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여파에 청년 취업시장 빙하기 도래
대선 앞두고 160조 혈세투입 일자리 늘기기 시도
“미래 없는 혈세일자리, 최악의 고용지표 포장용”
최근 청년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에 기인한 경제정책 실패로 경기가 크게 침체된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전례 없는 고용한파가 불고 있어서다. 단순히 취업난에 시달리는 것을 넘어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태도는 청년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고용한파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낙관론만 펼치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용한파를 타개할 해결책으로 내놓은 대책 또한 '효과를 외면한 인기몰이 정책’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돼 청년들의 공분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청년고충 눈감고 현실 호도 급급한 文정부…고용쇼크 불구하고 자화자찬 낙관론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10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7000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올 3월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이 감소한 이후 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8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11년 만에 최장 기간이다.
반면 실업자수는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7월 총 실업자수는 113만8000명으로 IMF외환위기 시절이던 1999년 147만6000명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7월 비경제활동인구도 1655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만2000명 늘었다. 해당 통계 집계 기준을 바꾼 1999년 이후 7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청년층(15~29세)의 고용위기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기준 청년층 취업자 숫자는 1년 전보다 19만5000명 감소했다.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청년층 고용률은 2015년 7월(42.1%)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낮은 42.7%에 그쳤다. 반대로 실업률은 9.7%로 2018년 7월(9.3%) 이후 가장 높았다.
고용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세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결과가 신통치 않았지만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오히려 현실과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고용 통계가 발표된 다음날 자신의 SNS를 통해 “5월부터 고용 상황이 매달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통계 수치를 마치 전체 고용 실상인 것처럼 왜곡함과 동시에 경제 상황을 호도하고 자화자찬하기 바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 1위로 예상될 만큼 가장 선방하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근거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8%로 상향 조정한 OECD 보고서였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다수의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OECD 보고서에서 입맛에 맞는 부분만 골라내 자화자찬식으로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전문가는 “경제와 관련된 섣부른 낙관론은 자칫 국민의 삶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깊은 우려감을 표하기도 했다.
“혈세 퍼붓기 식 일자리 정책은 최악의 고용지표 포장 위한 분식 시도”
차기 대선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도 고용시장 위기가 심화되고 민심이 요동치자 문재인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달 중순 160조원을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을 통해 1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고용노동부는 금년 중 12조원의 예산을 풀어 고용유지, 실업자 및 취약계층 생계와 일자리 지원, 실업자 재취업 등에 적극 지원한다는 대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퍼붓는 정부 일자리 대책을 두고 벌써부터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주목된다. 소주성에 기인한 각종 경제 정책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단순히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의 예산 퍼붓기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앞서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3차 추경과 한국판 뉴딜사업의 일자리계획이 부실하고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국민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청년층 대다수는 정부가 눈앞의 지지율에 급급해 노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단기 일자리 정책에만 치중하고 청년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청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찬(남·28) 씨는 “혈세 퍼붓기 식의 일자리 정책은 정부가 정책실패를 감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고용지표를 좋게 만드는 '분식고용’이나 다름없다”며 “당장 눈앞의 인기나 표만 의식한 보여주기식 정책 때문에 청년들의 고충만 날로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고용 목표만 채우기 위한 '일자리 통계 분식’에 매달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일자리 정책의 폐해를 직시하고 민간의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모든 집중과 역량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김관우(남·29)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청년들이 평생 몸담을 양질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반면 노년층에게 적합한 단기 일자리만 늘어나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아예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 이대로 가다가는 젊은층과 노년층의 대립 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고용쇼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최저임금 과속 인상, 무리한 주52시간제 도입 강행 등으로 대표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꼽고 이를 철회하지 않는 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소주성 여파로 기업 소득이 줄어들 경우 양질의 일자리 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고용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정부가 주장하는 일자리 증가는 노인 일자리 같은 단기 아르바이트 형식에 의존한 것이라 고용시장이 좋아졌다고 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며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시장을 개혁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기업의 성장에 달려 있는 셈이다”고 덧붙였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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