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국물의 반격
-
글쓴이
정민영 2011-11-13
-
응모자 | 성명 | 정 민 영 |
학교(직장) | 경인교육대학교 생활과학교육과 | |
주제어 | 라면 시장을 통해 바라본 시장경제 | |
제 목 | 백색 국물의 반격 | |
내 용 | ‘꼬꼬면’의 열풍이 거세지면서 라면 유통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그것과 함께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제품이 있는 반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제품이 생겨나고 있다. 꼬꼬면의 흰색 국물의 인기 촉발로 관심을 받게 된 나가사키짬뽕과 라면시장 부동의 1위 농심 신라면의 흔들리는 위상이 그러하다. 꼬꼬면은 KBS‘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요리대회에서 이경규가 직접 만든 라면으로, 한국 야쿠르트에서 지난 8월 초에 출시되었다. 이것의 등장은 라면 구매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빨간 라면을 수 년 간 먹고 자란 우리에게 흰 국물은 그 맛에 대한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 만 했다. 하지만 꼬꼬면이 백색 국물의 시초는 아니다. 농심은 지난 1988년 ‘사리곰탕면’을 출시했고, 지난 2008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후루룩 국수‘와 ‘뚝배기 설렁탕‘을 출시한 바 있다. 꼬꼬면은 이들과 같이 백색 국물이지만 ‘매운 맛‘을 낸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그것이 인지도가 상당히 있는 개그맨의 손끝에서 개발 된 점도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요인이었다. 이런 이벤트성 상품성에 그치기에는 그 맛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빨간 국물의 라면보다 맛도 시원하고, 시각적으로 보아도 자극적인 붉은 색보다는 백색의 국물이 건강에 좋아 보여 구매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꼬꼬면은 출시 한 달 만에 무려 900만개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고, 석 달이 된 지금까지 총 4000만 개가 팔려나갔다. 대형마트엘 가도 동네 슈퍼마켓을 뒤져도 오전시간이 아니면 부지런한 사람들이 다 사가고 난 후라 구입할 수가 없었다.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그것을 감당할 만큼 공급이 수월치 못했다. 생산라인을 늘린다고는 하지만 아직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듯 하다. 이렇게 사고 싶어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구매자들에게 꼬꼬면을 구입 하고자하는 욕구가 커져서 그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생산량만 충분했어도 매출이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란 게 유통업계 분석이다. 또한 생산량이 부족해 꼬꼬면의 부재는 그것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다른 대체재를 찾도록 부추기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이때 등장한 것이 삼양의 ‘나가사키짬뽕’이었다. ‘나가사키짬뽕’은 삼양라면에서 7월 말에 출시된 것으로 ‘꼬꼬면’이 닭 육수로 맛을 낸 반면 일본 나가사키지방의 해물 짬뽕을 모티브로 삼아 개발한 라면이다. 이 둘의 공통점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백색 국물의 라면 이라는 것이다. 마트에 텅 빈 꼬꼬면의 자리와는 반대로 나가사키짬뽕은 구매하기에 충분한 양이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꼬꼬면을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와 시각적으로 비슷한 나가사키 짬뽕을 구입하기 시작했고 예상 밖으로 그 맛도 괜찮았다. 이렇게 출발한 나가사키짬뽕의 인기는 급상승해서 지금은 ‘꼬꼬면’과 라면시장의 상위권을 다투고 있다. 담백한 국물 맛의 꼬꼬면과 칼칼한 국물 맛의 나가사키 짬뽕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재가 되었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경향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의 개발은 기업이 시장경제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우 중요하다. 라면 판매시장에서도 이것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소비자들이 빨갛고 매콤한 국물에 익숙했지만 이것을 대체할만한 제품에 대한 잠재적 욕구가 내재되어 있었다. 이것을 감지한 한국 야쿠르트가 적절한 시기에 희고 담백한 국물을 가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그들의 지갑을 열게 하였고 이것은 곧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졌다. 경쟁상품의 등장은 공급자에게는 매출량 감소라는 불이익을 주겠지만 소비자들에겐 즐거운 일이다. 기업들은 자기 상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가격경쟁을 하게 되어 소비자는 낮은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도록 기업들을 독려하는 작용을 한다.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져 도태되는 상품은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제품으로 재개발되거나, 없어지고 새로운 상품이 개발된다. 이렇게 이루어진 다양한 상품들의 등장으로 소비자는 질 좋은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선택의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의 라면 판매 시장에 꼬꼬면이라는 신제품의 등장은 많은 경제적 효과를 낳았다. 매출량 급증으로 기업에게는 큰 이익을 안겨 주었으며 또한 생산라인의 증가로 일자리를 창출하여 가계 수입이 늘어나게 되었다. 흰 국물 라면의 돌풍은 그와 비슷한 외형을 가진 나가사키라면의 성장을 촉발해 다른 기업의 성장도 야기했다. 반면 기존의 라면시장의 제왕 신라면에게는 수년만의 패배를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농심에게 쌀국수 라면이라는 신제품 출시를 독려하여 새로운 경쟁구도를 기대하게 만든다. 이외의 다른 라면 공급자들도 이들과 경쟁할 새로운 상품의 연구개발에 힘쓸 것이므로 라면 산업의 발달도 조심스레 기대하게 된다. 우리가 먹는 라면 한 봉지가 이처럼 큰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지금 출출한 이 시간 라면과 대화한번 시도해봐야겠다. 누구냐 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