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법안리뷰]임차인 위한 임대차 3법의 역습, 주거안정 위협했다

자유기업원 / 2023-11-02 / 조회: 461

vol 16. 임대차 3법.pdf



임차인 보호 위해 만든 임대차3법의 '역습’, 시장논리 외면한 탁상공론 입법

▪ 2+2계약, 5% 인상 룰, 결국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뒤에는 '전세 급등’ 폭탄으로 되돌아와

▪ 합리적 선택하는 임대인, 신규 물량 전세보증금 올리거나 차라리 월세 전환…공급물량 감소로 이어져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 하이에크 지적이 현실로 나타난 사례



■들어가며

문재인 정부 들어 주택 등 부동산 가격이 급등함과 동시에 전월세 가격 역시 치솟자,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의도 아래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주택 임대차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 전월세상한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강화, 전월세신고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며 통상 '임대차3법’으로 불린다.


임대차3법은 예외적 사유를 제외한 경우, 임차인이 기존 전월세 계약 2년에 추가로 2년 동안 임차를 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임대인이 5% 이하 범위에서 임대료를 올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임대차 계약 발생시 거래 사항을 30일 이내에 지자체 등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 법은 주택 임대차 시장에 급격한 혼란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부동산 거래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임대인-임차인 간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른 거래 행위를 획일적으로 통제해 결국 부작용만 양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된 법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전월세 계약 시 임대인이 2년 후 시장 상황까지 고려해 더 높은 금액의 전월세 임대료를 반영하여 오히려 임차인의 주거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월세 계약에 따른 임차인과의 갈등을 회피하고자 매물 자체를 거둬들여 전월세 공급 물량을 줄였다는 비판도 있다.


■주요내용


법률안개정과정과 처리현황

임대차 3법 처리 과정은 논란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진보 성향 야당 의원들은 임대차 3법 불가피성을 역설하며 최종 통과된 법률 개정안보다도 더 급진적인 내용의 법안을 주장했다. 한편,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은 임대차 3법이 초래할 부동산 시장 왜곡과 자유로운 거래 제약을 이유로, 신중한 법률 개정을 주장하며 정부여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반대했다.


가장 크게 쟁점이 됐던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개정 건이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여야 위원들 간의 설전이 한바탕 이뤄졌다. 찬반 측 의견을 각각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법안평가


임차인을 위해 만든 법, 오히려 임차인 주거안정 위협 부작용


◈ '2년 잠깐’ 숨돌리기 뒤에는? 같은 단지에서도 2배 차이는 보증금

임대차3법이 마련된 최초 취지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고 과도한 전세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법은 단기적 효과에만 매달려 장기적으로 시장이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법이 포커스로 삼았던 보호 대상은 전세 세입자, 특히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임차인이다. 신규로 전세 주택에 임차한 경우에는 2년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활용해 2년 동안, 최대 5%의 추가 전세 보증금만 내고 거주할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단기적인 주거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4년 뒤, 1차례 계약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뒤에는, 신규 전세 물건을 찾아 계약을 맺어야 하거나 임대인이 요구하는 새 전세보증금을 100% 수용해야 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임대인도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 계약을 맺을 때 최대한 높은 전세보증금을 받아 놔야만 2년 뒤 전셋값 상승 분을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임대인의 의사결정은 시장경제 질서에서는 '합리적 선택’에 해당된다. 임대인이라고 해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계약갱신요구권이 행사된 물건은 전세보증금이 소폭 오른 반면, 새롭게 세입자를 구하는 물건의 경우에는 크게는 2배 가까이 높은 전세보증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수 발견돼 동일 물건 내에서도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 임대인도 바보가 아닌데… 월세 전환 가속 등 전세물량 감소 가능성

여기에 신규 전세물량 감소까지 더하게 되면, 신규 전세계약을 맺고자 하는 임대인의 우월직 지위는 훨씬 강화된다. 이 역시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한 번 전세 계약을 맺으면 최대 4년 간, 동일 세입자에 물건이 꼼짝 없이 묶여야 있어야 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는, 차라리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해당 주택에 거주하거나 목돈을 마련해 월세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을 선호할 유인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저금리 시대에는 전세보증금에서 얻는 이자소득 대비, 월세 전환으로 얻는 임대료 수입으로 대출 이자를 일부 갚는 편이 더 유리할 수 있다. 다만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역전세’ 현상이 빚어지는 등 임대차3법의 부작용은 일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또 다시 전세시장이 요동치면 어떻게 임대차3법의 역습이 현실화될 지 미지수다.


◈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하이에크 지적 귀 기울여야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노예의 길> 부제를 통해 지적하고 싶었던 현실이 바로 임대차3법 이후 전세시장 혼란을 정확히 반영한다. 임차인을 보호하고자 만든 임대차3법이 오히려 임차인의 주거 여건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다. 시장 경제 질서에 대한 이해 부족이 가져온 입법 실패 사례다.


시장 경제 주체는 누구나 합리적 선택을 할 권리와 자유가 있다. 임대인을 죄악시하고, 임차인을 피해자로 규정하는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해결할 수 없다. 임대인이 기꺼이 자신이 보유한 주택을 공급할 매력이 있어야만 비로소 전월세 물량이 늘어나고 경쟁이 촉발된다. 그 결과 가격이 안정되면 그 혜택은 임차인에게 돌아간다. 이러한 시장 질서 논리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입법 활동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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