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과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이사장 이석복)은 15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교육실Ⅱ에서 ‘기업환경 이래도 좋은가’라는 주제로 공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선집 월드클래스 기업협회 고문과 김용민 진금융조세연구원 대표, 황승연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주제발표를 맡고 옥동석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토론을 펼쳤다.
최선집 고문은 “다른 나라들이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거는 반면 한국은 기업들에게 나가라고 등 떠밀고 있다”며 국내 기업규제 현실에 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경영권에 필수적인 지분의 상속에 대해선 상속세 과세면제가 필요하다”며 “사유재산제도는 개인의 이기심이 결과적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이타심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제도로, 제대로 작동하려면 상속이 온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민 진금융조세연구원 대표도 현 상속세 제도의 불합리성을 짚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인 25%의 2배에 달하고 일본을 제외하고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라면서 “상속세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특히 “우리 상속세 제도는 생전에 이미 소득세 등을 부담하고 난 후의 재원 그 자체이거나 그것을 재원으로 취득한 자산이므로 이중과세 성격이 있다”며 “소득세 세율보다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현행 10%~50%의 5단계 초과누진세율 구조를 10~30%의 3단계로 변경할 것도 촉구했다.
황승연 경희대 명예교수는 “불합리한 상속제도가 불러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기업환경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대주주의 최대 관심은 세금(상속세)인데, 이들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기술개발 투자와 배당, IR(기업홍보활동) 등에 소홀해져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낮게 책정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또 “기업상속시 상속세 과세 방법을 자본이득세로 변경하면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기업인과 주식투자자, 국회, 정부, 국민이 대 타협해 ‘주가 1만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속세의 부정적인 영향력에 관해선 토론자로 나선 옥동석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교수도 거들었다. 옥 교수는 “저출산·초고령화 등 한국이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대간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그 최선의 수단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다수 양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상속세 부과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불로소득 중과’보다 상속세가 기업과 기업 거버넌스의 영속성과 지속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지 여부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상속세와 증여세가 OECD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비해 과도하다”며 “이러한 제도적 환경이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일지라도 창업자가 연로해지면 회사를 매각하거나 업종 변경, 창업자 직계가족 회사와의 인수합병(M&A) 등 방법을 통해 기업의 지속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태를 만들어 낸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부작용이 일자리 감소와 국가경쟁력을 약화로 이어진다”며 “상속·증여세에 대한 입법적 보안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나라가 살아야 사회가 부흥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면 과거 고성장 시대에 맞춰진 제도를 과감히 개혁하는 노력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특히 “현재의 과도한 기업 규제와 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와 증여세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경영환경에 악영향을 미쳐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며 조속한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편 이날 진행된 ‘기업환경 이래도 좋은가?’의 세미나 자료는 자유기업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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