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전쟁, 공급막는 규제 풀어야 해소

최승노 / 2022-07-04 / 조회: 8,042       자유일보

택시 잡기가 어렵다보니 퇴근길 혼란이 심각한 수준이다. 시민들은 택시를 잡기 위해 거리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하고, 그러다보니 귀가시간은 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라 본질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해법은 택시 합승이다. 1982년 규제한 이후 40년 만에 플랫폼 택시에 한해 합승을 허용한 것이다. 소비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지금은 서비스의 질을 따지는 시대라서, 택시 수요층의 눈높이를 고려한다면 당연한 반응이다. 당국이 내놓은 미봉책의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문제를 풀겠다는 해결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국토교통부의 반성이 필요하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와 경직적 제도 운영에 있다. 택시 업종은 정부가 철저히 통제하는 분야이다. 공급을 정부가 통제해 왔고, 요금도 규제해왔다. 이를 어느 정도 완화하느냐가 택시난을 해소하는 관건이 될 것이다. 택시 수요의 다양성에 맞춰 서비스 사업자의 공급이 이뤄지도록 허용하고 요금 또한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가격기능을 활성화한다면 택시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공급이 변화하도록 제도의 유연성을 높이는 일이다. 수요가 많아지면 공급도 많아지는 게 정상이다. 공급 증가를 막아 놓은 규제를 푸는 것이 본질적 해법이다.


택시사업자의 형태는 비교적 단순하다. 개인택시와 법인택시가 주를 이룬다. 개인택시 사업자가 고령화되다보니 심야시간 영업을 꺼리고 있고, 법인택시의 경우 운전기사를 구하지 못해 가동률이 낮은 상태이다. 택시의 공급과잉이라는 소리는 오래 들려왔지만 시간대에 따라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공급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지금의 공급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없다.


시간대에 따라 부족한 공급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은 많다. 우선 개인 및 법인택시의 가동률을 심야시간에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규제를 개선할 수 있고, 나아가 자가용 영업을 심야시간에 허용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다.


개인택시의 심야영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가나다조 근무시간대 허용방식을 조절하는 것이 우선이다. 법인택시의 경우 심야시간 가동률이 높아질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개인택시 3부제를 일시적으로 해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심야시간 택시난을 해소하기 어렵다. 개인사업자 입장에서는 낮시간 영업만을 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택시사업자에게 부여된 규제를 조정하는 조치로도 택시 부족난을 해소할 수 없다면, 선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준에서 자가용 영업을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러시아워 시간이나 폭설 등의 사태에서 택시부족 문제를 자가용 영업을 통해 적절히 해소하고 있다.


자가용 승용차를 택시서비스로 활용하는 공유경제 방식은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우버를 통한 자가용 택시서비스를 경험했다. 이 제도를 심야시간에 허용한다면, 택시난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타다 영업을 금지시키는 규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질 높은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라서 많은 원망이 뒤따랐다. 지금도 타다 영업을 다시 허용하라는 요구가 많다. 하지만 이는 심야시간대 택시 부족난과는 다른 요구이다.


정부는 질 높은 택시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성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이와 함께 심야 시간대 택시 공급이 늘어날 수 있도록 택시 관련 규제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올바른 방향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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