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수정일 : 2026-06-22

🏭 중소기업 성장 거부 요인 분석

이슈와자유 (Issue & Free) 제22호 | 성장이 손해가 되지 않도록, 지원과 규제의 연동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발행처자유기업원 (Center for Free Enterprise)
발행인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집필자정필립 연구원
발간일2026년 6월 19일
시리즈이슈와자유 (Issue & Free) 제22호
원문 링크원문 보기
문의02-3774-5000, cpl@cfe.org (정책실)

1. 문제 제기: 중소기업의 자발적 성장 거부

한국의 중소기업 정책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일관된 지원·보호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그 결과는 역설적이다.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임금 격차는 OECD 주요국 중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고, 중견기업층은 여전히 얕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 정체의 원인은 기업가정신 부재가 아니라, 제도가 만든 유인 왜곡으로 인해 기업이 의도적으로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신드롬'에 있다.

3.3배
한계기업 증가
(2011→2021년)
4,478개
2021년 외감 한계기업
(2011년 1,353개)
23.1%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
(2016년 13.3%→상승)
77.2%
중견기업 이탈 중
중소기업 회귀 비율
⚠️ 이중의 정체: 한국 기업생태계는 위로 성장하지도, 아래로 정리되지도 않는 이중의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정책 방향은 지원의 확대나 축소가 아니라, 지원과 규제의 연동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데 있어야 한다.

2. 피터팬 신드롬의 개념과 경제학적 의의

피터팬 신드롬은 자본 부족·기술 미흡·시장 수요 한계처럼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구조적 제약과 구별된다. 규제나 보조금 같은 비시장적 제도가 성장 유인을 왜곡해 기업이 성장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핵심 구분: 시장 실패에 따른 성장 제약 → 지원을 통한 개입의 근거 | 제도 실패에 따른 성장 회피 → 개입의 축소와 재설계 요구

피터팬 신드롬의 3가지 거시적 함의

❌ 자원배분의 왜곡

  • 성장 잠재력 있는 기업이 규모 스스로 제한
  • 자본이 덜 생산적인 용도에 고착
  • 노동이 규모의 경제 미실현 일터에 머묾

❌ 이중구조의 고착화

  • 소수 대기업 vs. 다수 영세 중소기업 단절
  • 매년 수백 개 중견기업이 중소기업으로 회귀
  • 2024년 중견기업 6,474개지만 내부 정체 진행

❌ 혁신 유인의 저하

  • "작게 머무는 것"이 보조금·세제 혜택 수단화
  • 창조적 파괴 메커니즘 약화
  • 장기적 잠재성장률 하락 압력

3. 성장 회피 메커니즘

메커니즘 ① 생산성과 무관한 보조금 지급 구조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수익성·성장성·생산성이 낮은 기업일수록 정부 직간접 지원을 더 많이 받는 역진적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이 왜곡은 두 경로로 작동한다.

보조금의 한계기업 고착화 메커니즘

🏛️
정부 보조금
한계기업 지원
💸
연성예산제약
부채·금리 둔감
🏦
은행 묵인대출
신용평가 우회
🧟
도덕적 해이
한계기업 고착화

자료: Qiao & Fei (2022); Chang et al. (2021); Peek & Rosengren (2005)

보조금의 기업 유형별 효과 비교

성과지표 좀비기업 (한계기업) 정상기업 시사점
운영효율성 +0.0122 (미미) +0.0806 (유의) 정상기업 대비 효과 6.6배 낮음
실질수익률 −0.0083 (악화) +0.0169 (개선) 좀비기업은 오히려 수익률 저하

주: 모든 계수는 1%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 좀비기업 약 5만 개, 정상기업 약 137만 개. 자료: Qiao and Fei (2022)

📊 한국의 실증: 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1 미만인 한계기업이 2011년 1,353개→2021년 4,478개(3.3배↑). 한계기업 차입금의존도 중위값 48.3%(비한계기업 29.7%), EBITDA 대비 차입금 상환 소요기간 약 9년(비한계기업 약 3년의 3배).

메커니즘 ② 계단식 규제 증가와 지원 절벽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진입 시 126개의 신규 규제가 일시에 부과된다. 동시에 중견기업 기준선 직전(매출액 0.9~1.0배) 기업의 약 40%가 정부 지원을 받지만, 기준선을 넘는 순간 수혜 비율이 급격히 낮아진다.

🏭 기준선 직전 기업 (0.9~1.0배 구간) — 정부지원 수혜율 약 40%
🏢 기준선 초과 후 (중견기업 진입) — 수혜율 급락 급격히 감소
⚖️ 중견기업 진입 시 신규 적용 규제 수 126개
⚠️ "절벽(cliff)" 구조: 비용은 늘고 혜택은 끊기는 이른바 절벽 구조가 형성되어, 성장의 한계편익이 한계비용보다 작아지는 구간이 생긴다. 기업이 기준선 아래에서 의도적으로 성장을 억제하는 강력한 유인이 형성된다.

4. 실증적 귀결: 중견기업의 중소기업 회귀

산업통상자원부 「2023년 중견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2023년 중견기업에서 이탈한 744개 중 무려 574개(77.2%)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 회귀했다. 이는 휴·폐업(65개)과 대기업 진입(105개)을 합한 수보다 훨씬 많다.

5,868개
2023년 중견기업 수
574개
중소기업으로 회귀
(이탈 744개 중)
6.1%
회귀 검토 중 기업
(2022년 5.3%→상승)
105개
대기업으로 성장
(회귀의 1/5 수준)

중소기업 회귀 검토 사유 (복수응답)

① 조세지원 축소 60.8%
② 중소기업 적합업종 14.9%
③ 금융지원 축소 14.2%
④ 공공조달시장 등 판로 제한 6.3%
핵심 사실: 회귀 사유의 75% 이상이 "지원 상실"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 중견기업이 지원 확대를 가장 희망한 분야도 조세(36.6%)와 금융(34.3%)으로, 두 항목이 응답의 70%를 차지했다.

한계기업 및 중견기업 회귀 추이

2011년
외감 대상 한계기업 1,353개 |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 13.3% | 3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 615개
2016년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 13.3% 기록 — 이후 급격한 상승세 진행
2021년
한계기업 4,478개(3.3배↑) |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 23.1% | 3년 연속 영업손실 기업 2,519개(4배↑)
2022년
중소기업 회귀 검토 중인 중견기업 비율 5.3%
2023년
중견기업 5,868개 | 이탈 744개 중 574개(77.2%)가 중소기업 회귀 | 회귀 검토 비율 6.1%로 상승
2024년
중견기업 6,474개(외형상 증가) — 그러나 내부에서 매년 수백 개 기업이 회귀하는 정체 진행 중

5. 정책 제언 및 결론

피터팬 신드롬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나 기업가정신 부재가 아닌, 제도가 만들어낸 합리적 선택의 결과다. 해법은 기업에 대한 도덕적 설득이 아니라, 성장이 합리적 선택이 되는 제도적 환경의 구축에 있다.

1

규모에서 성과로 지원 기준 전환

지원 기준을 기업 규모가 아닌 생산성·혁신성·성장성 같은 성과 지표로 전환. 한계기업의 자연스러운 퇴출을 허용하고 성장 역량 있는 기업에 지원을 집중.

2

점진적 졸업 제도 도입

절벽 구조 대신 5~7년에 걸쳐 지원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규제를 단계적으로 적용. EU·일본 완충 구간 제도가 국제적 벤치마크. 조세 측면 단계적 완화가 가장 시급(회귀 검토 1순위 60.8%).

3

규제 총량 관리

자산 규모 기준으로 자동 적용되는 126개 규제에 대해 개별 규제영향분석(RIA)을 실시하여 실질적 필요성이 검증된 항목만 존치.

4

세제 혜택 설계 개선

세제 혜택 적용 기준을 "중소기업 지위 유지"가 아닌 R&D 투자·고용 창출·혁신 활동 등 성장 지향적 기업 행동에 직접 연계. 수혜자를 기업 규모가 아닌 기업 행동 기준으로 선별.

5

한계기업 퇴출 경로 정비

파산·회생 절차 간소화, 재창업 지원, 근로자 재교육 등 퇴출 관련 사회적 비용 완화 안전망 병행. 보조금 의존 연명이 아닌 시장 내 역동성 회복.

결론: 현행 중소기업 지원제도는 시장경제의 자기조정 기능을 보완하기보다 오히려 방해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피터팬 신드롬은 이 문제의 가장 뚜렷한 증거이며, 지원과 규제의 연동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근본적 접근이 요구된다.

❌ 현행 제도의 문제

  • 저생산성 기업에 지원 집중 (역진적 구조)
  • 중견기업 진입 시 126개 규제 일시 부과
  • 기준선 초과 시 지원 절벽(cliff) 형성
  • 한계기업 만성화·창조적 파괴 기능 마비

✅ 재설계 방향

  • 성과 기반 지원으로 전환 (생산성·혁신성)
  • 점진적 졸업 제도로 절벽 구조 완화
  • 규제 총량 관리 및 RIA 실시
  • 성장 지향적 기업 행동에 세제 연계

참고문헌 (References)

  • 국세청·중소벤처기업부, 『2025 중소기업세제 세정지원제도』
  • 박찬우 (2022), 「한계기업 현황과 시사점」, KDB산은조사월보 제800호,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 산업통상자원부, 「2023년 중견기업 기본통계 결과」, 2024.12
  • 한국경제인협회, 「2023년 대기업차별규제 현황조사」
  • 한국은행, 「우리나라 중소기업 현황과 지원제도 개선방안」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2015.6, 2015.12, 2021.6)
  • OECD, The Market Implications of Industrial Subsidies
  • Caballero, R. J., Hoshi, T., and Kashyap, A. K. (2008). Zombie lending and depressed restructuring in Japan. American Economic Review, 98(5), 1943–1977.
  • Chang, Q., Zhou, Y., Liu, G., Wang, D., and Zhang, X. (2021). How does government intervention affect the formation of zombie firms? Economic Modelling, 94, 768–779.
  • Peek, J., and Rosengren, E. S. (2005). Unnatural selection: Perverse incentives and the misallocation of credit in Japan. American Economic Review, 95(4), 1144–1166.
  • Qiao, L., and Fei, J. (2022). Government subsidies, enterprise operating efficiency, and "stiff but deathless" zombie firms. Economic Modelling, 107, 105728.
  • Tan, Y., Tan, Z., Huang, Y., and Woo, W. T. (2017). The crowding-out effect of zombie firms: Evidence from China's industrial firms. Economic Research Journal, (5), 175–188.
  • Zmijewski, M. E. (1984). Methodological issues related to the estimation of financial distress prediction models. Journal of Accounting Research, 22, 59–82.
목차
목차 1. 문제 제기: 중소기업의 자발적 성장 거부 2. 피터팬 신드롬의 개념과 경제학적 의의 3. 성장 회피 메커니즘 4. 실증적 귀결: 중견기업의 중소기업 회귀 5. 정책 제언 및 결론 참고문헌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