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방안

이상화 / 2012-03-07 / 조회: 3,580
노동시장 경직성으로 인한 폐해


2008년 미국발 국제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3%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한차례 금융위기를 경험한 한국의 위기대처 능력은 탁월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6.2%의 성장률을 기록하였고, 1인당 GDP 역시 2만 달러를 달성해내는 성과를 보이기도 하였다. OECD회원국 중 가장 빨리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렇게 한국의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실업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직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해야한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국내·외 모든 투자자들에게 위험요소로 작용해왔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비효율·비능률적인 노동관련 법안들을 현재상황과 실정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현행 노동관련 법안들의 특징은 노·사 관계에서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취지에 있다. 하지만, 오늘날 노동단체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수하며, 기업운영 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주는 모습을 흔히 접하곤 한다.


최근 한류열풍을 비롯하여 한·미FTA 채결, 수출·입 1조 달러 달성 등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은 한국시장의 투자를 꺼리고 있다. 바로, 경직된 노동시장이 투자자들의 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경직된 노동시장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주도의 고용창출의 한계


2011년 12월, 정부는 실업문제해결을 위해 ‘2012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공표하고, 공공부문 일자리확대·고졸취업자 채용비중확대 방안을 제안하였다. 문제는 정부의 지출제원이 세금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는 세금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이며,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제안한 방법들은 단기적 수치상의 가시효과는 기대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 지속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 근시안적인 제안에 불과하다. 정부는 노동시장의 실수요자인 기업의 니즈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더 많은 부가가치의 창출로 새로운 노동수요를 유도해내야 하는 것이다. 또한 현재 시행중인 노동관련 법안들 중,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유발시키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방안


첫째, 최저임금제를 폐지하여 비숙련·저소득 노동자의 일자리를 확보·확대해야한다. 최저임금제는 노동자의 임금을 국가가 정한 일정수준이상 지급할 것을 법으로 정해 놓은 제도이다. 시장에서 형성되어야 할 가격이 정부에 의해 강제로 제한·결정된 것이다. 최저임금제는 비숙련·저소득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고용자에겐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고용자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업무의 강도를 높이고, 노동자의 수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저소득 노동자의 임금수준을 높이려는 정부의 의도가 오히려 노동의 기회를 박탈해버리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둘째, 경영상 불가피한 고용조정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 정부는 상대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해야한다는 명목으로 노·사 관계에 끊임없이 개입해왔다. 노·사 관계가 시작되는 고용에서부터 끝나는 전 과정에 정부가 개입되어 있지 않는 부분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력수급을 조정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경영자는 노동자의 해임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 기업이 파산위기에 처해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셋째,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계약기간을 확대, 또는 자율화해야한다. 2년 이상의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가정해보자.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에는 투입인력의 활용여부가 불분명해진다. 따라서 정규직 채용에 따른 고정비용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당 프로젝트가 종료될 때까지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교체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새로 수급된 인력에 투입되어야할 교육비용과 작업의 숙련시간 등을 고려한다면 비효율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넷째, 파견근로 가능업종의 제한을 폐기하고 파견기간제한을 확대, 또는 자율화해야한다. 파견근로 가능업종에 제한을 둔다는 것은 파견근로 불가능업종에 속한 업체들을 차별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특별히 해가될 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국가로부터 차별대우를 받아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파견기간 역시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총 파견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어 효율적이지 못하다.


다섯째, 임금피크제도를 활성화해야한다. 보통의 경우, 노동자의 임금은 근속기간에 비례하는 성향이 있다. 근속기간이 정년에 다다른 노동자는 업무의 숙련도는 뛰어나지만, 강도 높은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무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근속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고액의 임금을 지급해야한다는 것은 고용자의 입장에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정년을 연장해주고 임금을 조절함으로서 기업의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령인구의 실업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섯째, 불법투쟁행위에 대한 강력한 대응조취가 필요하다. 노동단체들의 불법투쟁행위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하여, 폭언·폭행, 기물파손, 영업방해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행위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노·사간의 갈등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한다.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이다. 법이 정해놓은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펴야할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역할


실업문제의 근본원인은 경직된 노동시장에 있다. 현재 시행중인 한국의 노동관련 법안들은 고용의 자유는 주어져 있지만, 해고에 대한 자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노동시장의 유연성확보를 위한 과감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의 노동관련 법안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과잉보호하고 있다. 또한 임금, 계약기간, 고용형태에서 까다로운 규제를 실행하고 있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이유를 고려하여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투자자들의 목적달성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신들의 이익을 고수하며,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주요시설물을 점거하는가하면, 기물파손 등 각종 불법폭력행위를 일삼으며 기업운영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주는 노조의 모습을 흔히 접하곤 한다. 이러한 상황에선 국내투자유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투자자들에게 심적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실업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여 안정된 투자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참고문헌>


박동운, “노동시장은 왜 유연해야 하는가-노동시장 유연성의 국제 비교가 주는 교훈-”, 한국경제연구원, 2009. 6.
변양규, “노동시장의 유연성 및 안정성 국제비교”, 한국경제연구원, 2009. 12
변양규 외, “고용률 재고를 위한 노동시장 개선 매뉴얼”2011. 1.
정부, 『2012년 경제정책 방향-경제력활역 제고와 서민생활 안정-』, 2011. 12.
통계청, 『고용동향』, 2011.1~2011.11


이상화 / 자유기업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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