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경제를 이해한 역사는 짧다. 애덤 스미스가 1776년 『국부론』을 쓰면서 비로소 경제적 사고방식에 익숙해졌다. 아직도 대다수의 나라가 경제원리를 이해 못해 산업혁명의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 물론 선진국에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경제를 이해하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경제논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업에 대한 이해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상당수의 경제 교과서가 기업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경제학자나 경영학자 조차도 상당수가 기업에 대해 무지하다. 이해하기 어렵다 보니 오해하기 쉽고, 결국 기업은 시기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인간은 한 순간에 탐욕에 빠질 수 있는 존재다. 그런 연약함이 인간의 본성이다. 더구나 그런 인간들이 모여 거대한 조직을 이루고 사회의 근간이 되는 부분을 맡고 있다면 사람들은 왠지 마음이 불편하고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가 통제하길 원하고, 정치인들은 큰 기업을 통제하려는 규제를 만들려고 애쓴다. 하지만 효과는 없다.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그 원리를 이해 못한 제도는 기업할 자유를 제한할 뿐, 인간의 탐욕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명 기업을 사회적으로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일도 다반사다. 이에 요즘 기업들은 의사결정 시에 사회적 비판 가능성을 고려한다. 그래서 대기업은 소비자에게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지나치게 소비자를 의식하다보니 스스로를 의인화해서 친한 존재, 착한 존재로 나서기도 한다. 그런 홍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대기업에 대한 의존적 태도를 만들고 도덕적 요구를 늘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기업은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것이 본질이지, 따뜻한 가족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일이다.
구글의 모토는 "사악해지지 말자"다. 이를 단순히 해석하면,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 본질적 의미는 다른 곳에 있다. 플랫폼 기업은 거대한 규모로 세상의 것들을 담는다. 사회의 기반인 인프라 시설처럼 많은 것들이 그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구글은 세상을 품은 기업이며 거대한 제국 같은 존재다. 잘못하면 그 안에 사람들이 갇힐 수도 있으며, 자유가 침해될 수도 있다. 실제로 IT기술을 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나라가 존재하니 그런 의미가 더욱 중요해진다. 하지만 구글은 사람들의 후생을 증진시키고 자유를 확대하는 선함을 지향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한 것이다.
기술혁신은 더 큰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 큰 기업이 나오면 이를 경계하고 제한하려 한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공포감도 작용한다. 미움과 시기심을 제도화하려는 견제장치도 나온다. 혁신은 자유가 억압된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규제로 왜곡된 계약, 조합적 사고방식, 정치적 배분이 사회구조를 경직적으로 만들고 음습하게 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경쟁 단위다. 기업을 통해 경쟁하고 기업을 통해 혁신을 이룬다. 생태계가 만든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태계는 조직과 달리 시장처럼 기능한다. 서로 거래하고 주고받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 거래의 주체이자 생산의 주체는 여전히 개인이고 조직이다.
대기업에 대한 비판은 대부분 기업경제에 대한 이해없이 정치논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인은 자신들의 권력 추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반기업정서를 부추기고 정치적으로 악용한다. 기업문화를 바꾸려면 제도를 바꾸면 된다. 더 나은 제도는 무엇인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친시장적 제도로의 변화가 핵심이다. 이제는 경제원리를 돌아보고 기업을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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