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대한 반감이 부르는 폐해는 크다_자유일보_211201.pdf
대중은 흔히 대기업을 부정적으로 인식한다. 대기업을 소비자의 돈을 빼앗아가는 탐욕스러운 존재로 묘사하고, 대기업을 위축시키기 위해 규제를 요구하기도 한다. 과연 기업은 탐욕스러운 것일까? 아니면 인간이 탐욕스러운 것일까? 그 대답은 분명하다. 인간은 탐욕과 시기심 등 원시적 본능을 갖고 있다. 그런 인간이 기업을 구성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어 기업을 통해 탐욕스러움이 드러나는데, 그런 때에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문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기업이 정부조직이나 단체에 비해 부정직한 것도 아니며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보다 나쁜 것도 아니다.
정치인들은 규제를 만들려고 애쓴다. 과연 그런 해법은 효과가 있을까? 당연히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규제는 기업할 자유를 제한할 뿐 인간의 탐욕은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규율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올까? 개인들의 열정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에너지로 발휘되도록 하는 제도의 성공요인은 바로 경쟁에 있다. 기업간 경쟁은 소비자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그런 경쟁에는 제한이 없어야 한다. 그런 경쟁은 모두가 승리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기업 자체는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다. 그저 수단일 뿐이다. 사람들은 기업이라는 수단을 통해 경쟁하며 더 나은 상태를 만들어 간다. 그 상태는 보다 효율적인 것이며, 정의로운 것이다. 시스템 경영이라는 말은 그래서 모호하다. 어느 조직이나 시스템이 아닌 사람이 경영한다. 다만 그 경영방식이 탁월하게 잘 돌아갈 때, 이를 시스템 경영이라고 부르지만 그건 사후적 평가일 뿐이다.
막무가내식의 비판은 주로 수익을 많이 내는 대기업에 쏠린다. 기업을 위한 비판이라면 어려운 기업에 조언을 해야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반기업정서를 이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숨은 의도를 가지고 있기에 수익을 못내는 기업에는 비판을 하지 않는다. 비판했는데 자칫 기업이 망하기라도 하면 욕을 먹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겠고, 현실을 잘 모르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에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판론자들 입장에서 보면, 수익성 높은 기업을 비판의 타겟으로 삼는 것은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이 크다.
기업에 문제가 있어도 이를 방치하자는 말이냐고 반문할 분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기업 활동에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문제를 이유로 반기업정서가 형성되고 반기업적 제도가 만들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자는 것이다. 기업이 선한 결과를 도출해 내도록 제도를 정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에 대한 반감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업이 번성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독과점 논란이 있었고, 기업분할을 강제하자는 주장이 늘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제도화하는 현상은 이미 30년 이상 되었다. 기업경제는 정치논리에 의해 제도화된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공정거래법에 대기업 규제가 포함되었고, 수많은 규제들이 뒤를 따랐다. 반기업정서가 넘치는 사회에서는 기업의 탈출 현상이 일어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자본으로부터 외면 받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본이 탈출하는 현상은 그 사회의 미래가 암울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기업하기 좋은 제도를 만들고 유지하는 일은 공짜가 아니다. 모두가 누리지만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의는 약하기 때문이다. 과거 대기업을 만들어낸 사회에서 친기업적인 제도의 힘은 놀랍게 발휘되었지만 대기업에 대한 적대적 태도는 그 제도의 우월성을 쉽게 훼손시킨다. 우리 사회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은 기업친화적인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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