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인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이 엑스포 유치에 성공할 경우 6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엑스포 개최국들 모두 경제성장, 기술발전, 인프라 개선 등 양적, 질적 발전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 만큼 한국의 미래 발전을 위한 성장 동력으로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국제박람회기구(BIE)는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3회 총회에서 182개 회원국의 익명 투표로 2030 엑스포 개최지를 결정한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로마와 경쟁 중이다. 부산엑스포가 개최지로 최종 선정될 경우 2030년 5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6개월간 대장정의 막이 오를 예정이다.
월드엑스포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주요 3대 축제로 꼽힌다. 국제박람회기구가 공인하는 엑스포는 등록엑스포, 인정엑스포, 트리에날레 등이 있는데 월드엑스포는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대표적인 등록엑스포다.
경제효과 60조원, 고용 50만명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대한상공회의소 등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이 부산엑스포를 유치할 경우 61조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50만명의 고용 창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6개월간 전 세계 200여개국, 5050만명의 관람객이 참석해 43조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18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29조원의 경제유발 효과,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로 얻은 17조원 경제적 부가가치 대비 각각 2.1배, 3.6배 더 높은 수치다. 월드엑스포는 개최국은 물론 참가국 역시 총체적인 상업 역량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경제적 수익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앞서 월드엑스포를 유치한 국가들 역시 수십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0년 상하이 엑스포는 192개 국가, 50개 국제기구, 6개월간 740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11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이뤘다. 이 중 관광 수입만 52조7000억원, 고용 창출 인원만 63만명에 이른다. 2015년 밀라노 엑스포에선 4조3000억원을 투자해 53조원의 경제효과와 24만명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 2020년 두바이 엑스포의 경우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38조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엑스포 개최를 위해 지역에 투입되는 자본과 증축되는 인프라 역시 향후 도시의 장기적인 발전에 유용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낙후되거나 소외된 도심 외곽 지역을 활성화해 도심의 외연 확장은 물론, 개최 도시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파리 중심가-에펠탑-센강을 연결 짓는 박람회장을 통해 도시를 새롭게 재구성하면서 글로벌 도시로 입지를 높였다. 박람회 공간과 구도심 외곽을 연결해 새로운 도심을 창출한 오스트리아 빈도 엑스포 개최국의 주요 성공사례로 꼽힌다.
환동해와 태평양권의 중심지 부산...경제활력 기대
대부분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도시들이 엑스포를 유치한 만큼, 한국의 엑스포 유치는 대규모 행사 개최국 위상을 확대하고 부산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은 중국, 러시아, 유럽 등과 연결되는 유라시아 철도망(T0R, TCR)의 시작과 끝 지점으로 환동해와 태평양권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영 자유기업원 선임연구원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의 시사점과 과제’에서 “부산세계박람회 개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 규모를 가지고 있는 국가로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알릴 기회”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월드엑스포 개최를 통해 한국의 숙원 사업인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토대를 형성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울산-경남을 포함하는 남부경제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특히 부산 지역 상권 활성화에 따른 지역 발전을 촉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역을 잇는 광역 교통망이 구축되고, 엑스포 개최를 통한 혁신기업들이 부산 지역으로 유입될 경우 지역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1993년 개최한 대전 엑스포는 경부고속도로 차선 확장, 대전-신탄진 자동차전용도로 건설, 갑천 정비와 아파트 건설 등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져 대전을 중부경제권 중심 도시로 발전시킨 바 있다. 2012년 열린 여수 엑스포는 전라선 KTX 신설과 각지 자동차전용도로 건설로 이어져 여수를 해양관광 주요 도시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교통을 비롯한 지역발전 기반을 다지는 SOC 분야에 대한 투자 활성화와 경제활력 증진 등 전반적인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동우 아시아경제 기자
이은주 아시아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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