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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주의는 이미 사회 곳곳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정신에 침입해있었다. 각자가 원하는 수준이 다를 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미 사회주의자가 되었고 동시에 자기가 속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에 유리한 쪽으로 사회의 방향을 끌고 가려는 움직임만이 존재했다고 하이에크는 지적한다. 그가 이런 상태를 누구보다 빨리 포착할 수 있었던 데는 유년시절의 경험이 한 몫 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청년기를 보내며 사회주의, 전체주의 사회로의 변화를 경험한 하이에크는 이 책을 쓸 당시의 영국에서 보이는 흐름이 그때와 매우 유사함을 간파했다.
대체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무엇이기에 하이에크가 수많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을까? 사회주의는 그간 서구문명의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개인주의’를`집단주의’로 대체하는 이념이다. 동시에 자생적 질서에 따라 사회를 운영하기를 포기하고 대신 정부의 계획에 따라 모든 것을 조직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사회주의로의 전향은 하이에크에게 있어 개인의 종말 곧, 문명의 퇴보를 의미했다.
하이에크는 <노예의 길>에서 사회주의의 실상을 파헤친다. 사회주의가 왜 도덕적으로 부당하고, 과학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지를 조목조목 분석한다. 그러한 작업을 통해 사람들이 사회주의라는 노예의 길에 더 이상 빠지지 않고 다시 자유주의의 길로 돌아올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물론 <노예의 길>이 단지`사회주의’에 관한 내용만을 다룬 책은 아니다. 자유주의의 핵심 개념들인 개인주의, 자생적 질서, 법의 지배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나아가 민주주의와 같은 이념들이 자유주의와 어떻게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한다. 정부가 국민의 삶을 어디까지 보장해야 하는가에 관한 논의도 담겨 있어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근래의 흐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노예의 길>을 단순히 사회주의 비판서라고 하는 것은 조금 어색하다. 오히려 자유주의의 기초 원리부터 적용과정, 그와 관련된 제도, 이념들에 이르기까지를 총 망라한 <노예의 길>은 한 마디로, 자유주의 핸드북(handbook)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목차
노예의 길│자유주의의 핸드북(Handbook) ············· 11
자유주의란 무엇인가│자유주의는 개인주의 ············ 15
자유주의자│자생적 질서를 최대한 활용하는 사람 ····· 23
경쟁│지식을 발견하는 최고의 수단 ······················ 32
사회주의는 계획주의다 ····································· 39
민주주의, 자유를 위한 수단일 뿐│
제한적 민주주의, 디마키(Demarchy) ····················· 46
법의 지배│형식적이고 안정된 법이면 그만 ············· 52
독점은 누가 만드는 걸까│시장 아닌 국가 ··············· 60
복지국가의 실체 ············································· 68
경제성장│최고의 갈등해결책 ····························· 79
왜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복종해야 할까│
개념적 돌파가 필요한 이유 ································· 84
하이에크의 생애 ············································· 92
지금 하이에크를 읽어야 하는 이유 ························ 99
저자 소개 ···················································· 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