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적에 ] 이집트의 강요된 산업화의 결말

자유기업원 / 2006-06-22 / 조회: 6,007

이집트는 오토만 제국의 장군이던 무하마드 알리가 1805년에 군사정변을 통해 실질적 왕조를 건설한 후, 기존의 지주와 귀족들을 제거하고 산업화를 시도한다. 그러나 그가 추진한 이집트의 산업화는 영국의 그것과는 달리 위로부터 강요된 것이었기에 결국 돈만 낭비한 채 실패로 끝나고 만다.

무하마드 알리가 산업화에 사용한 자금은 주로 면화 수출대금이었다. 이집트산 주멜 면화는 섬유가 길고 질겨서 품질과 가격이 최고였다. 알리는 귀족들로부터 몰수한 비옥한 땅에 주멜 면화를 심어서 영국 등 당시의 산업 선진국들에게 수출, 많은 돈을 마련한다. 다른 농토에서 길러진 면화들도 수출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강제 매수해서 큰 이익을 얻었다. 다른 곡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 돈으로 현대식 제조업 공장을 건설하고 영국으로부터 500대의 동력 직조기를 도입한다. 이것으로 영국의 면직공업을 이기고자 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 사람도 없고 인센티브도 없는 데 시설만 들여온 것이 문제였다.

알리는 많은 돈을 주고 유럽에서 경영자를 구해 왔지만 그들에게는 경영자문만을 요구했을 뿐, 실제의 경영은 이집트인과 터키인에게 맡겼다. 그런데 공장은 왕의 소유였기 때문에 공장의 직공은 모두 공무원인 셈이었다. 나지르라고 불리던 이들 고위 경영진들은 뇌물과 횡령 등으로 회사의 재산을 빼돌리기 일쑤였다.

한편 직공은 강제 징집으로 조달해서 월급도 주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은 직공으로의 징집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자해를 하기도 했다. 또 직공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 이유가 없었기에, 뛰어난 자국산 주멜 면화를 원료로 사용하는 데도 완제품의 품질은 수출을 하기 힘들 정도로 형편없었다. 그 뿐 아니라 직공들이 기계의 유지보수를 게을리 한 나머지, 기계에 모래가 들어가 결국 고철 덩어리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무하마드 알리의 강요된 산업화는 종말을 고했고, 면화 수출대금은 낭비되고 말았다. 이집트 국민들에게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해주고 그 결과를 사유재산으로 보장해 주었다면, 이집트는 유럽 국가들에 비견할 만한 시기에 산업화를 이룩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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