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의 올바른 구현을 위한 책, <자유헌정론(자유기업원, 2023.05.08)>이 개정된 번역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이 책에서 자유가 어떤 의미를 가지며 왜 소중한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모두가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모두가 다르게 생각하기 쉬운 가치인 자유.
우리 사회에서도 자유의 정확한 뜻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이 합본으로 새롭게 출간되었다. 이 책을 통해 자유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헌정질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법치가 핵심적인 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할 일은 국민이 잘 살게 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 법치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진정한 노동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법치’는 사람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이다. 법에 의해 국가권력을 통제하고 자의적인 지배를 배격하는 것이다. 즉, 인간의 이성을 신봉하기보다 인간의 고유한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법치의 올바른 구현은 자유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자유 없이는 법치의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자유의 가치를 깨달았던 선진국들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갖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도 우리보다 훨씬 오래되었고 다각도로 진행되었다. 후발주자인 한국은 먼저 선진국들이 닦아놓은 그 길들을 보며 본받을 점은 배우고, 아닌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역사’라는 책의 수많은 페이지들에서 자유라는 단어는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그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인간의 역사는 억압의 역사이고, 사람들에게 있어 자유는 곧 '정의’와 직결되는 문제임을 늘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 또한 작년 5월 취임사에서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언제나 번영과 풍요가 꽃 피었다”고 말하며, 취임사 전체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총 35번이나 언급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명의 성장과 발전 과정에서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자유. 그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는 책, 바로 <자유헌정론>이다.
이 책을 통해 현대문명에서의 자유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며, 사회의 발전과 도약 또한 자유 없이는 불가능했음을 다시금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또한 현대의 많은 자유주의 국가들은 수많은 진보의 누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지만, 이제 그 국가들은 '복지국가’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국가의 역할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를 면밀히 살펴보아 주목하고 경계해야 한다. 자유의 원칙들로 바르게 수립되지 않은 정책이나 제도는 언제나 자유에 반할 수 있는 무서운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성을 과도하게 믿는다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바가 타인에게 강요할 만큼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역사가 쌓아왔던 성취들이 무너지는 시작점이다.
이 책을 통해 자유라는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어, 우리 사회의 진보를 향한 걸음을 더 멀리 그리고 더 빨리 나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이에크의 철학적 고찰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이를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하여 '자유’의 의미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여 많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일례로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접종을 요구하는 정부의 조치를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비판하는 의견이 많이 있다.
이러한 의견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강조하면서도, 질병 예방과 공공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무시하여 역설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측과 팽팽히 대립하기도 했었다.
“자유라는 단어는 구체적인 맥락이 주어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또 조금만 손을 대면 당신이 원하는 어떤 내용이라도 내포하게 된다.” '자유’에 대한 섬뜩한 통찰의 말이다. 자유라는 단어만큼 모든 사람들이 그 큰 중요성에는 동의하면서, 각자의 다양한 해석대로 다르게 이해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자칫 이를 오남용하는 세력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그 어떤 것보다도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를 타파하는 것은 자유의 의미를 바로 알고, 이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와 논의들을 심도 있게 다룬 담론들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자유라는 단어는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할 수 있게 되며 입맛대로 그 의미를 가면 바꿔 쓰듯 하고 있다.
같은 용어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명확히 정리되지 않고 정의되지 않으면, 충돌은 불가피하다. 같은 가치를 추구하며 서로 협력관계에 있는 진영에서 가치의 의미를 서로 다르게 쓴다면, 그것은 세를 늘리는 듯 보여도, 결국에는 그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자유헌정론>은 이처럼 '자유’에 대한 의미를 재정의하고, 자유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주어 한국 사회가 진일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저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는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정치학자인 하이에크는 18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했다. 그는 1921년과 1923년 법학과 경제학 두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영국, 미국, 오스트리아, 독일 등 여러 나라의 유수의 대학에서 강의하였다. 또한 사회주의와 정부의 개입주의를 비판하는 오스트리아학파의 대표적인 학자이다.
1974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노예의 길〉을 발표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주요 저서로는 〈개인주의와 경제질서〉, 〈감각적 질서〉, 〈법, 입법 그리고 자유〉 등이 있다. 1992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생을 마쳤다.
번역 최지희는 번역가, 통역사.
안상현 한국강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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