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넘어선 슈퍼여당 반기업쇼크에 국민밥솥 위태롭다

자유기업원 / 2020-05-26 / 조회: 10,545       스카이데일리

“수출효자 넘보는 외국자본 힘 싣는 반기업 규제…결국 국민 피해”


문재인 대통령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제회복 의지에 의구심을 품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지속적으로 ‘경제회복 총력’을 강조하곤 있지만 정작 방법론적인 측면에선 기존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코로나 이전에 이미 실패했던 정부 개입에 의한 경제 활성화 및 친노동·반기업 기조를 고집하고 있어 회의적인 목소리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경제정책 실패는 서민들의 생활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기업·시장 정책에 눈물짓는 경제인들…“노동시장 개혁 시급하다”

 

지난해 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올해 한국 경제를 전망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낡은 법과 제도 등 구조적 장벽에 가로막힌 한국경제의 현 상황을 진단하며 국회에 경제 입법을 호소한 직후였다. 현장에서 얻은 해법을 줄기차게 강조했지만 끝내 현실화되지 않은 참담함에서 나온 눈물로 해석됐다.

 

올해 코로나 사태 확산 후 다수 기업이 생사기로에 놓이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도 결국 입장을 표명했다. ‘재계의 신사’로 불리며 평소 과묵하기로 유명한 허 회장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규제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시적 규제유예 등 15대 분야, 54개 과제를 제언했다. 당시 허 회장은 “방역만큼이나 경제 분야에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번 건의에는 생존의 기로에 놓인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경제 5단체 중 기둥 역할을 맡고 있는 두 단체 수장의 발언은 규제 일변도의 정책과 마주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각종 규제가 쏟아지면서 기업 활동에 큰 차질이 생겼고 결국 전 국민의 피해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최저임금 인상 등 친노동 정책은 기업 발전을 가로 막아 신규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신규 일자리는 더욱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론 안팎에선 유연한 인력운용이 가능토록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등 친노동 정책의 부작용은 코로나 사태서 분명히 드러났다”며 “마스크 대란이 나자 정부는 예외적으로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허용해줬는데 이는 노동시간 규제라는 게 기업 활동, 나아가 국가 경제에 부담을 준다는 걸 정부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노동 정책에 따라 기업은 직원을 새로 뽑거나 해고할 때 큰 부담을 지고 있다”며 “근로자의 권익 향상은 중요하나 그에 따른 책임을 전부 기업에 돌리다보니 노동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유연성 하락은 기업 생산성 문제로 연결되고 나아가 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업 경쟁력 하락이 국가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규제 개선은 시급한 과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노동시장 유연화 등 규제개혁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22명의 경제 전문가 중 절반 이상이 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노동시장 개혁을 꼽았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57.2%가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노동시장 개혁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지목했다. 경쟁력 있는 노동시장 조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입법과제로는 ‘유연근무제 제한 완화’(45.0%),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촉진’(44.6%) 등이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최저임금제도 개편’(34.2%), ‘해고법제 경직성 완화’(32.9%), ‘기간제·파견 규제 완화’(14.4%) 등이 뒤를 이었다.

 

경영권 흔드는 경제악법에 기름 붓는 슈퍼여당…“한국기업 외국 자본에 통째 넘어갈 것”

 

친노동 정책 뿐 아니라 기업 지배력 견제수단도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쳐 결국 서민 피해를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법무부의 상법,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등을 앞세워 기업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이 중 상법엔 상장사가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 지배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3%룰’이 명시돼 있다. 3%룰은 대주주의 지나친 영향력 행사를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정을 말한다.

 

그런데 ‘3%룰’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지난 3월 경영계 요구를 담은 경제·노동 분야 40대 입법 개선과제를 국회에 제출하며 ‘3%룰’의 철폐를 촉구했다. 3%룰 때문에 정기 주주총회(주총) 등에서 안건이 통과되지 않아 시설투자·채용·신사업진출 등 기업의 굵직한 결정이 차일피일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의결정족수가 미달되는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를 들어 기업의 감사 선임이 이뤄지기 위해선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주식 25% 이상이 찬성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주주의 의결권은 최대 3%뿐이 인정이 되지 않아 소액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석률이 저조하다면 안건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3%룰’은 도입 당시부터 이러한 부작용이 끊이지 않아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섀도 보팅(Shadow Voting)’이 도입되기도 했다. 섀도보팅은 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주총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런데 문재인정부는 경영진과 대주주의 정족수 확보 수단으로 남용돼 주주총회 형식화를 유발한다며 해당 제도를 폐지해 버렸다.


부작용을 최소화 할 안정장치가 사라진 ‘3%룰’로 인해 파열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정기 주총에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한 기업은 340곳에 달한다. 전년(188곳)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20대 국회에서 3%룰 폐기를 목적으로 하는 관련법이 상정됐지만 제대로 된 찬반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공은 21대 국회로 넘어가는 셈인데 반기업 정책 기조를 강화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승리로 정작 21대 국회에선 관련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주당은 ‘집중투표제 의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집중투표제란 주총에서 이사를 뽑을 때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주주에게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선임되는 이사가 3명이라면 한 주를 가진 주주가 3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방식에 비해 소액주주들이 지지하는 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집중투표제는 의사결정의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업 경영과 관계없이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물이 이사로 선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집중투표제가 3%룰과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 기업의 경영권이 특정 집단에 넘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자칫하면 외국 투기자본에 기업 경영권이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과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에 총 7조원의 배당금과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등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엘리엇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주주제안도 모두 무산됐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됐다면 엘리엣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막대한 배당금만 챙긴 뒤 지분을 매각하고 철수했을 일이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약화시키는 악법의 개선·철폐의 시급성을 강조한다. 유정주 한경연 기업혁신팀장은 “의결권 제한 때문에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며 “의결권 제한 때문에 안건 통과가 힘든 경우가 많아 경제계는 의결권 제한 개선을 늘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 지분 대부분은 외국인 소유다”며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통과된다면 국내기업 경영권이 외국 투기자본 등에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정부는 기업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고 공정거래법, 상법 등에 포함되는 규제를 강화해 경영권 침해에 나서고 있다”며 “각종 법안과 규제를 앞세워 기업을 흔들다 보면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권이 흔들리면 장기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수 없는데 실적이 나빠지는 건 장사가 안 된다는 거고 그만큼 국가경제도 타격을 입는다는 걸 의미한다”며 “경영권 이슈로 단기적으론 주가가 상승할 수 있어도 장기적 관점에서 주가는 지속 하락할 것이며 이는 소액 주주들의 피해, 국민적 피해 등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경고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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