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최승노·김인숙 《금융지식으로 부자되기》
40대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FIRE)족’이 많아졌다. 이들은 빨리 은퇴하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20대부터 소비를 줄이고 은퇴자금을 저축하려 애쓴다. 100세 시대를 살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할 테니 저축과 함께 올바른 금융지식을 갖는 게 좋을 듯하다.
《금융지식으로 부자되기》는 돈을 알아야 세상을 살 수 있다고 일깨우면서 세계사의 주요 사건들을 통해 세상 바라보는 눈을 넓혀주는 책이다. ‘개인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금융지식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돈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해야 한다. 돈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사악해질 수 있으며 패망할 수 있다’는 저자의 경고를 기억하며 읽으면 도움이 된다.
우리 사회는 어린 자녀에게 돈에 대해 명확히 가르치는 편은 아니다. ‘아껴 써라, 저축하라’고 얘기할 뿐 돈의 중요성과 자산 늘리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강조하지는 않는다.
유대인들은 자녀가 아주 어릴 때부터 돈의 소중함을 철저하게 가르친다. 아이들은 집안에서 심부름·청소·세차 같은 일로 용돈을 벌고 중고물품 판매를 통해 경제관념을 체득한다. 남자는 13세, 여자는 12세가 되면 가족·친지들로부터 축하금을 받는데 부모들은 이 돈을 예금·주식·채권에 분산 투자해준다. 자녀들은 자라면서 자신의 돈이 어떻게 불어나는지 확인하며 살아있는 금융지식을 익힌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에 유대인의 비율이 30%에 이르고 하버드대 전체 학생의 30%가 유대인이다. 구글·애플·페이스북 창립자도 모두 유대인이며 세계적인 영화사·언론사·방송사 등이 유대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탈무드》를 통해 돈의 중요성을 배우고 생활 속에서 금융 훈련을 받은 게 도움이 되었으리라.
쇠락한 국가와 흥한 국가
역사 속에서 쇠락한 국가와 흥한 국가의 이면에는 금융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17세기 초까지만 해도 유럽 최강이었던 프랑스는 재산권 침해와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한 규제 남발, 경쟁 제한 같은 제도로 영국에 추월당했다. 유럽의 약소국이었던 영국은 17세기 후반 왕권을 축소하면서 규제 완화, 재산권 완화, 시장 확대를 실시했고 이러한 열기가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싱가포르와 베네수엘라는 금융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나라들이다. 1965년에 독립한 싱가포르는 규제 완화와 법인세율 인하, 해외자본 유치 활성화로 고도성장을 이뤘다. 파격적인 세율 인하정책으로 지금도 수많은 글로벌 기업과 세계적 부자들이 싱가포르로 몰려들고 있다.
세계 석유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는 석유산업과 기간사업을 국유화하고 과도한 복지정책을 펼치다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돈을 마구 찍어내고 환율관리와 가격통제라는 잘못된 금융정책을 펼쳐 현재 생필품도 구하기 힘든 최악의 빈민국가로 추락했다.
행복을 불러오는 돈의 역할
개인이 부자가 되려면 국가가 안정돼야 한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위기로 수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었고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세계적 경제 불황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금융정책을 제대로 시행해 어려움에서 벗어났으나 두 번째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 정책과 통화정책 실패로 여전히 어려움에 빠져있다.
상품화폐에서 지폐, 신용카드로 변화하는 가운데 암호화폐까지 등장했다. 화폐의 발전은 편리성뿐만 아니라 여러 질서와 이해관계에 얽혀 있다. 요즘 관심이 뜨거운 암호화폐에 대해 저자는 향후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금이나 달러와 비교하면 본질적인 한계를 갖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첨단기술의 진보는 암호화폐를 넘어서는 새로운 종류의 화폐를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정부에 의한 화폐의 독점이 해소되고 자율성이 보장되면서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성인이 되면 바로 돈과 마주하게 된다. 미리 금융지식을 익히며 준비를 해야 부자로 살아갈 수 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유대인들이 즐겨 읽는 《탈무드》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행복을 불러오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소개했다. 금융지식을 미리미리 익히면 세상을 보는 눈이 밝아질 것이다.
이근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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