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규제완화 세계 90위의 의미
보도일 : 2003년 7월 9일
보도처 : 파이낸셜뉴스, 4면
우리나라의 시장규제 완화 정도가 세계 90위밖에 안돼 기업 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유기업원은 세계 59개 민간 연구기관들의 모임인 경제자유네트워크(EFN)가 세계 12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시장 규제완화 지수가 10점 만점에 5.2점에 그쳐 이처럼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EFN의 조사가 2001년의 통계이기는 하나 저간의 국내 기업환경을 감안할 때 올해라고 해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76개 주한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투자환경에 관한 조사결과에서도 노사관계와 불투명한 정부정책 그리고 복잡한 인허가 절차 및 행정규제 등이 기업활동의 장애 요인으로 지적된 것만 봐도 그렇다. 기업의 규제완화 문제가 어제 오늘 비롯된 것이 아닌데도 실질적 완화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음이 입증된 셈이다.
기업규제 완화를 미루는 것은 기업의 국내 투자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국내 기업마저 해외로 내쫓는 것이나 다름없다. 올해 상반기중 국내 외국인 투자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44.4%나 줄어든 26억6000만달러로 5년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이나, 국민소득 1만달러도 안되는 한국의 해외 직접투자 잔액이 10년 전 국내총생산(GDP)의 1∼2%에서 지난해 말 현재 6.5%로 급증한 것이 모두 이를 말해준다. 일본의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이 3만8000달러였던 지난 2000년 해외 투자 잔액 비중이 GDP의 5.8%였던 것에 비하면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반면,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줄어들고 있어 산업 공동화 현상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재계의 판단이다.
EFN의 조사 결과 한국의 경제 자유지수가 일본이나 대만, 노르웨이, 스웨덴과 똑같은 7.1점으로 26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유달리 시장규제 완화 항목에서 세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는 말뿐이 아닌 실질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언제 이루어 질 수 있는지 이제 그 해답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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