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와 자유
리처드 파이프스 지음/서은경 옮김/자유기업원 펴냄
자유가 없어도 어떤 형태이든 소유가 가능하지만 그 반대는 상상할 수 없다.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상정할 수 있지만 사적 재산권이 말살된 아래서 자유는 빈껍데기일 뿐이다. 온전히 인권을 보장하는 사회에서는 소유와 자유를 떼려야 뗄 수 없다. 소유는 살아있는 모든 생물의 가장 기본적이고 공통된 요소다. 하다못해 동물도 영역 표기(territoriality)를 한다. 책은 2018년 94세로 작고한 하버드대 리처드 파이프스 교수의 1999년 작 'Property and Freedom'을 번역한 것이다. 2008년 번역해 발행했던 것을 이번에 다시 자유기업원에서 냈다. 파이프스 교수는 1980년대 초 레이건 정부에서 소련과 동유럽 문제를 담당하는 안보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는데, 그 10년 후 공산주의 소련과 동유럽은 무너졌다. 책에서도 드러나지만, 공산주의 붕괴는 사적 소유를 인정하지 않은 탓에 혁신이 일어날 수 없었고 쇠락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자유와 소유가 연결돼 있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어떻게 소유가 자유를 유발했는지, 또 소유의 부재가 어떻게 전제정권을 가능하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충분하지 않았다. 책은 바로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다. 소유권에 대한 공적 보장과 개인의 자유 사이에는 긴밀한 관계가 성립한다는 저자의 가설은 맞아떨어졌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고대의 소유 개념과 제도의 발달사를 다루고 영국과 러시아의 사례를 통해 소유와 정치 사이를 분석했다. 마무리 장에서는 20세기의 전체주의에서부터 오늘날의 평등을 앞세운 복지국가에 이르기까지 소유가 침탈당하고 있는 데에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소유의 개념과 제도가 잘 발달했던 영국(미국)과 그렇지 못했던 러시아를 바라보라고 한다. 또 말한다. 현대 자유의 위기는 독재정권보다는 정부의 지원에 의존해 살아가는 평범한 동료시민으로부터 촉발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대다수 시민들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이 무엇에 기인하는지 모른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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