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경·재계를 비롯한 산업계는 연신 규제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규제는 강화되고 늘어만 가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한국산업연합포럼의 집계에 따르면 의원 발의 법률안은 17대 국회(5728건)에 비해 20대 국회(2만 1594건)가 3.7배 늘었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의원입법 건수가 전반기에만 1만 4144건을 기록하면서 20대 국회 전반기에 비해 17.3% 늘었다.
특히 분야를 가리지 않는 무분별한 규제 입법에 대해 산업계뿐만 아닌 경제 전반의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정서를 반영한 법을 마구잡이식으로 만들려는 태도가 이번 국회에서 더욱 심화됐다"며 "시장경제를 위축시키는 반시장 법안들이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다. 입법욕심이 부른 입법 과잉시대"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노동계의 반발 역시 거센 상황이다. 화물연대를 비롯한 지하철 파업 등으로 인해 사회 전반이 혼란하다.
<뉴스락>은 자유로운 기업환경을 위해 연구하고 있는 자유기업원 최승노 원장을 만나 논란이 되는 현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과 시장경제를 홍보하는 단체로 우리 사회의 막힌 곳, 어두운 곳에 햇빛 정책이 필요하다는 가치 아래 활동하고 있다.
햇빛 정책은 권력에 의해, 힘에 의해서가 아닌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나 자발적 거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햇볕과 같은 역할을 말한다.
권력과 힘에 의해서가 아니기 때문에 손해보는 사람이 없는 자생적 질서를 꾸릴 수 있다. 힘이 작용하면 뺏기고 빼앗는 무질서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사람들의 자발적 거래와 의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햇빛처럼 더 밝아질 수 있게 하는 일을 자유기업원이 한다.
중대재해처벌법ㆍ집단소송제에 대해
"기업 위축과 혼란만 야기"
중대재해처벌법은 재해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기 보다는 사실 기업을 적대시하는 수준의 법이다. 법 자체가 재해를 줄이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을 적대시하는 법에 순기능이 존재할 리 만무하다. 오히려 기업의 활동을 저해하다 보니 계속해서 현장에서 혼란과 논란만 야기되는 실정이다.
사실 폐지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안 된다면 수정 보완 입법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 재해를 줄이는 것에 충실해야 하고 재해를 핑계로 기업을 적대시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런 부분은 해소되야 한다.
집단소송제는 우리 사회가 점차 소송이 많아지는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기업 관련된 소송 규제도 같이 늘어나면서 만들어진 법이다.
하지만 소송 남발, 특히 형사에 관한 부분이 처벌을 강화하다 보니 부작용이 크다. 자유롭지 못하니 기업경제 위축은 물론 소송에 드는 기간과 비용까지 너무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또, 기업에 관계된 부분을 보면 민사나 자발적인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무리하게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규정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기업경제가 왜곡되는 측면이 많다. 특히 노무관계나 노사관계에 있어 형사 처벌 조항은 심한 수준이다.
국회가 계속해서 형사 처벌 조항에 대한 법을 늘려가다 보니까 기업 현장이 매우 위축되고 있다.
징벌적손해배상제에 대해
"우리 체계와 맞지 않는 이중처벌"
기업에게 더 많은 벌을 주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콜렉션 해온 것 중 하나다. 모든 법 제도라는 것이 그 사회의 일반적인 법수준과 동행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법이다.
일반적으로 영미계 전통의 법을 따르느냐, 독일식의 성문법적 체계를 따르느냐에 따라 다른데, 미국식의 보편적인 자유로움이 보장된 법체계에서는 일일이 다 규정하지 않는다. 위반했을 경우 강하게 처벌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나 독일처럼 모든 것을 촘촘하게 규제해 놓고 처벌 역시 꼼꼼하게 짜여져 있다. 이런 체계와는 맞지 않는 다른 나라의 법까지 들여와서 이중처벌을 한다는 것은 기업에 대한 반감에 따라 만들어진 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말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필요하다면 법체계를 바꿔 보다 자유로운 영미법을 따라가야 한다. 현 우리 체계와는 공존할 수 없는 법이다.
상속세와 증여세에 대해
"과한 상속세와 증여세, '기업소멸' 낳아"
다른 나라들이 상속세를 폐지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세금이라는 인식이 전세계에 퍼져있다. 이에 비교해 우리나라는 상속‧증여세가 세계에서 제일 높은 나라다.
기업 분야에서 높은 세율이 만들어내는 부작용은 ‘소멸’이다. 기업의 경영권 상속에 대해 가중으로 상속세를 더 높여놨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세금 때문에 기업을 해산하거나 매각하는 식으로 소멸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이라고 하는 것이 쉽게 만들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오랜 시간과 많은 돈 등 노력이 필요하다. 재설립 역시 마찬가지.
이런 부분에서 높은 상속‧증여세가 기업의 경영권 상속 부분에서 장벽을 만들고 기업의 소멸은 일자리 소멸과 이어지기 때문에 사회적 부작용이 크다.
선진국들의 경우 경영권 상속을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 상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특별법을 만들면서까지 유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율을 가중해 억압하고 있어 특히 중소기업이 위축되고 있다.
지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60대 이상 많은 분들이 3~40년 가까이 기업을 운영해 오면서 높은 상속‧증여세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중소기업 보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해체 위기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상속‧증여세다.
현 상황이 끝까지 유지된다면 중소기업 생태계가 몰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상속 증여세를 폐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기업경제적 측면에서 중소기업인들이 고용을 유지하면 경영 상속에 대해 상속세와 별개로 경영상속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인 제도와 장치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대기업 규제에 대해
"대기업 억압은 근로자들의 좋은 일자리 기회 뺏는 일"
우리나라는 대기업 수가 너무 적은 것이 문제다. 전체 근로자의 10%인 100만명 정도가 대기업에서 근무한다. 이는 선진국들과 비교해 낮은 비중이다. 선진국의 경우 40%정도의 근로자가 대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다. 20%까지는 올려야 한다.
더 안정적인 수익을 줄 수 있는 대기업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 재벌개혁이라 외치는, 대기업을 계속 위축시키는 정책을 써왔다. 그러다보니 근로자의 10%정도 밖에 대기업에서 일하지 못하는 위축된 대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대기업의 위축시키는 경제 구조는 발전성이 떨어진다. 30년 이상 기업에 대한 반감을 바탕으로 반기업적 규제들을 강화한 결과로 기업경제가 지금까지 하락해왔다. 좋은 대기업이 잘 안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그나마 우리나라의 대기업이 삼성이나 SK등과 같이 글로벌한 기업이기 때문에 적은 근로자 수라도 높은 수익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되는 것은 기업 수익률이 몇퍼센트냐, 대기업이 수익을 독점하고 있느냐가 아니다. 수익 독점의 경우 대기업의 글로벌성을 따져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한국을 떠나고 그 자리에 미국의 애플이 들어온다고 치면, 우리나라의 90% 이상의 수익이 한 회사에서 나왔을 것이다. 전체적인 수익이 늘어났으니 더 좋은 결과라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 우리사회의 시선은 독점력이 강화됐다며 비판할 것이 틀림없다.
그럼 반대로 대기업이 없어지면 사회가 행복하고 평등해질 수 있는가. 지금 당장 삼성이 한국을 떠나 없어진다면 큰 혼란만 낳을 게 분명하다. 한 회사가 수익률이 높다는 것을 비판할 필요가 없다.
수익률이 높은 대기업이 많아진다는 것은 좋은 직장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된다는 것이고, 이게 우리의 목표가 돼야 한다. 그를 위해서라도 반기업적인 규제의 완화, 나아가 폐지가 필요하다. 선진국처럼 40%정도, 4~500만 명이 대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의 한국 정서에서는 조금 먼 미래다. 지금 당장 심한 반기업 정책들만 해소하더라도 20%까지는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총파업 등 노동계 반발에 대해
노조, 사회에 기여 안해... "정치와 권력 투쟁만"
노동계는 특권이 과하다 보니 파업기금이 많이 쌓여있고 그래서 엄청나게 돈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노조가 자기가 사회에 기여한 만큼 보수도 받고 권력도 필요한 경우에 가져야하는데, 사실 노조는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수입과 과도한 권력을 갖고 있다.
본질적으로 노조의 순기능이 없다는 것이 굉장히 우리사회가 불행하다고 볼 수 있다. 노조가 순기능을 하는 선진국의 많은 노조들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투쟁과 권력투쟁 이외에 산업 현장에서의 순기능을 찾아보기 힘들다. 생산성을 높여주는 것도 없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도 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 현장에서 많은 수익을 노조가 독점하고 가져갔다. 그런 독점적 폐해 수익을 가져가는 집단이 과도한 권력을 행사하게 되면 생산현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사회의 정의로움이 파괴되는 것이다.
노조가 법 안에서 법이 허용한 범위 내에서 활동해야 한다. 특히 노조의 순기능에 집중해야 한다.
노조는 경제 주체를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하고 기업의 수익성, 노동자·근로자의 수익을 높여주는 데 기여를 해야 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보다 정치와 권력투쟁을 통한 수익을 가져가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여보다는 폐해가 큰 조직이다.
대우조선 도크 불범점거를 계기로 노란봉투법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는데...
우리가 불법파업의 부작용이 크다면 불법파업 금지법을 만들어야한다. 그런데 노조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법률로 보장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권력을 부여한다면 노조 왕국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귀족노조라든가 노조의 무분별한 활동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법 위에 군림하는 노조의 특권을 더욱 강화해 주는 입법 활동은 실제로 우리 경제를 마비시키거나 실질적으로 경제를 해체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내 기업 환경 전반에 대해
"2중 3중 처벌위주 규제들, 묶어서 한 번에 해결해야"
지금 우리나라는 기업에 대한 규제가 2중 3중으로 처벌위주의 규제들이 중첩돼 있다. 하나의 규제를 완화해도 또 다른 규제가 있다 보니 규제완화가 쉽지 않다.
규제를 패키지로 뮦어서 제로베이스에서 해결하는 토탈시스템으로 해결해야한다.
경영권 상속을 예로 들면, 거기에 관련된 모든 규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한 번에 검토해서 해결해나가는 식으로 규제를 풀지 않으면 규제 완화의 효과가 상징적이거나 또는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규제를 패키지화해서 한 번에 푸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유기업원이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
"세계 경제와 호흡하는 열린 세계로"
우리 경제 생태계가 지금 상당히 위축되고 있고, 경제 흐름상 저성장시대라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저성장시대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제는 경제적 자유가 바탕을 이루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이루어지면 성장을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저성장시대라는 말에 굳이 얽매이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자유를 확산시킬 수만 있다면 우리는 다시 성장하는 경제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설득할 생각이다.
홍콩의 쇠퇴로 인해 홍콩의 게이트 역할이 싱가포르로 이전됐던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당시 우리나라 정부가 금융의 허브가 되겠다는 말만 하고 실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게이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했다. 우리나라가 더 열린 경제, 세계경제하고 호흡하는 경제로 갔다면 싱가포르처럼 지금도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런 열린 세계로 나갈 수 있도록 연구하고 알리는 일들을 할 생각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가두는 경제, 음습한 경제로 가지 않도록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이윤석 뉴스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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