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에서 자본주의 이론 시작, 기독교 통해 자본주의 발전
올바른 신앙관 속에서 삶 융성해져
남 돕는 걸 통해 돈을 버는 것이 신앙인의 삶
-올해 자유기업원에서 특별히 실행한 일이 있는지요.
“애덤 스미스 탄생 300주년을 맞아 시장경제가 우리 사회에 확산될 수 있도록 이론적 뒷받침을 하고 있습니다. 세미나를 개최하여 결과물을 언론을 통해 홍보하고 정부와 국회의원들에게 전하는 중입니다. 애덤 스미스에서 자본주의 이론이 시작됐고, 기독교를 통해 자본주의가 발전하고 개인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품성이 만들어졌어요.
서양 문화는 그리스·로마 사상인 헬레니즘(Hellenism)과 기독교 사상인 헤브라이즘(Hebraism)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발전해 나왔어요. 민주화된 사회의 성숙함과 신앙인으로서의 품성 중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된다는 의미죠.”
-시장경제가 특별히 발달한 나라라면 어디를 꼽을 수 있나요.
“단연 미국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화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꽃 피었는데 그 이유는 청교도인들의 신앙공동체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콜럼버스가 맨 처음 발견한 신대륙은 남미였는데 현재 북미가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인이 많은 남미가 아닌 개신교인이 많은 북미가 번성한 이유는 중앙집권적인 천주교와 달리 개신교는 개별화된 군집의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개인이 개별화되어 협동하는 시장경제가 발달했고, 그다음으로 시장경제 정신이 강한 곳은 한국입니다.”
-신앙을 갖고 나서 이런 분석을 하게 된 건가요.
“맞아요. 예수를 믿고 나서 인정하게 됐어요. 우리나라 발전의 바탕에 기독교가 있어요. 6·25 전쟁을 통해 기존의 제도가 다 와해 된 상황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 제도를 그대로 들여왔어요. 그 전에 우리나라는 일본과 유사했는데 미국과의 동맹이 강화되면서 미국 문화가 퍼져나갔죠.
그전에도 교회가 있었지만 6·25 전쟁 이후 기독교적 행동방식이 커졌어요. 월남한 사람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점도 한국이 산업혁명의 중심지가 된 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예전에 탄압받고 쫓겨난 유대인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모여들면서 그 지역이 허브가 되고 네덜란드가 제1대 패권국이 됐어요.
쫓겨난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몰려들면 그곳이 번성하면서 경제 융성국이 됩니다. 해방된 지역의 힘이죠. 새로운 기독교 문화가 바탕이 되어 해방된 지역에서 자원이 폭발하면서 성장하는 겁니다.”
-출산율 저하로 인구가 줄어 국력이 약화 되는 걸 넘어서서 소멸될 거라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닫힌 세상, 갇힌 사회가 되면 홍콩 같은 암흑의 세계가 됩니다. 개방되고 해방된 지역으로 간다면 싱가포르처럼 중심지역이 되겠지요. 지금 우리나라는 홍콩이냐, 싱가포르냐, 기로에 서 있어요. 열린 세상으로 가야 합니다.
미국같은 나라가 돼야죠. 개방된 사회, 열린 사회가 되어 자본과 자원과 기술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람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개방을 많이 하지 않았어요.”
-왜 개방을 못 했을까요.
“습성이지요. 과거의 사고방식에 갇혀 있어서 그렇게 된 겁니다. 이승만·박정희 같은 지도자가 나와야 하는데 그 이후 지도자들이 그만큼 하지 못했어요. 신앙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신앙도 자유의 한 부분입니다. 유럽의 봉건시대와 히틀러같은 전체주의적 세력들은 다양성을 억압하고 종교를 탄압했습니다.
홍콩도 종교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지금 우수한 인적 자본과 기술이 미국으로 모이고 있잖아요. 유럽사람들도 미국으로 유학갑니다. 우리나라가 자원과 자본과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자유 사회로 방향을 잡는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죠.”
-우리나라는 북한 문제까지 있어서 어렵지 않을까요.
“북한처럼 완전 암흑인 곳은 빛이 조금만 들어가면 금방 발전합니다. 그것처럼 쉬운 건 없어요. 핵 문제로 걱정을 많이 하는데 핵은 공격용이라기보다 자기들을 때리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한국기독교경제학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2012년에 창립했고, 제가 9대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 이사와 감사 등 운영진만 30명 정도 되는데 대부분 경제학 박사인 대학교수로 경제전문가들입니다. 기독교 교리로 세상의 경제적 원리를 해석하는 단체입니다. 경제학 학술대회를 통해 경제 원리가 기독교 교리와 어떻게 융합할 수 있는지 발표하고 전파하는 일을 합니다.”
-사회에서도 부자를 안 좋은 시선으로 보고, 성경에서도 부자가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많아요.
“종교는 종교일 뿐 삶과 무관하다고 보면 안 됩니다. 물건을 생산하고 월급 받는 것 하나하나를 분리해서 설명할 수 없어요. 그런데 점점 분리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요. 기독교 문명에 의해 경제가 융성했다고 설명하면 학문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와 신앙은 분화되지 않아요. 올바른 신앙관 속에서 경제적으로 삶이 융성하고, 투자를 통해 더 풍요로울 수 있는데, 신앙과 경제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 판단하는 거죠.”
-바울처럼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아는 삶을 살면서, 잠언 말씀처럼 가난하지도 부하지도 않은 가운데 매일 필요한 양식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크리스천은 생활인으로 이 땅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승리하여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지, 현실에서의 승리를 잘못된 것처럼 바라보면 안 됩니다. 기독교인은 이웃을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남을 돕는 행위와 돈을 버는 행위는 매우 유사합니다.
돈을 벌어서 남을 돕는 게 아니라, 남을 돕는 걸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이 신앙인의 삶입니다. 예를들어 작가들이 가치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내용을 쓰면 독자가 책을 구입합니다. 의사가 환자의 병을 치료하면서 자연스럽게 돈을 버는 것처럼 모든 비즈니스 활동은 남을 돕는 걸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돈을 버는 자체가 남을 돕는 행위여야 진정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경제적인 삶인 거죠.” (3회에 계속)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고려대학교 대학원(경제학 박사)
한국기독교경제학회 회장
제25회 시장경제대상 출판부문 대상 수상
저서 《기업가로 다시 태어나기》 《금융지식으로 부자되기》
《시장경제란 무엇인가》 외 다수
이근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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