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내게 가르쳐준 시장경제

조용균 / 2024-05-10 / 조회: 1,070

우리는 원하는 물건을 주문하면 빠르면 당일, 늦어도 다음날에는 받을 수 있는 '로켓 배송'의 시대에 살고 있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쿠팡의 생존 전략은 소비자의 초단기 배송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켰고 그 결과 이윤 극대화를 이끌어 내어 200조가 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에 우뚝 서게 되었다.


그들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전략은 '규모의 경제'에서 시작된다. 커져만가던 적자 속에서 그들은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업의 몸집을 늘리는 '과감한 투자' 를 택했다. 10년간 6배 규모로 증가한 '전국 로켓배송센터'는 국내 이용고객 2천만 명을 사로잡았고 전국적인 인프라는 배송효율을 높이고 물류비용을 낮춰 고객의 효용 증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멈추지 않고 쿠팡은 대만에도 로켓 배송 서비스를 적용하여 우리나라 중소기업 1만 2천여 곳이 대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판매 기반을 구축하였고 이는 해외 소비재 수출 중소기업 규모의 30%에 해당한다.


"개인의 이기적 욕망 추구는 국부를 증진해 사회적 공동선으로 이끌며 이는 명백한 자연의 질서이다. 이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으로 해소된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주장대로 자유롭게 발현된 한 기업의 이기심과 사익은 결과적으로 사회 이익을 창출하였다.


필자는 군 전역 후 단기간의 쿠팡 물류창고 일용직 경험을 통해서도 시장경제를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 쿠팡은 근무자의 지원 수가 현저히 떨어지는 공휴일에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물류센터를 정상적으로 운영한다. 인센티브는 아르바이트 지원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기업 역시 노동 수요를 충족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적지 않은 인센티브는 전역 후 꿀맛 같았던 휴식을 아르바이트 출근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만들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물류창고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특화와 분업이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가령 힘이 쎈 사람들은 상하차 업무를 맡게 되고 동일 업무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재고 조사를,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들은 바코드 스캔 업무를 맡는다. 업무 강도에 차이는 있지만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분업 체제는 여러 업무를 비교적 단순화 하며 처음 일을 해보는 숙련되지 않은 근로자들도 쉽게 일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가지 일만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전문성과 생산성이 올라 기업이 목표하는 생산 계획을 충족하게 된다. 단순히 힘만 쓰는 노동이 아니라 경제적인 노동형태가 전제된 것이다.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물류센터가 첨단화, 대형화 되면서 물류센터는 고용을 확대하였고 이는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일례로 시애틀의 낙후된 산업지역으로 입지를 결정한 아마존은 자체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구축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였고 도시 인프라를 개선하여 도시재생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 기업의 고용 확대와 인프라 확대는 지역의 활성화와 지방 소멸 위기 해소에도 기여하는 것이다. 또한 물류센터는 세수 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물류센터의 개발로 발생되는 재산세, 도로 점용료, 지방세 등의 각종 공과금은 정부의 세수를 확대하며 주로 개발 가능성이 떨어지는 임야에 건설되는 물류센터는 지자체의 경제 활성화 노력에도 큰 도움을 준다. 쿠팡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시장에서 마음껏 펼치고 있다. 배달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한 그들은 소비자들이 배달료에 대한 지불의사가 굉장히 낮다는 것을 간파하였고 이에 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시행한 조건 없는 무료 배달 서비스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얻게 되었다. 해당 전략은 경쟁사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 역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무료 배달, 할인 확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였다. 자유시장경제에서의 기업간의 활발한 경쟁이 혁신적인 전략들을 발생시키며 소비자가 얻는 혜택은 늘어나고 거시적으로 시장을 확대해 경제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 순기능으로 발현한 것이다.


쿠팡은 이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침투하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테무와 경쟁을 벌인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글로벌 플랫폼에 시장을 내주지 않은 국가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과 글로벌 플랫폼들간의 경쟁에서 정부는 국내 기업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며 개입을 최소화 하는 야경국가(夜警國家)가 될 것인지 각종 세금과 규제로,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기업의 목을 옥죄며 세수를 확보하려는 복지국가(福祉國家)가 될 것인지는 이미 상식적으로 답이 정해져 있는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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