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는 반동이다 - 자유우파는 보수가 아니다

자유주의 입문 독서토론모임 / 2023-04-11 / 조회: 5,610

1919년 6월 28일 제1차 세계 대전의 전후 처리를 위한 베르사유 조약이 체결됐다. 승전국(프랑스, 영국, 미국 등)은 패전국 독일에 군사적 제한 뿐 아니라 엄청난 액수의 배상금도 요구했다. 패전 후 독일은 6개월 간의 토론 끝에 새 헌법을 비준했는데, 그것이 유명한 “바이마르 헌법”이다. 바이마르 헌법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선진적이고 민주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렇지만 가장 뛰어난 헌법은 나치를 잉태하고 있었다.


“새로운 헌법(바이마르 헌법)에도 확실히 맹점은 있었다… 비례대표제 리스트 투표방식은 무효투표를 예방은 했으나 무수한 군소정당이 난립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의회는 안정된 다수파를 가질 수 없게 되어, 주도 정당이 빈번히 바뀌는 것을 보게 되었다.” – 제3제국의 흥망, 윌리엄.L.샤이러


정치적 혼란은 대공황으로 경제위기가 찾아오면서 시작됐다. 1930년 이후 독일에선 집권당이 의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법안을 통과시키고,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불가능 해졌다. 이 때, 상징적 존재로만 있었던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중요해졌다. 대통령과 총리들은 새로운 헌법이 보장한 비상대권을 활용한 긴급명령으로 나라를 통치했다. 이러한 통치 방식은 법과 제도가 아니라, 정치인들의 사사로운 목표가 더욱 크게 작용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힌덴부르크 대통령은 1925년 대통령에 당선 뒤부터 제1차 세계대전 후 얻은 전쟁영웅이라는 명망을 이용해 보수 정권을 유지할 궁리만 했다. 독일의 파시즘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파시즘은 공동체의 쇠퇴와 굴욕, 희생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과 이를 상쇄하는 일체감, 에너지, 순수성의 숭배를 두드러진 특징으로 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형태이자, 그 안에서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결연한 민족주의 과격파 정당이 전통적 엘리트층과 불편하지만 효과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민주주의적 자유를 포기하며 윤리적, 법적인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 – 파시즘, 로버트.O.팩스턴


사실 히틀러가 총리가 되는 것은 선택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독일의 보수 정치인들(후겐베르크, 브뤼닝, 슐라이허, 파펜, 힌덴부르크 대통령)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정권과 권력을 유지할 방법으로 나치를 끌어들였다. 보수주의자들은 그를 견제할 안전장치들을 마련했으나 거짓말과 속임수에 통달한 나치와 히틀러에겐 무의미했다. 집권한 이상, 히틀러와 그 패거리들에게 보수주의자들은 제거 대상일 뿐이었다.


그 후 제3제국의 결말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그대로 파멸과 폐허 그 자체다. 보수는 그들의 정권 유지를 위해서는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Nationalsozialistische Deutsche Arbeiterpartei)과 같은 또다른 극좌 세력과도 연합했다. 그들은 그들 입맛에 맞는 정권과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서 파시즘 정당, 나치즘 정당, 전체주의 정당과 함께할 준비가 돼있었다.


자유주의는 결코 전체주의와 타협하지 않는다. 언제든 전체주의와 타협할 준비가 돼있는 보수는 반동이다. 자유우파는 같은 이름으로 불리길 거부한다. 자유주의자인 나는 보수가 아니다.


20230410 벤치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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