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경제 성장의 길로 가자”는 정치권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여당과 야당의 주요 후보들 모두 경제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임하고 나섰다. 이제는 어떻게 하면 경제를 다시 성장시킬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할 때다.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기업이 경쟁을 통해 성장의 과실을 만든다. 경제의 주요 경쟁 단위가 기업인 셈이다. 기업 경제가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예외 없이 경제성장률이 높다.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힘이 바로 ‘기업’에서 나온다. 구글이나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IT(정보기술) 혁신을 통해 등장한 기업들은 모두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치열한 시장 경쟁을 통해 성장한 이들 기업이 바로 미국의 핵심 역량이다.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바로 삼성이다. 또 현대자동차와 SK, LG가 있다. 모두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이 있기에 우리나라의 개방성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오래 전에 나온 기업들이다. 1980년대 까지 이어진 고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이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글로벌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의 성장률이 다시 높아지는 것은 곧 새로운 글로벌 기업이 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새로운 글로벌 기업은 어떻게 하면 나올 수 있을까? 바로 세계시장에서 무한 경쟁을 이겨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되려면 무엇보다 기업들이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업에게 ‘경쟁할 자유’를 주어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경쟁력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경쟁 없이 세계 최고의 기업이 나올 수는 없는 일이다.
‘대기업은 정부의 지원 속에서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 정부가 장려하고 지원한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마음껏 경쟁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공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모두 그런 경쟁 과정을 통해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었다.
과거 우리나라 기업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선진국 시장에서 못 사는 나라의 기업을 믿어 줄 리 없었다. 그런 역경을 우리 기업들은 극복한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고의 기업이 나오는 것은 과거에 비해 훨씬 수월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글로벌 기업이 나오지 않는 것은 기업을 둘러싼 정책 환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대선 후보 같은 정치인들의 공약 만으로 경제를 성장시킬 수는 없다. 정권이 경제 성장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표명하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하는 여건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이제는 지원과 차별 정책, 대기업에 대한 중복된 규제를 제거해야 할 때다. 이것이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길이다. 기업이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바로 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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