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시간제 전면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괄적인 강요가 아닌 각 산업 현장에 맞는 유연한 근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유기업원은 13일 오전 10시 여의도 산림비전센터 열림홀에서 ‘52시간제 전면시행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 52시간 근로제의 전면 시행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함이다. 세미나에는 이승길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이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규제가 중첩적으로 늘어나다보니 기업 현장이 활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근로시간을 법적으로 강제 규제하겠다는 법률 만능주의적 발상은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본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이승길 교수는 “현행 근로시간 개정 후 근로시간의 개념과 산정범위, 근로시간과 휴식시간의 불명확한 경계, 근로시간의 측정과 관리 등의 혼선이 빚어진다”며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의 일상화’에 따른 경영적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세 및 중소기업, 그리고 산업단지 내 제조업계들이 근로 시간 단축에 따른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대기업에 부여한 계도기간처럼 50인 미만 기업에도 충분한 준비시간을 부여해야 하며 탄력근로제 절차 완화를 통해 코로나 일상화에 따른 근로시간제도 유연화와 재량근로시간제 대상범위 확대 등 유연하고도 공정한 다양한 근무 방식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을 맡은 허희영 교수는 “지난 6월 경총이 5인 이상의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다수 기업들이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별도의 준비가 필요치 않다고 답했지만 준비가 어렵다(11.4%)거나 아예 준비를 못하고 있는(10.5%) 사업장도 상당수였다”며 “공정처리를 영위하는 소위 ‘뿌리산업’의 경우 만성적인 인력난과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 차단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주52시간 근무제는 납품 거래 기한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많은 사업주들을 범법자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대에서 52시간제 근무를 강제하는 것은 근로시간을 곧 생산력으로 보는 낡은 프레임이다”며 “이 같은 정부의 과도한 노동시장 개입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클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정 교수는 “일부 산업들의 경우 공사 기한 준수, 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작업량 등 그 특수성 때문에 일괄적인 52시간제 시행이 어렵다”며 “1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설문조사 및 현장 인터뷰 결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임금감소로 인한 숙련 인력의 이탈과 연장근로 수행, 신규인력 충원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고 근로자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고 탄력근로, 월·연단위 연장근로 허용 등의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주52시간제에 대비할 여유가 부족했던 중소제조업의 여건을 고려해 형사처벌 수위를 완화하고 제도 정착 때까지만이라도 처벌보다는 컨설팅과 행정지도, 과태료 부과 적용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8월 13일 진행된 세미나 ‘개인정보보호법 처벌수위 합리화 방안’은 자유기업원 홈페이지(www.cfe.org)와 자유기업원 유튜브 채널에서 전체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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