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게 미국은 해방과 건국, 그리고 독립과 번영과정에서 유일무이한 동맹국이자 파트너(partner)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이후 한국사회에서 시작된 반미운동에 따라 전통적 대미인식과 태도는 커다란 변화를 나타내기 시작했고 이제는 가장 싫어하는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미국인도 한국을 우호적이기보다는 중립적으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
이에 미국을 주한미군 문제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경제‧사회적 모델과 가치, 그리고 우리 사회의 지속적 번영이라는 포괄적 관점에서 본 결과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경제 및 무역국가이자 세계질서를 만들어 가는 주도 국가이면서도 한국과는 국가안보만이 아닌 경제‧사회관계 등 모든 영역에서 앞으로도 가장 관계를 강화해야 할 국가중의 하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격화되고 있는 반미운동은 국가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럽고 건전한 비판이 아니라 목적의식적인 정치 이데올로기적 운동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근원에는 북한의 반미전략과 우리 사회의 친북 좌파세력의 연대활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반미운동은 세계적 차원의 냉전해소와 한국의 잘못된 ‘햇볕’정책으로 더욱 확대되었으며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대적 의존심리와 경제성장에 따른 자부심 등이 반미운동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왔다.
한국사회에서의 반미운동은 안보(security)를 취약하게 만들어 사회불안의 원인이 되고 방위역량 저하 및 방위비용 증대를 야기시키고 있다. 특히 미군의 철수와 재배치 등과 관련된 안보불안의 가중에 이어 첨단 현대전 능력을 약화시키고 대북 정보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반미운동은 군사뿐만 아니라 경제안정 기반을 훼손시키고 반서구주의, 반시장경제적‧폐쇄적 민족주의와 ‘민족 공조’적 방향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으며 세계주의와 상반된 ‘자주’나 ‘주체’라는 인식과 태도의 확산으로 우리 경제능력에 심각한 위축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반미운동은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불러일으켜 우리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약화시키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한 혼란과 가치전도를 확대시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이고 만들어가야 할 사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방향감각을 상실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반미운동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보편가치를 확고히 하고 그 보편가치의 확대와 정착을 위해 미국과 함께 어떻게 협력하고 연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와 북한 사회를 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 가치지표에 따라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이 개발되어야 하며 보편 가치에 입각한 시민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