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번, 지난달 미 의회 연설에서 46번이나 언급했다. 전임 정권이 자유를 거의 금기어로 삼았던 상황과 견주면 가히 '자유의 분출 시대'다. 그렇다면 자유는 무엇인가. 이 근본적이고 다소 도발적인 질문 앞에 명확히 이것이라고 답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자유는 공기와 같이 인간 존재에 불가양의 것이어서 자유민주 체제에선 잘 의식되지 않지만, 끊임없이 그에 대해 숙고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없으면 모르는 새 침식될 수 있다.
바로 이런 자유의 취약점을 간파해 인류에게 자유주의 철학을 헌정한 사람이 자유시장주의 경제학의 거목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다. 하이에크는 이 책을 1960년 미국 시카고대 출판부에서 출판했다. 당시는 서구가 전후 폐허에서 어느 정도 복구되고 문명의 토대도 회복되어 경제성장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한편에선 오히려 그 때문에 '자유'에 대한 가치가 등한시되기도 했다. 전후 공산 전체주의와 싸우면서도 일부 정치, 사회조직에서는 그를 따라하려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하이에크는 자유의 근본 원리와 철학을 정립하지 않고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자유헌정론'을 썼다.
'자유헌정론'의 핵심은 개인의 자유 가치를 헌창하기 위해선 '법의 지배'(Rule of Law)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곧 법치다. 하이에크는 "법치는 알려진 규칙을 집행하기 위한 경우 외엔 정부가 개인에게 절대로 강제를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입법부를 포함한 모든 통치기관의 권한은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에크는 법치, 곧 법의 지배가 작동할 때 자유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고 거듭 확인한다.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은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에 이은 자유주의 사상의 진수로 평가받는다. 이 책을 통해 윤 대통령이 외치는 자유가 과연 현 시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으며 왜 나의 삶에 중요한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읽으면서 문득문득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규화 디지털타임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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