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갈등 속 보수논객 추천으로
서점가 판매 상위권 '역주행'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가 쓴 고전 '노예의 길'이 최근 국내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며 다시 읽히고 있다. 이 책은 9월 첫 주 교보문고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 6위에 올라 있다. 이 책을 펴낸 자유기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8위까지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출간된 지 반세기가 넘은 고전이 이례적으로 '역주행'을 하며 독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 이 책은 2006년 나남출판사가 펴낸 판본은 절판됐고, 현재는 자유기업원이 지난해 4월 펴낸 판본만 팔리고 있다. 자유기업원은 '자유주의시리즈'의 일환으로 이 책을 출간했다. 자유기업원은 "과거에도 '노예의 길'은 꾸준히 판매되는 책이었다. 그런데 최근 1~2년간 판매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출판계에서는 이 책이 보수 논객들이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추천받으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5월 공병호 유튜브 '공병호TV'를 통해서 '노예의 길'이 다뤄지기도 했고,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의 유튜브 '이병태 TV'에서도 지난달 번역자인 김이석 박사가 출연해 '노예의 길'에 관한 논의를 나누기도 했다.
1944년 출간된 이 책을 통해 하이에크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일컬어 '노예의 길'이라고 했다. 이 책은 물질적 욕구에 대한 좌절을 국가권력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사람들의 시도 즉,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곧 스스로 노예의 길로 들어서는 것임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사회주의와 정부의 시장 개입을 비판함으로써 경제자유주의를 지지하고 시장경제를 옹호한 하이에크는 오스트리아학파의 대표적인 학자로 197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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