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아 앵커= 자유주의와 법치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이 최근 자유기업원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자유기업원의 최승노 원장을 모시고 이 책의 재출간을 계기로 자유와 법치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하이에크가 이 책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 1960년입니다. 또 한국에서 처음으로 번역된 건 1997년인데, 그로부터 26년 후 새롭게 번역해 출간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최승노 원장(자유기업원)= 우리 사회에서 자유에 대한 해석이 새롭게 논의가 되고 있어요. 지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자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운데요.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사회의 기본은 헌정질서고 헌법입니다. 그런데 이 헌법이 자유와 관계돼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판례로 남느냐는 매우 중요해요.
이 책이 자유헌정론 아닙니까. 한 마디로 말해서 한 사회의 헌법이 자유를 얼마만큼 잘 보호하는 헌정질서이냐는 것은 사회질서의 핵심 원리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공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헌법은 있어요. 그런데 과연 그 나라 국민은 자유로움을 누리냐하면, 사실 그렇지 않죠.
나라마다 헌법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어요. 민주와 자유를 표방하더라도 실제로 자유가 어떻게 보호되고 있고 자유를 얼마나 허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회의 질서는 다른 사회보다 고도화 된 문명을 구현할 수 있게 되죠. 이 책 자유헌정론은 자유의 헌정질서에 관한 내용을 다룹니다. 우리 사회에서 자유가 어떻게 정착될 수 있는 지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과거의 역사 이야기를 통해 자유에 대한 해설을 해주는 책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것이죠.
읽기 좋게 새로이 번역된 것이라 우리 현대인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사실 '자유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그 대답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를 것 같아요. 우리 사회에서도 이 자유의 의미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도대체 자유란 정확하게 의미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원장님?
▲최승노 원장= 자유는 시대적으로 매우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절대군주로부터의 자유, 그리고 배고픔으로부터의 자유, 이런 것들이 매우 중요한 의미로 사회적 관심사가 되었어요. 종교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시기도 오랜 기간 존재했죠. 물론 지금도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가 있구요. 시대적으로 자유의 실질적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현실 속에서 필요한 자유가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그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해석과 정의도 매우 다양했어요.
기본적으로 자유는 억압과 강제로부터 해방되어 스스로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느냐이죠. 사상의 자유도 있고, 자신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활동 범위와 수단에서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 있겠죠.
하지만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다 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헌정질서 내에서 사회의 규범과 안녕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자유로움을 누리는 방식으로 개인의 자유가 구현되죠. 우리는 그런 현대국가의 민주사회에서 살고 있죠. 이런 자유의 질서가 제도적으로 발전해왔구요. 그리고 문화적으로도 정착돼 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적으로도 자유로운 국가에 해당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유가 완전이 허용되고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유헌정론이라는 책을 읽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진국의 법치 질서와 다소 차이가 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하는 부분을 우리가 생각해보고 개선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자유로운 국가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법치’가 핵심적인 가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이에크는 법치가 올바르게 구현되려면 자유가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법치주의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이고 법치와 자유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요?
▲최승노 원장= 헌법은 기본적으로 자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여야 합니다. 인류는 이런 방향에 충실하게 역사적으로 뛰어난 헌정 질서를 구현해 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법치가 매우 중요한 사회의 하나의 항목으로 떠올랐는데. 이 법치도 자유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법치가 구현됨으로 인해서 자유가 충분히 개인, 그리고 시민에게 부여될 수 있는 그러한 제도적 장치로 마련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물론 법은 만능은 아니에요. 우리는 법치에 대해서 조금 더 분명한 인식을 해야 되는데, 법치의 반대말을 보면 절대군주, 절대권력도 있을 수 있고 또는 인치나 연고주의나 그런 걸로 해석해 볼 수도 있겠죠. 그런 것은 매우 자의적으로 세상을 통치하는 방식입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권력자의 이런 인위적인 판단으로 인해서 사람들의 행동이 좌우되거나 간섭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 앞에서 평등하고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사람들은 자유롭게 행동하고, 마음 편하게 자신이 행동하는 것을 예측도 하고 거래를 할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 법치가 정착된 사회에서는 강압과 불확실성이 매우 낮아질 뿐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도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 민주사회의 질서와 전통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법치의 핵심은 뭐냐. 한 마디로 '자유를 지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바로 법치의 근본 내용이다’라고 볼 수 있어요. 강압적인 사회, 예를 들어서 사회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그런 사회에서도 법이 있어요. 하지만 그 사회의 준법이 과연 그 나라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느냐. 사실 그렇지 않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법치라는 항목을 자유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구현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즉 법치는 매우 중요시해야 하는 항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하이에크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지만 주로 영국에서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로 활동했습니다. 또 개인과 경제 활동의 자유를 강조해 신자유주의의 아버지로도 불리는데요. 1960년 이 책을 출간하고 1974년에는 화폐와 경제 변동에 관한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첫 출간이 된지 60년도 넘은 고전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부각되는 이유는 뭘까요?
▲최승노 원장= 하이에크가 이 책을 썼을 시기는 사회주의에 의해서 헌정질서와 사회의 안녕이 위협받던 시기였죠. 그 사회주의 핵심 중의 핵심이 바로 전체주의적 사고와 정책이었구요. 전체주의 세력과의 싸움이 진행되던 시기였습니다.
전체주의, 사회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사회가 스스로를 지켜나가고 사회의 건강성, 민주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자유의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지키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러한 내용이 바로 자유의 헌정질서가 어떻게 구성되고 유지되느냐 라는 것이고, 그래서 하이에크는 이 책을 썼죠.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그런 싸움이 이어지고 있어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이 전세계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진국 내에서도 전체주의적인 생각들이나 사회주의적인 정책들이 아직도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죠. 계속해서 우리 자유민주사회의 질서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한 사회주의 위협, 전체주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사회가 헌정 질서를 유지하면서 자유사회 전통을 어떻게 좀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라는 측면에서 이 책은 여전히 우리 사회와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주목을 받고 있는 그런 책입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입니다. 자유기업원은 설립 이래로 시장경제의 가치를 전파하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자유기업원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신 다면요.
▲최승노 원장= 우리 사회가 자유에 대해서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자유기업원은 자유헌정론과 함께 자유에 대한 해설서를 여러 권을 기획하고 출판하고 있습니다. 이 자유에 대한 내용들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이번 책에서는 법치에 관한 부분을 다루었다면 자유에는 개방된 사회로의 질서를 추구한다든가 또는 재산권을 보호한다든가 하는 그런 장치들이 다양하게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개인의 자유가 지켜질 수 있습니다. 그러한 내용들이 정책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조금 더 구현될 수 있는 입법 활동, 이런 것에 대한 제안을 하는 활동들을 앞으로 계속 할 예정에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너무 감사드리고,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새아 법률방송뉴스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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