병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인도에서 나왔다.


시체를 처리할 독수리가 충분치 않고, 부패한 시체가 환경의 위협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근처 거주민들이 악취에 시달렸기 때문에, 파시 공동체는 자신들의 장례 풍습을 중단해야 했다.


벌처 자본가들


사모투자펀드와 헤지펀드는 종종 “벌처 (Vulture, 시체를 먹는 대머리 독수리를 일컫는 말) 자본가들”이라는 비웃음을 산다. 이런 기업들의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악한” 기업들은 오직 자신들의 이익만 챙긴다고 한다. 부실한 기업을 싼 가격에 매입해서 조각조각 나누어 팔아 편하게 돈을 버는데, 그 와중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토이저러스(Toys 'R’ Us)의 파산, 최근에는 덴버 포스트(Denver Post) 지(紙)의 해고 사태로 비난을 받아왔다. 토이저러스의 경우, 파산의 진짜 이유는 아마존 같은 온라인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소비자의 기호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장난감보다 아이패드를 더 좋아한다.)


덴버 포스트의 경우도,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뉴스를 보기 때문에 종이 신문 시장이 위축된 게 명백한 사실이다. 신문사 소유주는 종이 신문 시장이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는 것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할 수 있을 때 최대한의 가치를 뽑아내자고 결정한 것이었다. 만약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미래가 멀리라도 보였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스티브 호르비츠(Steve Horwitz)가 설명한대로, 벌처 자본가들에게는 유용한 기능이 있다. 그들은 부실한 사업체를 되살리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실패한다면, 그 사업체의 자산(부지, 건물, 기계류 등)을 나누어 매각한다. 비효율적이고 부실한 사업체의 노동과 자본이 보다 새롭고 능률적인 사업체에 다시 분배되는 것은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


이제, 벌처 자본가들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보자. 부실한 기업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정부 관료들이 개떼나 쥐떼처럼 사업체에 달려들어 국영화할 것이다.


2008년 정부가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등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긴급하게 자금을 지원한 것을 생각해 보라. 그것이 처음도 아니었다. 결국 정부 지원은 참혹한 실패로 끝났고, 납세자의 혈세만 밑 빠진 독에 퍼부은 꼴이 되었다. 게다가 그 자금이면 다른 곳에서 창출했을 일자리 등을 감안한다면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있다. 사실, 그 부실한 기업들을 벌처 자본가들에게 맡겼다면 그 자산을 좀 더 수익성 있을 것 같은 외국 기업에 확실하게 재분배했을 것이다.


벌처 자본가들은 사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정부의 무능함을 제거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아르헨티나를 생각해 보라. 아르헨티나의 정부는 부채 위기를 맞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악명 높은 헤지펀드 엘리엇의 폴 싱어(Paul Singer) 같은 벌처 자본가들에게 유린당했다. 싱어와 같은 사람들이 아르헨티나 정부에 요구한 혹독한 조치들로 인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날 아르헨티나의 경제는 훨씬 나아지고 있고, 회계 건전성 또한 좋아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리스 정부는 부채 위기가 닥쳤을 때 다른 유럽 정부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 받았다. 당연히, 그리스 경제는 계속 마비 상태이고, 세율은 터무니없이 높으며, 복지는 과도하게 부풀려 있고, 회계 건전성은 전반적으로 무너졌다.


벌처 자본가들은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도 부당한 조롱을 받고 있다.


경제와 생태계


경제는 자연 생태계와 매우 닮았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자연 선택 이론이 경제학자 토마스 맬더스(Thomas Malthus)의 인구성장에 관한 글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그리고 다윈에게 영감을 받은 경제학자 허버트 스펜서(Herbert Spencer)는 “적자 생존”이라는 말을 만들었다.


경제와 생태계의 유사성을 충분히 설명하자면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논문들이 나와야 할 것이고, 여기서 나는 한 가지만을 강조하고 싶다. 생태계이든 경제이든, 어떤 시스템의 참여자들은 모두 중요하고 없어서는 안 될 기능들을 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시체를 파먹는 대머리 독수리가 그렇듯, 때로는 우리 눈에 험악해 보일지라도, 그 대안은 훨씬 더 험악할 것이다.


본 내용은 https://fee.org/articles/without-vulture-capitalists-our-economy-would-rot/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 : 전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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