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영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ESG다.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23일 하루에만 10여 개의 기업이 ‘ESG를 강화한다’는 내용의 홍보 자료를 쏟아냈다. 기업들이 웬만한 활동에는 모두 ‘ESG 경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10명 중 4명 “ESG 경영, 처음 들어봐”
하지만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업의 ESG 강화에 대해 정작 미래를 이끌 세대인 대학생들의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지난 20~22일 대학생 1196명을 대상으로 ‘ESG 경영 관심 정도’를 물었더니 45.7%가 "처음 들어봤다"고 답했다. 알바몬의 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반 남짓(54.3%)은 ESG 경영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중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는 답은 21.8%에 불과했다. 32.4%는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다’, 45.7%가 ‘처음 들어봤다’고 응답한 것이다.
"소비활동에도 ESG 경영 기업 고려할 것"
ESG 경영을 잘 안다는 응답은 적었지만 일단 ESG 경영을 인지한 대학생들은 향후 소비활동에도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SG 경영을 안다고 답한 대학생 649명에게 ‘평소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ESG 경영을 하는 곳인지 고려하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78.2%)이 그렇다고 답했다. 21.3%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제품 선택 시 ESG경영 여부를 고려하는 이유에 대해선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면서 발생시킨 환경오염과 노동 문제 등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을 꼽은 이들(43.6%)이 가장 많았다. ‘기업의 ESG 경영 관련 광고나 기사를 접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에는 80.5%가 ‘호감도가 상승한다’고 답했다. 특히 ‘ESG경영을 하는 기업의 제품이라면 조금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78.9%는 ‘그렇다’고 답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ESG 경영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잘하는 편이라 생각한다’는 답변은 14.4%에 그쳤다. 72.4%는 '아직 초기 단계라 생각한다'고 했다. ‘잘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13.2%였다. ESG 경영을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개방형 질문) 1위는 삼성이 차지했다. 그 다음은 SK, 유한양행, LG, 한화, 매일유업, 오뚜기, 신세계, 풀무원 순으로 나타났다.
“취업 때 ESG 가치 고려할 것"
이번 조사 결과는 자유기업원이 지난 1월 발간한 ‘ESG에 대한 대학생 인식 조사’ 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 대학생 1009명을 대상으로 한 당시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24.0%만이 ‘ESG를 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응답자 중 78.4%는 취업 대상 기업을 선택하는데 있어 ESG 가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60.9%는 상품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충실한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80%는 주식 투자 대상 결정시에 ESG 등급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자유기업원은 “(대학생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소비와 관련된 의사 결정에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향후 ESG 관련 이슈가 기업의 인재풀 확보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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