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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의원 발의 상법 개정안 (감사위원 분리선임안)의 문제점

111 최준선 | 2016-09-26 | 조회수: 3,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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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16. 7. 4. ‘상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 하였다. 더민주 의원 107명,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국민의당 의원 10명, 정의당 의원 2명 등 총 120명의 의원이 이 법안에 서명하였다. 핵심 내용은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도의 단계적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도 의무화 등이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주식회사의 감사위원회의 구성과 관련하여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 즉 감사위원회의 설치가 의무화된 상장회사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위원이 되는 이사(이하 “감사위원”)를 다른 이사들과 분리하여 선임하도록 함으로써 감사위원 선임단계에서부터 대주주의 의결권이 제한되도록 한다는 것이다(상법 개정안 제542조의12 제2항). 현행 상법에 따르면 상장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일괄선출하는 경우에는 지배주주에 대해 의결권을 3%로 제한하지 않고, 그 선임된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이사를 선임할 때 비로소 의결권을 3%로 제한한다. 그런데 개정안에 따르면 감사위원인 이사의 선임단계에서부터 3%의 의결권 제한이 적용된다. 개정안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의무화」와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3% rule 적용」 및 「이사 선출에 있어 집중투표 의무화」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도록 되어 있고, 이러한 제도와 기 도입된 「주주제안제도」를 결합하여 소수주주(기관 및 펀드 포함. 이하 같다)가 확실하게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그러나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1. 기관 또는 펀드 주도형 지배구조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일 경우, 사외이사의 수가 전체 이사 수의 반을 넘어야 한다(상법 제542조의8 제1항 단서). 또한 감사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하여야 하며(상법 제542조의11 제1항), 감사위원회 위원은 3명 이상이어야 하고, 그 중 3분의 2 이상은 사외이사여야 하며(상법 제542조의11 제2항, 제415조의2 제2항), 감사위원회의 대표는 사외이사여야 한다(상법 제542조의11 제2항 제2호). 즉, 감사위원회는 3명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사외이사 2명 이상, 그 중 1명은 감사위원회의 대표가 되도록 구성하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대규모 상장회사는 주주총회에서 먼저 이사를 전원 선출하였다. 그렇게 선임된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이 될 이사를 별도로 선임하였다. 2단계 투표를 거치는 것이다. 감사위원도 이사이기 때문에 이 방식이 옳다. 그런데 개정안에 따르면 이사와 감사위원을 처음부터 분리하여 따로 따로 선출하게 하였다.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 높은 지분율 때문에 현실적으로 소액주주가 주주제안을 하기는 어렵고, 결국 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펀드나 기관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고, 감사위원인 이사의 선임에 있어 그들의 대표에게 집중투표를 함으로써 그가 감사위원에 선임될 수밖에 없다. 감사위원의 선임에 있어 지배주주는 그 의결권이 3%로 제한되지만 투기자본은 지분 쪼개기를 통하여 의결권제한에 걸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3명의 감사위원 중 최소한 1명은 선임될 것으로 본다.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6개월 전부터 1,000분의 10 이상의 주식을 소유한 상장회사의 소수주주(상법 제542조의6 제2항)는 소수주주의 권리인 ‘주주제안권’을 통하여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을 제안하면서 이번에 강제로 도입될 ‘집중투표제도’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집중투표제도는 주주가 가진 주식 수에 선임하여야 할 이사의 수를 곱한 만큼의 의결권을 주는 제도이다. 상법 개정안은 이 제도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집중투표제도를 적용하고 3명의 감사위원을 선임한다면 1주당 3개의 의결권을 준다. 100주를 가진 주주는 300개의 의결권을 갖는다. 100주를 가진 소수주주가 300개의 투표권을 3명의 이사후보 중 자신이 주주제안을 통하여 추천한 감사위원 1명에게 몰아줄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펀드나 기관의 대표가 확실하게 감사위원에 선임된다. 대주주는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다.


감사위원은 이사이기 때문에 펀드나 기관의 대표는 이사회에도 참여하게 된다. 물론 펀드나 기관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기업에 대한 장기투자보다는 차익실현에 가장 중요한 목표를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펀드의 대표가 이사회에 진출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 고율의 이익배당 요구, 부동산 등 자산 매각, 경영간섭, 기술ㆍ경영노하우 유출, 회계장부열람청구, 자사주 소각, 자회사의 기업공개 등 다양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고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에는 관심도 없는 것이 펀드의 속성이다. 펀드나 기관의 대표는 회사의 정보를 펀드나 기관에 누출할 우려도 있다. 물론 이사는 비밀유지의무가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안은 기관 또는 펀드 주도형 지배구조를 초래한다. 


2.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의결권 제한의 위헌성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를 일반이사와 분리해 주총에서 별도로 선출하도록 하면서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특히 사내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서는 6촌의 주식보유상황까지 파악하여 합산하고, 그 중 3%를 초과하는 부분은 의결권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는데(합산 3% rule), 주주제안을 통하여 사외이사인 감사위원보다는 사내이사인 감사위원을 임명하기가 훨씬 쉽게 되어 있다. 상법 시행령에서 특수관계인의1) 범위는 6촌 이내의 혈족,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은 법인, 4촌 이내의 인척 등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아닌 사내이사인 감사위원까지도 펀드 등을 대표하는 인사가 선임되면 회사에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이사가 7명인 경우 보통은 사내이사가 3명, 사외이사가 4명이다. 3명의 사내이사 중 주주제안을 통하여 집중투표와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분리선임을 요구한다면 회사로서는 이를 거절할 수 없고, 결국은 위에서 말한 프로세스를 통하여 사내이사인 감사위원이 선임될 수도 있게 된다. 3명의 사내이사 중 진정한 사내이사는 2명뿐이게 된다. 이사진의 구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소액주주들의 감사위원선임 요구를 회피하고자 하는 회사로서는 3명의 감사위원 모두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도록 하는 방침을 세우고, 감사위원이 사내이사로 진입하는 것을 봉쇄하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이다.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 위원의 선임에 있어 대주주 및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규정(단순 또는 합산 3% rule)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입법이다. 


현행법에서 감사위원은 사외이사 결격요건이 없고 사외이사가 과반수인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서 추천되므로 이미 독립성이 확보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제한으로 사외이사 내지 감사위원이 되는 자들은 결국 금융감독 관련 퇴직공무원, 금융자본가(펀드), 정치인, 법률가, 교수 등이며, 소액주주들은 철저히 소외되기 마련이다. 소액주주들은 본래 지배구조에는 관심이 없고, 그들에겐 주가 차익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이며, 관심이 있다고 해도 소액주주들을 세력화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 하므로 아무런 실익이 없다. 예를 들면 발행주식 총수 4억주가 넘는 SK하이닉스의 주식 1만주를 3억8천9백50만원(38,950x10,000)에 취득한 주주인들0.000025% 지분율로 무슨 의미있는 일을 할 것인가? 그러므로 소액주주 보호라는 경제민주화는 감사위원 분리선임으로 달성될 수 없다. 펀드와 기관을 위한 경제민주화가 될 뿐이다. 


3. 이사 선임에 있어 의결권을 제한하는 효과


감사위원은 기본적으로 이사이기 때문에 본래 감사 또는 감사위원선임에 적용되던 3% rule이 이사 선임에도 적용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이사의 선임에 있어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이 된다. 이사 선임은 회사경영의 본질적인 영역으로, 이를 제한하는 것은 대주주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대주주의 이사 선임권에 제한을 가하는 것은 재산권 침해이고 경영권 침해이다. 


4. 집중투표제도의 왜곡


사실은 감사위원을 분리선임할 경우 감사위원 선임에는 집중투표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본래 상법 제382조의2에서 규정한 집중투표제도는 이사의 선임에 적용되는 것이지, 감사의 선임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감사의 선임과 관련하여 집중투표를 규정한 상법 제382조의2를 준용하는 규정이 없다. 그런데 이번 상법 개정안에서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는 이유는 감사위원의 “감사”로서의 기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사의 선임에 적용되는 집중투표를 감사위원의 선임에 적용하여서는 안 된다. 기능은 “감사”일 것을 요구하면서 선임은 “이사”의 방식으로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사선임에 적용되어야 할 집중투표제도가 감사위원선임에도 적용되어 집중투표제도가 왜곡된다.

 

집중투표제도는 주주들 간에 총회에서 분쟁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기업경영을 정치판으로 만든다는 비판도 있고, 소액주주의 이익 보호가 아니라 국제투기자본 등 외부세력의 이익 보호를 위한 경영개입 통로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5. 지주회사에 미치는 심각한 폐해


특히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의 경우, 감사위원 분리선임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다. 지주회사의 경우 상장회사의 경우는 20%, 비상장회사의 경우는 40%의 지분을 모회사가 확보하여야 하는데, 이 중 3%씩만 의결권이 있고 나머지는 의결권이 없어진다. 과거 순환출자가 인정되던 때에는 버리는 의결권 수가 미미하였지만, 지주회사의 경우에는 자회사의 감사위원 선임에 있어 버리는 의결권이 17%, 37%나 된다. 정부의 기조는 순환출자를 버리고 지주회사체제로 가라는 것이다. 정부의 권고대로 지주회사체제로 가면 자회사의 통제에 문재가 생길 수 있다. 정부는 감사 분리선임 문제부터 명확하게 해결하고 나서야 비로소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권고하여야 할 것이다. 


결론으로, 김종인 의원 발의 상법 개정안을 보면 경영권에 대한 보장 없이 투명성 제고에만 집착하는 모습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규정은 이사선임을 제한하여 경영권을 침해하는 효과가 있고, 경영권 분쟁에 악용될 소지가 크며 기업의 지배구조를 악화시킨다. 소액주주들 보호보다는 펀드나 연기금에게 감사위원인 이사 선임 기회를 주는 효과만 있게 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수주주(기관 및 펀드 포함)의 제안으로 집중투표를 이용하여 사내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것이다. 특히 지주회사의 경우에는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방향과 역주행하는 모양이 되므로 정부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줄 것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을 위한 상법개정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끝)


최 준 선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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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수관계인의 범위 상법 제542조의8(사외이사의 선임) 제2항 제5호 → 시행령 제34조 제4항 참조. 30% 이상 출자한 법인도 포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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