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성희 고려대 노동연구소 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철도노조 파업을 바라보는 양 극단의 시각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YTN 생생경제, 오랜만에 두 분 모십니다. '동창토론’의 두 분 나오셨어요. 자유기업원 최승노 원장, 고려대 김성희 교수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이하 최승노)> 네, 안녕하세요.
◆ 김성희 고려대 노동연구소 교수(이하 김성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반갑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이야기가 많아요. 사실 이 동창토론은 노동과 기업 주제에 특화된 동창 두 분과 함께하는 거라고 저희가 노동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오늘 또 현안이 터졌습니다. 파업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어요. 철도노조가 오늘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인건비 정상화와 안전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일단은 두 분 어떻게 보세요? 먼저 최승노 원장님?
◆ 최승노> 사실 지나친 감이 있어요. 왜냐하면 요즘 우리 정부가 사실 노조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노조에 우호적인 정책이나 법률 등 상당히 노조의 활동에 우호적인 활동을 제공해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공기업노조의 입장에서 연차수당, 총인건비제도, 말이 조금 어려운데, 이런 내용을 가지고서 파업까지 하겠다고 나선 것은 조금 무리한 것 아니냐. 그리고 더구나 지금과 같이 경제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인건비, 특히 임금을 더 올리겠다고 요구하는, 본격적인 인건비도 아니고, 정부가 가지고 있는 인건비 임금 구조에 관계된 규칙, 또는 지침, 이런 내용을 문제 삼아서 파업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은 지나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성희> 전임 사장, 이번 사장 말고 전임 사장 심사를 했었는데, 약속한 게 있었는데 하나도 안 지켜졌습니다. 전임 사장이 다른 불명예스럽게 퇴진을 하고 그래서 새롭게 교체된 측면도 있는데요. 사실은 철도노조가 노동조건 개선만을 위해서 하는 것은 꼭 아니고요. 적정 인원 확보와 적정 노동시간이라는 것은, 철도라는 게 시민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거잖아요. 시민의 생명 안전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서도 적정한 노동시간과 적정한 인원이 확보되어야 하는데요. 인건비 제약 때문에 인원을 안 뽑습니다. 그러면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건데 사실은 생명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는 거죠. 그런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 한다, 시민의 발로써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한 요구조건도 같이 있다는 것. 노동조건과 밀접한 문제이기 때문에 파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 김혜민> 이해한다. 지금 최승노 원장님은 지나친 감이 있다, 김성희 교수님은 이해한다고 하면서 들었던 근거들이 사실은 예전부터 이런 파업이 있을 때 찬반논란의 근거로 나왔던 얘기예요. 그 말은 변화된 게 없다는 말인데요. 제가 딱 하나, 조금 달랐던 점은 총 인건비 제도라는 말은 처음 봤어요. 총 인건비 제도라는 게 뭔지 교수님이 먼저 설명을 해주세요.
◆ 김성희> 공공부문이 방만하게 퍼주기를 하지 않도록, 방만 경영을 방지하고, 경영 효율화를 한다는 명목에서 인건비를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묶어놓고 있는데요. 경영 효율성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좋은 점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게 사실 비정규직 차별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무기계약직 전환한 사람까지 묶어 버리니까 사실은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온전한 정규직은 아니죠. 사람들 사이에, 또 자회사 소속된 사람 사이에 인건비 격차를 조장하고, 내부 갈등을 촉발하는 측면이 있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적정 인원 확보를 해야 하는데, 이 인건비 제약 때문에 인원을 뽑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원을 채우지 않고 운영되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좋은 직장인데, 그런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안 하고. 또 그로 인해서 사실 시민의 생명 안전이 위협받게 되는 거죠. 그래서 안전 운행을 위한 인원 충원까지 안 되는 이런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어서 굉장히 공공기관의 효과적인 운영, 효율적인 운영이라는 것과 안전하게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대로 한다는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함에도 후자가 완전히 살상되는 문제점들이 심각하게 노출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이게 언제부터 시행된 거예요?
◆ 김성희> 예전부터 있었고요. IMF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제도인데요. 그 이전에는 이런 제도 없어도 충분히 명령 체계에 의해서 이루어졌던 군사독재 시절의 유산이 이렇게 제도로 변형된 겁니다.
◇ 김혜민> 총 인건비 제도, 이게 매년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의 임금총액을 정하는 제도고요. 노조는 이 총 인건비가 비정상적으로 책정되어서 연차 보상이나 정률 수당 등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을 하고 있어요. 김성희 교수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고요. 최 원장님은 총 인건비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승노> 누구나 자기 씀씀이에 대해서 예산을 정하잖아요. 그래서 정부도 당연히 인건비 비중이 이 정도 쓰겠다, 라고 해서 인건비 한도를 정하는 것이죠. 정부 씀씀이가 마냥 헤퍼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노조의 주장대로 인건비 늘려 달라, 사람 더 뽑아 달라, 복리후생 늘려 달라, 이것을 다 들어주면 정부 살림이 노조를 위해서 존재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정부가 더 나은 서비스, 정부 서비스, 특히 공기업의 서비스도 효율적으로 쓰려면 이 정도 인건비로 할 수 있겠다고 하는 적정수준의 인건비를 정하는 거예요. 그런데 노조가 내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도 더 필요하고, 저런 사람도 더 필요하라, 인건비 더 쓰라, 마라. 이런 식의 요구는, 물론 노조 입장에서 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였을 때 국민의 부담,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고려한다면, 무조건 이런 것들을 다 받아주어서 늘릴 수 있다? 이것은 사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아요. 그래서 정부도 똑같습니다. 살림살이 하는 데 있어서 무조건 퍼주고, 많이 주고, 인심 쓰듯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국민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그러한 적정 한도에 있어서의 인건비 관련된 규정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노조는 그런 관련된 규정 안에서 임금에 대해서 협상을 하고 하는 그런 권리는 갖지만, 정부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인건바 관련한 지침 자체를 문제시하면서 노조가 그런 것이 마음에 안 드니까 정부의 지침 자체가 문제야, 하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방식. 이런 것은 사실 노조가 해서는 안 되는 그런 부분이라고 할 수 있죠.
◇ 김혜민> 김성희 교수님, 그러면 이 총 인건비 제도가 IMF 이후에 시작됐다고 했는데, 이 안에 물가상승률도 반영되고, 예를 들어 사회적인 합의도 반영되고 합니까?
◆ 김성희> 일방적으로 정부가 방침을 가지고 3%, 5%, 이 수준으로 딱 정해놓고 하는 것이죠.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을 합한 수치보다 조금 낮게 항상 책정되기 때문에 방만 경영을 방지한다는 측면은 있는데, 이게 프로쿠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조건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일방적인 지침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적용됩니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나 적정 인원 확보를 통해서 안전한 운행을 장담할 수 있는 그런 노동조건 체계를 갖추는 데 저해가 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죠.
◇ 김혜민> 지금 김성희 교수님은 계속해서 안전에 대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계세요. 사실 철도노조 파업의 첫 번째 특징이 공공기관의 파업이라는 거고, 두 번째는 국민들의 안전이 굉장히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업종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최승노 원장님은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곳인데 이렇게 파업을 하면 안 된다, 라고 주장하시는 거잖아요?
◆ 최승노> 그렇죠. 노조가 국민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파업부터 하겠다고 나서면 안 되는 것이죠.
◇ 김혜민> 그런데 16차례 교섭을 하기는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 최승노> 우리가 노조가 선의를 가지고서 임금을 늘리겠다는 요구를 결국 관철시키기 위해서 파업의 명분으로 국민의 안전을 이야기하는 거지, 임금을 안 올리겠다고 하면서 국민의 안전을 생각한다. 그러면 이게 파업하겠어요? 서로 양쪽이 원만하게 합의가 되어서 더 국민의 안전을 높이기 위한 합의는 얼마든지 이루어져요. 그런데 문제의 포인트는 뭐냐면 임금을 더 달라. 그런데 다른 누군가의 임금은 이런 식으로 더 올려 달라. 결국은 그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결국은 이것이 파업으로 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국민의 안전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파업이 되는 것이죠.
◇ 김혜민> 그러면 임금 인상뿐 아니라 노조에서 주장하는 건 적정 정원 확보, 또 연차 사용과 같은 휴식권, 이런 열차 안전의 필수 요소를 지금 주장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승노> 그런 것은 당연히 경영진이 늘 고민하는 사안이고요. 공기업에도 경영진이 그러한 안전이라든가, 경영 효율, 그다음에 더 나은 서비스, 혁신을 위한 고민은 경영진이 충분히 해야 되는 그러한 사안이죠. 노조가 그러한 것을 대신, 물론 하겠다고 나선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러나 우리나라 노조가 과연 그렇게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을 높이기 위해서 나서는 노조인지 한 번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 김성희> 노동조합이 아니면 그것을 지켜줄 보루는 없습니다, 사실상. 코레일 경영진도 고민을 있겠죠. 그러나 사실은 기획예산처의 잣대에 의해서 차단되기 때문에 인원 충원을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인건비 제약 때문에. 그래서 적정 인원을 확보하는 것이 계속 안 되고 있어서 문제가 되는 거죠. 사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데요. 사실 철도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갑니다. 외주화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년에 몇 차례씩 죽어 나가죠. 이렇게 외주화 시키고 이런 문제가 다 총액 인건비 제약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러한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잣대가 아니라 경영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신축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고요. 파업을 해서 이런 안전의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중요한 거고요. 그러면 임금 인상, 이런 것 때문에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임금 인상이라는 명분 없이 파업하면 불법입니다, 다. 구조조정 반대를 한다든지, 적정 인원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든지, 이런 것을 가지고는 파업이 안 됩니다. 파업했다가는 불법 파업입니다. 자기 이익만 추구하라고, 그것만 파업을 허용해놓고 그것 하면 자기 이익 추구한다고 욕하고. 아니면 시민의 생명 안전을 위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하면 그것은 불법 파업이라고 욕하게 되는 이런 것은 언제나 욕하게 되어 있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에 대한 나쁜 인상을 조장하고 있는 조건이라고 봅니다.
◆ 최승노> 그런데 노조가 진짜 파업을 해서라도 시민의 안전, 교통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나선다면 정말 이런 토론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조가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서 경영진과 협력하겠다, 이런 것을 마다할 경영진이 있을까. 그리고 그런 것을 진지하게 고민 안 할 경영진이 있을까. 이것은 사실 어느 나라도 그런 일은 없어요. 대부분의 합리적인 노조는 그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죠. 저는 그러한 것들은 얼마든지 해도 좋다. 하지만 우리 노조가 파업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무기화하는 것. 이것이 이번 사태에서도 드러나는데, 이것은 굉장히 잘못된 거다. 어느 나라도 이렇게 파업을 수시로, 아무 때나 가지고 일어나는 것. 이것은 잘못된 우리나라의 노조 관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물론 저도 제 개인적인 생각은 있지만, 두 분의 토론에서 제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는 안 할 거예요. 하지만 이런 생각은 듭니다. 시민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철도 노조원들의 안전도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그 안전에 경영진이 조금 책임을 져주고, 함께해나가야 하는 것도 의무잖아요.
◆ 최승노> 그럼요. 당연하죠.
◇ 김혜민> 그런데 만약에 그 부분이 안 된다면요?
◆ 최승노> 공무원의 안전이 더 중요합니다. 안전해야 시민의 안전도 지킬 수 있는 거죠.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겁니다.
◇ 김혜민> 그 부분에 대해서 인원도 늘려 달라, 그리고 휴식할 수 있는 권리도 해 달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 지금 심정적으로 우리 최승노 원장님 말에 동의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왜냐하면 이게 정말 공공기관이고, 교통수단과 관련된 파업은 시민들 삶에 직격탄이 오거든요. 그래서 아마 그렇게 이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저도 생각을 합니다. 김성희 교수님한테 한 가지 여쭤볼게요. 아까 최승노 원장님이 이 정권에서 노조에 굉장히 편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진보 지식인들은 그런 말을 안 하고 있거든요.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약, 안 되고 있죠? 이 부분은 어떻게 판단하세요?
◆ 김성희> 노동 존중 사회에서 노동조합의 권리를 정상화시키겠다, 라고 했는데, 정상화 안 하고 있는 게 많아서 사실 실망하고 있는 경우가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잘하고 있지는 않다. 워낙 우리나라가 반 노동적인 정권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을 정상화시키는 자체도 매우 친 노동으로 과장하고 있다는 점은 꼭 지적해 볼 필요가 있을 거고요. 정규직화 한다고 했는데, 사실은 옛날에는 기간제 계약직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게 정규직화로 포장되어서 제3의 신분을 만든 거잖아요. 그와 비슷하게 요새는 간접 고용, 하청, 협력업체 고용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한다고 했는데, 자회사로 보냅니다. 그래서 자회사의 무기계약직이 되거나 자회사의 정규직이라고 하지만, 예전의 정규직 대비 40% 임금 받는 수준이 그대로 유지되는 체계로 가고 있기 때문에 이게 과거의 '짝퉁 정규직화’ 한 것과 비슷한 모양새로 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많은 수가 빠지고 있다. 실질적인 개선이 안 되도 너무 안 됐다, 하는 점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죠.
◇ 김혜민> 최승노 원장님, 지금 김성희 교수님이 말씀하신 게 아마 최근에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분들의 문제인 것 같아요. 일단 어제 이것과 관련해서 노조와 사측이 정규직 채용을 합의했는데, 이게 지금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노총 소속만 정규직 채용이 됐고, 민주노총은 이거 안 받아들이겠다, 계속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최승노> 사실 시대의 흐름을 거구로 가는 일인데요. 국민들이 바라보는 것은 그래요. 톨게이트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직업, 공무원의 그러한 업무도 상당히 소중한 업무겠지만, 국민들이 바라보기에는 그런 일자리가 계속 빠르게 줄어가는 흐름에서 공기업이 억지로 그런 일자리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것도 문제지만, 더군다나 거기서 일하시는 분을 정규직화해서 상당히 장기적으로 일하게 만들겠다고 세금을 가져다가 공무원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도 국민으로서는 상당히 받아들이기 어렵고, 화나는 일이에요. 일이라고 하는 것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존중 받아야 가치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국민들 대다수 눈높이에서 보기에는 그런 일들은 IT 혁신에 의해서 빠르게 감소될 일이라고 판단하는 업무를 억지로 정규직화하고, 또 억지로 임금을 높여주려고 하고, 노조를 위해서 그런 사람들이 또 노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듯한 그런 흐름. 이런 것은 사실 노조를 위한 정책이지, 노동을 위한 정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노동하기 좋은 나라. 일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찬성한다. 하지만, 노조를 위한 노조 편향적인 정책, 노조가 더 힘을 갖도록 유도해주는 정책, 이런 것들은 저는 상당히 잘못된 정책이 아닌가 싶어요.
◇ 김혜민> 김성희 교수님, 이번 건이요. 한국노총 노동자들만 일단 정규직이 되는 거고, 민주노총은 계속 반발하고 있고요. 사실 이런 양상은 두 노조가 같이 많이 보여 왔는데, 자꾸 이렇게 노-노 갈등처럼 이런 문제들이 진행되는 것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성희> 문재인 정부에서 갈라치기가 여전히 계속 남아 있는데요. 대법원 판결입니다. 파업도 헌법상의 권리이고, 대법원 판결을 받은 거니까 그것을 전향적으로 해석하면 될 텐데, 최종 판결 받은 사람이나 거기서 조금 넓혀서 1심 판결을 받은 사람까지. 2015년 이전 입사자에만 적용되고, 민주노총 소속은 대부분 2015년 이후 입사자인데, 1심이 진행 중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에게는 기약이 없다는 거죠. 나중에 가서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꿀 수 있는데, 아무런 보장을 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국회에서도 지적됐지만, 이게 이번 판결이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 판결이 났으면 나머지 사람들도 똑같이 이게 직접 고용해야 하는 대상으로 판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것을 쓸 데 없이 소송하는 것은 대형 로펌의, 가장 비싼 곳에서 하고 있거든요. 사실 도로공사가 예산 낭비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것을 하지 말고 전향적으로 해야 한다는 거고요. 공무원은 아니고 공사의 비정규직이었다가 정규직된 건데요. 이 사람들 그러면 앞으로 기술 변화에 의해서 없어질 건데 왜 정규직해서 나중에 자르기 힘든 거 아니냐고 하는데. 이 사람들 연세가 50세 이상이 주축입니다. 그래서 정년까지 자연스럽게 소멸하면서 자동결제 시스템의 정착과 함께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같이 없어지면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 시기를 잘 조절해서 가면 충분히 이 사람들 해고하기 어려워서 새로운 기술 발전이 안 된다든지, 변화를 못 한다든지, 하는 문제는 안 생긴다는 점을 꼭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요.
◇ 김혜민>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문제가 되게 많은 게 얽혀 있어요. 지금 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변화하는 산업구조 속에서의 문제도 있고요. 갈라치기라고 하셨는데, 그것도 문제가 있고. 또 공공기관의 자회사, 이 문제도 있고요. 그래서 결론은 오늘 다 못 합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고요. 고려대 김성희 교수, 자유기업원 최승노 원장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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