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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담 넘어가듯 헌법 제7조를 어기는 시험문제

35 나광호 | 2016-12-26 | 조회수: 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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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류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단어는 창의력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성이라고도 불리는 이 ‘새로운 것을 생각하는 능력’이 강조되는 것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예술, 교육 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농구, 축구, 미식축구 등의 스포츠에서도 그러한 현상이 발견된다. 감독도 그렇고 창조성 있는 선수를 보유했는지 여부가 그 팀의 스타일, 공격력 등을 좌우한다. 


문제는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데 있다. 수업시간에 정치적인 발언을 일삼는 교사들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헌법은 교사들이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하거나 서명한 교사들에게 징계를 주는 등 행정적으로도 정치적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그랬더니 교사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마치 “그런다고 못할 것 같으냐”고 말하듯 시험문제를 정치적으로 만들고 채점에 자의를 개입시킬 줄이야. 필자의 학창시절에도 그런 경우들이 없지는 않았다. 과목에 따라서는 심한 교사도 있었다. 다만 요즘만큼 노골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음 문제들을 보자.



사실 이 문제는 정치성을 띠는지 여부를 제쳐두고 퀄리티부터 따지는 것이 맞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현 시국에서 학생들이 저 보기들을 보고 ‘박근혜’라고 적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면 “이게 나라냐”는 유승민 의원의 발언이고 국정교과서와 탄핵은 노무현 정부 때도 있었던 일 아닌가. 촛불시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므로 언급할 필요성조차 느끼기 어렵다. 연상퀴즈라는 것이 원래 그런 측면이 있지만 이렇게 엮은 문제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하였음에도 여전히 ‘원하는 답변’을 듣고자 하는 주장이 있을 뿐인데 그걸 가지고 문제를 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1+1=1이다. 물방울 두 개가 만나면 하나가 되니까. 이런 건 창의력 넘치는 답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최순실이 무엇을 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을 떠나서 국무총리라는 답이 있는데 최순실이라고 쓰는 것은 틀린 답이다. ‘인정’은 무엇인가. 틀린 것을 알면서도 원하는 답변이 적혀있는 고로 정답으로 인정한 것이라면 채점자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틀렸다고 하고 차후에 본인의 정치적 견해를 설파하는 것도 안 될 일이지만 그것을 넘어 아예 저 답이 맞았다고 하는 것은 교사로서의 직업의식이 있는지를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So~ that은 다양한 상황에서 쓰일 수 있는 표현이다. 굳이 촛불시위 사진을 보여주지 않아도 영작할 소재는 많았다는 뜻이다. 우사인 볼트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장면이나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었다. 또한 저 표현은 보통 긍정적인 상황을 나타내는데 사용된다. 그것을 몰랐다고 하면 영어교사가 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므로 알면서도 문제를 통해 정치성향을 드러내고 학생들에게 영향을 주고자 했다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교사들이 어떻게 하면 수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정치성향을 드러낼 수 있는지에 창의력을 쏟는다면 그것은 비효율적인 행위이기도 하지만 학교수업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공무원도 대한민국 국민이므로 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저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헌법 제 7조를 어기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나 개인의 정치적인 견해를 드러내는 것은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교사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나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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