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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전체주의와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권혁철 | 2016-12-10 | 조회수: 23       미디어펜
 
▲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사회주의는 왜 망했는가?-핵심은 무엇인가?]

사회주의가 망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든다. 인센티브의 문제와 정보의 문제가 그것이다. 많은 경우 인센티브의 문제가 사회주의 몰락의 핵심 문제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정보의 문제가 사회주의 몰락의 진짜 원인이다. 아래의 이야기는 그것을 보여준다.

구(舊)소련의 지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체제의 적 미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에 비해 사회주의 국가들에서의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고민에 빠진 그들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의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았고, 그 결과 그들에게는 열심히 일했을 때 주어지는 보너스 등 인센티브 제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구소련에서도 바로 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이 시도는 구소련의 유리공장에서 이루어졌다. 팀을 여럿으로 나눠 ‘성과’가 좋은 팀에게는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성과’를 무엇으로 측정하는가에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와는 달리 ‘가격과 이윤’을 측정하고 평가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면적’으로 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너도 나도 모두 백짓장처럼 얇은 유리만 생산하였다. 다음에는 ‘무게’로 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모두 아주 두툼한 유리만 생산하였다. ‘투입’ 대비 ‘산출’만 생각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수요가 있을 것인지, 즉 어떤 재화와 서비스가 우리 사회에 진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위의 시도는 당연히 실패했다. 이 실패는 사회주의가 왜 무너질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위에서도 보았듯이 사회주의에도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 금전적이고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더라도 사회적 지위와 권력 등 인센티브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그리고 그들은 나름대로의 인센티브 제도들을 운영해 왔다. 사회주의가 무너지는 데 물론 인센티브의 문제도 한몫 했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사회주의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보의 부재이다. 시장을 없앤 사회주의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필요한 것들 중 더 긴요하고 급박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등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그들은 그 정보를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의 ‘물가정보’를 컨닝할 수밖에 없었다. 발제문에서 사회주의가 무너진 근본 문제가 미제스가 지적했던 ‘사회주의 경제계산 문제’였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을 옳게 설명하고 있다.

[경쟁의 문제]

‘사회주의 경제계산’ 문제와 관련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경쟁’이다.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이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음과 그것이 없을 경우 지속가능하지 않고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격이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필수다. 

여기서 올바른 가격이란 ‘왜곡되지 않은 정보’를 말한다. 그리고 왜곡되지 않은 정보는 가격이 무엇인가에 의해 왜곡되지 않고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형성될 경우에만 가능하다. 정부에 의한 가격규제, 정부에 의한 시장규제, 기업들 간의 담합 등에 의해 가격 정보가 왜곡되지 않아야만 가격의 정보전달 기능이 올바르게 작동한다. 이런 면에서 하이에크가 ‘경쟁 및 경쟁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깊다. 발제문에도 ‘사회주의 계산논쟁’의 문제와 더불어 이러한 경쟁의 의미가 더 강조되었으면 한다.

  
▲ 사회주의/전체주의와 자유주의 시장경제와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사진=연합뉴스


사회주의는 지속적으로 부활할 것

사회주의의 몰락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제문에도 밝힌 바와 같이, 사회주의/전체주의와 자유주의 시장경제와의 투쟁은 아직도 끝이 나지 않았다. 사회주의/전체주의자들은 불리한 상황 속에서는 ‘변형된 사회주의’를 ‘자본주의의 대안’ 혹은 ‘자본주의의 보완’이라는 명분하에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나 ‘사회적 경제’ 등도 그러한 변종들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발제문에서는 그 이유를 완전실현설과 노동가치설로 설명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토론자는 다른 각도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더구나 노동가치설의 경우 경제학에서는 이미 낡디낡은 이론으로서 거론조차 되지 않는 것을 붙들고 그에 기초하여 사회주의를 건설해야 한다고 외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토론자가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하나는 인간의 어찌하기 어려운 본능이다. ‘연대, 단결, 공동체’ 기반 위의 원시공동체 속에서 오랜 세월 살아왔던 인간은 최근에야 접하게 된 ‘시장과 경쟁’ 그리고 ‘거대사회’를 본능적으로 거부하게 되어 있다. 본능 속에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시장과 경쟁’은 본능이 아닌 ‘학습과 사색’을 통해 이해하고 습득할 수밖에 없다. 

그 이해와 습득 과정은 복잡하고 어렵다. 대부분이 회피할 수밖에 없다.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비교우위’라고 설명한들 ‘비교우위’를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반면 정동영 전 대통령 후보가 말했듯 ‘FTA는 신을사늑약’이라고 하면 너무나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이성과 학습에 의지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주장자들은 본능에 호소하는 반자본주의 반시장주의자들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공격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두 번째 원인은 정치꾼 및 야심가들이다. 이들은 자본주의니 시장경제니 혹은 사회주의니 하는 것에 대해 진정한 관심이 없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오직 사람들이 본능에 의해 쉽사리 조종될 수 있는 현상을 이용해 본인의 야심을 채우고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렇게 양자가 결합하여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쉼 없는 도전과 공격이 이루어진다.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기득권자들의 저항이다. 이들은 저항하고 반항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은폐하거나 왜곡함으로써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 산업혁명기에 그에 극렬하게 반대하고 저항했던 계층/계급은 대농장을 소유한 기득권 귀족세력이었다. 발제문에도 나와 있듯이, 이들은 전원생활의 아름다움과 공장생활의 어려움을 대비시키고, 어린이와 부녀자들의 노동을 고발했다. 이는 분명 사실의 왜곡이다. “공장으로의 피난만이, 말 그대로 굶어 죽을 처지에서 그들을 구해 냈다.”(미제스)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귀족들이 실제로 염려했던 것은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도시로 빠져나가는 노동력으로 인해 자신들의 농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줄어들고 그와 더불어 상승하는 임금이었다. ‘근로자들을 위한다’는 노조가 ‘중소기업 근로자들’과 이른바 ‘비정규직’을 차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기이다. 대개는 이 기득권 수호 세력이 야심만만한 정치꾼들과 연합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 주장자들이 승리할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본능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 없고, 정치꾼들이, 더구나 대중민주주의 혹은 천민민주주의 하에서, 포퓰리즘을 통해 권력을 얻고 야심을 채울 기회를 놓칠 리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자들은, 미제스(?)의 말대로, ‘이 세상이 캄캄한 데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 저 멀리 반짝이는 등불’ 같은 존재가 되기 위해서도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물론 이 사회에서 다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공격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정치가 때문이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오직 사람들이 본능에 의해 쉽사리 조종될 수 있는 현상을 이용해 본인의 야심을 채우고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주관적 가치론과 시장중심의 노동

‘물과 다이아몬드의 역설’은 오랫동안 경제학자들을 괴롭혀 온 난제였다. 인간의 생명에 필수적인 물은 그 가치가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무료이거나 거의 무료인 반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것 같은 다이아몬드는 그 가격이 매우 높은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담 스미스도 노동가치설에 빠져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오스트리아학파의 주관주의 가치론에 의해 해결되었다. 어떤 물건의 가치는 그것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노동의 양이나 원료의 양이 아니라 그 물건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소비자의 주관적인 효용에 따른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원가를 공개하자는 것도 의미가 없다. ‘원가’라는 것도 객관적으로 측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물건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원료에 대한 가치평가가 각 개인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주관적 가치론에 따르면,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는 것은 통용될 수 없는 억지 변명이 된다. 시장에서, 그리고 소비자는 ‘열심히 일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평가’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일해서 나온 결과물이 얼마나 많은 효용과 가치를 줄 것인가만을 평가한다. 근로자의 입장에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어떤 기업에서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행위는 그래서 중요하다. 그 기준은 당연히 고용자가 원하는, 고용자가 어떤 근로자에게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가가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진로를 고민하고 투자하는 것이 맞다.

바로 이 부분이 발제자가 발제문의 제목을 ‘시장 중심의 노동’이라 붙인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

노동가치설에 따르면 근로자는 착취당한다?

노동가치설에 따르면 근로자가 생산한 것은 모두 근로자의 몫이 되어야 하고, 자본가는 착취하는 자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노동가치설에 따르더라도 이 말은 틀렸다. 자본 역시 노동가치설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탁은 각기 다른 섬에 표류하여 각각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살고 있었다. 각각은 자신들의 노동을 투입했고, 각각이 얻은 물고기는 온전히 자신들의 몫이다. 그런데, 로빈슨 크루소는 물고기를 잡는 시간을 아껴 한편으로는 그물을 만들었다. 그물은 로빈슨 크루소의 노동의 산물이며, 그의 몫이다. 반면, 프라이탁은 계속해서 손으로만 물고기를 잡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로빈슨 크루소와 프라이탁이 만나게 된다. 로빈슨 크루소는 자신이 만든 그물을 프라이탁에게 건네주고 물고기를 잡도록 한다. 이렇게 해서 프라이탁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프라이탁이 잡은 물고기는 프라이탁이 잡았다고 해서 모두 프라이탁의 것인가? 통상적인 노동가치설에 따르면 ‘그렇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로빈슨 크루소가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투입하여 만든 그물 역시 로빈슨 크루소 자신의 노동의 산물이다. 그 노동의 산물인 그물에 대한 대가는 누가 치러야 할까? 그것을 이용한 프라이탁이 치러야하지 않을까? 

이렇게 자본이란 장기간에 걸쳐 생각해보면 모두 노동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자본가에게 주는 것이란 곧 장기간에 걸쳐 축적된 노동의 산물에 대한 대가이다. 결국 노동가치설에 따르더라도 현재 근로자가 생산한 모든 것은 당해 근로자의 몫이며, 그 중의 일부를 자본가가 가져가는 것은 ‘착취’라고 하는 것은 노동가치설을 잘못 이해하고 잘못 해석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 전체주의자들은 '변형된 사회주의'를 '자본주의의 대안' 혹은 '자본주의의 보완'이라는 명분하에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경제민주화나 사회적 경제가 그러한 변종들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이 글은 9일 자유경제원이 리버티홀에서 주최한 ‘자유주의 관점에서 본 노동’ 1차 자유노동연구회 워크샵에서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이 발표한 토론문 전문입니다.)

[권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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