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출, 평일보다 두배 많아…온라인 기업과 경쟁서 이점
정부가 대형마트의 위무휴업일 규제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마트·롯데마트·홈프러스 등 대형마트들의 실적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주말 매출이 주중 대비 두 배 가량 많은 데다,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추가적인 매출 증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의 지방 새벽배송을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온라인 유통사와 파이 싸움중인 대형마트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22일 대형마트에 적용하는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를 폐지하고, 영업제한 시간(오전 0시~오전 10시)에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국민들의 주말 장보기가 편해지고 지방의 새벽배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이번 정부의 조치가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 중이다. 통상적으로 주말 매출이 평일 매출보다 1.5~2배 높은 데다, 유입된 고객들로부터 주문 즉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새벽배송 역시 대형마트가 쿠팡 등 온라인 사업자와 줄곧 맞붙어 왔던 사업부분인 만큼, 경쟁력을 제고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의무 휴업 평일전환과 새벽배송을 허용하면 소비자 편익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서 의무휴업을 평일로 전환한 지자체의 경우 주변 상권이 활성화 되는 모습을 보여 소상공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무엇보다 소비자의 편의와 혜택을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기에 시대 변화에 맞춰 규제 완화가 이뤄진다는 점은 좋은 소식"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1시 45분을 기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그 결과 이마트는 전일 대비 5.3%, 롯데쇼핑은 4.36% 상승한 7만1500원, 7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가 7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9일 이후 9 거래일 만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쟁으로 변화…과거 보다 실효성 없어
정부가 의무휴업의 전면 폐지를 결정한 것은 관련 법 도입 초기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마트 규제를 담고 있는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골목상권 보호 및 상생발전을 목적으로 2012년 도입했다. 관련법에 따라 대형마트는 월 2회 공휴일에 휴업해야 하고,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할 수 없다.
하지만 유통 생태계가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취지인 대형유통사와 전통시장의 상생 가치가 무색해졌다. 나아가 소비자 편의성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줄곧 제기됐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의무 휴업을 도입한 것은 전통시장을 살리려던 목적인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쟁 구도로 전환한 현 시점에선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자유기업원이 지난 2022년 12월 발간한 '대형마트 규제 10년의 그림자와 향후 개선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체 소매시장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1.7%에서 12.8%로 8.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 비중도 13.9%에서 9.5%로 4.4%포인트 내려 앉았다.
이렇게 되자 일부 지자체가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빗장을 열였다. 유통산업발전법에 지자체장이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로 휴일을 지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활용한 것이다. 가장 먼저 작년 2월과 5월, 대구광역시와 충청북도 청주시가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다. 서울에서는 올해 서초구가 처음으로 도입했고, 이후 동대문구와 성동구가 평일 휴업 전환을 결정했다.
의무 휴업일 규제가 되레 인근 상권 유동인구와 매출을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서울시내 대형마트 66곳의 4년간 일별 카드 매출액 등을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가 휴업한 일요일 주변 생활밀접업종 매출액은 대형마트가 영업한 일요일보다 1.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유동인구도 휴업일이 영업일보다 0.9% 줄었다.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에 대한 효과도 이미 증명됐다. 가장 먼저 평일 휴입을 도입한 도입한 대구시는 오프라인 상권이 살아나면서 전체 업체의 매출이 증가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후 6개월간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특히 음식점 25.1%, 편의점 23.1% 등은 타 업종에 비해 큰 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대구시 내 전통시장의 매출액도 두번째와 네번째 주의 일·월요일 매출액 증가율은 34.7%로 전체기간 증가율 32.3%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풀어야할 숙제도 남아있다. 대형마트가 일요일에도 근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소상공인과 대형마트 노조 등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마트노조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변경은 마트노동자들의 공휴일 휴일 보장을 빼앗고, 건강·휴식권도 위협할 것"이라며 "당사자 동의 없는 의무휴업일 변경을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 구도가 굳어진 상태에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제한을 푸는 것인 만큼, 규제 완화가 얼마나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용 고객층이 분산되는 추세이니 만큼 매장 규제를 푼다고 해서 얼마나 눈에 띄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역시 온라인 기업들과 배송 전쟁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배송전략을 펼쳐왔다. 이마트는 검증된 상품을 고객이 지정한 시간에 배송하는 SSG(쓱)배송을 이용해 신선식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고히 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130여개와 250개의 익스프레스 점포를 바탕으로 1시간 내 주문한 물건을 배송해주는 배송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에 6개 통합물류센터를 건립해 2032년까지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신선식품을 배송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박성민 딜사이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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