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격에서 원가가 얼마인지를 두고 말들이 많다. 원가는 사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필수적인 정보이겠지만,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 할 이유가 없는 내용이라 소모적인 논쟁이 되고 있다. 이런 원가 논쟁은 기업경영에 대한 간섭을 높이는 정치적 해법을 유도하기 때문에, 반기업 정서와 잘못된 규제라는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물건 값이 비싼지 싼지는 주관적 의미를 갖는다. 사람들은 가격을 보고 구매할지를 결정한다. 비싸다고 느끼면 다른 대체재를 찾는다. 사회적으로 싸다, 비싸다고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물건 가격을 싸게 유지하는 압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소비자의 손끝에 달려있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과정에서 가격 상승 또는 하락의 압박이 작용하게 된다.
시장에 ‘떨이상품’이라는 것이 있다. 가격을 낮춰 물건을 많이 팔겠다는 의도이다. 물건을 더 팔고 싶은 마음과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상호작용이 가격을 변동시킨다. 즉 물건의 가격이 싸게 유지되도록 만드는 압박은 시장의 경쟁에서 온다는 말이다.
만약 물건을 싸게 구입하고 싶다면, 보다 경쟁이 치열한 곳에 가서 사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격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것은 경쟁이 유일한 해법이다.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다보면 품질과 가격이 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접근하게 된다.치킨 값이 더 싸지기 원한다면, 치킨을 파는 사람들이 더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직영점이나 브랜드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더 나은 품질과 가격을 제공하는 기업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소비자를 위하는 길이다.
만약 세계적인 물가 수준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면 거기에는 상품의 특수성 또는 수입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특수성이 존재해 경쟁압력이 낮다면 수입을 통해 경쟁 압력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수입장벽을 없애는 것이 바로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된다.
원가는 누구를 위해 계산해야 하나. 당연히 사업자를 위해 필요한 정보이다. 사업자에게 사업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은 수익 창출이다. 수익을 내기 위해 원가를 계산할 필요가 있다. 치킨 원가, 임대료, 인건비, 배달앱 중계 수수료, 라이더 배달 수수료, 세금 등이 원가로 들어간다. 판매 수익에서 원가를 빼면 점주의 수익이 결정된다. 만약 수익이 많으면 치킨 사업자가 늘어날 것이다. 만약 손실이 발생하거나 누적되면 사업을 포기할 것이다.
정부가 가격을 싸게 하라고 사업자를 압박하거나 규제한다면 그 부작용으로 인해 소비자는 더 큰 피해를 본다. 시장이 왜곡되어 더 비싸지거나 품질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물가 수준이 높아져 치킨 값도 함께 상승하기도 한다. 이번 논쟁도 그런 요인이 컸다. 정부가 돈을 풀고 막대한 재정 지출로 화폐 가치가 하락하다보니 자산가격과 일반 상품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것이다. 이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국민 부담이 커진 현상이다.
원가 논쟁을 통해 기업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정부는 기업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만 그 역할을 한정해야 한다. 나아가 전반적인 물가 수준을 자극해 온 통화와 재정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한다.
가격은 시장의 경쟁을 통해 정해져야 소비자 편익에 기여한다. 만약 원가에 맞춰 가격이 책정되도록 압박한다면 이는 소비자 편익과 무관하게 정치적 해법을 찾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더구나 그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반감이 높아질 것이다.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허용해야 공급자 경쟁과 소비자 선택이 더 나은 사회적 편익을 달성할 수 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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