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수많은 지식인이 러시아혁명에서 '인류의 미래를 발견했다’는 환상에 빠져 있던 1920년대 초,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미제스는 '사회주의 계산 논쟁’을 통해 '사회주의 시스템으로는 온갖 상품의 가격, 수요와 공급을 산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그 모순 때문에 사회주의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를 비롯한 수많은 자유주의 지식인이 그의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에는 미제스의 저작이 그리 많이 소개되어 있지 않다. 막상 읽어보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닌데도 손이 쉽게 가지 않는다.
이 책은 서문·목차·색인까지 합쳐서 199쪽이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읽기 딱 좋은 분량이다. 13개 강연을 모은 책이라 경제학적 지식이 별로 없어도 술술 잘 읽힌다.
1950년대에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인데도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꼭 오늘날 대한민국의 이야기인 것 같다. '국민의 삶을 책임져주겠다’고 자임하면서 갈퀴로 세금을 긁어가는 정부, 최저임금제나 노조의 떼쓰기 덕분에 시장 가격 이상의 봉급을 받아 가는 노동자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서 규제를 양산하면서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드는 정치권 등…. 미제스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환상도 빼놓지 않고 지적한다. '문재인 경제’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모든 설명이 이 책에 있다. 미제스는 말한다.
“자유를 보존하는 척하며 가격, 임금, 이자율을 시장 수준과는 다른 수준으로 정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착각에 빠져 있다. 자유가 아니면 전체주의적 노예제도뿐이지 다른 대안은 없다. 시장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하는 것 외에 자유와 일반 후생을 위한 계획은 없다. 완전고용, 실질임금 상승, 서민의 높은 생활 수준을 이룰 수 있는 수단은 민간 주도의 자유기업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배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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