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경제교육 빠를수록 좋다] ② TV속 경제정보 왜곡

현대사회에서 학교 안에서 경제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매스미디어에 의한 간접 경제교육이다.
최근 들어 TV드라마 가운데 기업의 경영활동을 다룬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어린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 못할 정도다.
하지만 잘못된 내용을 가르치거나 비상식적인 행동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TV드라마 속의 잘못된 경제정보를 지적한 자료에 따르면 기업 또는 기업인의 활동을 다룬 인기 드라마에서 왜곡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TV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지난 2년 동안 저희 회사 주식 중에 10%가 넘는 주식이 최 이사님 쪽으로 넘어갔더군요."-기주(GD자동차 대표).
"저희 집에 밥숟가락이 몇 개든 제가 어느 주식을 사고 팔든 그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최 이사(GD자동차 이사).
(중략).
"선배. 최 이사가 일냈어요."-승준(GD자동차 비서실장).
"안건이 뭐야?"-기주(GD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해임건이요."-승준:(GD자동차 비서실장)
GD자동차의 경영권을 놓고 회사 대표인 기주(박신양)와 최 이사가 갈등을 벌이 는 와중에 최 이사가 소액주주 지분을 10% 이상 끌어모아 사장 해임을 안건으로 임시 주주총회를 비밀리에 소집한다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기업공시와 관련된 상법,증권거래법상 절대 불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일단 주주총회 소집은 이사회 결정 사항으로 이사 혼자서 결정할 수 없기 때문 이다.
또 최 이사가 10%의 지분을 몰래 사들인 행동도 "5%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게 될 때는 공시하도록" 규정한 관련 법 조항을 위반한 것이다.
이 드라마 외에도 다른 방송사 드라마 "그녀는 짱"에서는 이사 선임건을 주주 총회에서 의결하지 않고 대표이사가 임의대로 결정하는 장면이 묘사됐다.
또다른 방송의 드라마 "호텔리어"에서도 상장기업의 대주주가 주식을 취득하고 도 보고하지 않는 등 많은 TV드라마에서 기업활동이 잘못 묘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기업원 김정호 원장은 "경제 마인드를 갖추기 이전의 어린이들에게 TV프로그램은 학교 교육보다 더 큰 효과를 미친다"면서 "잘못된 경제지식이나 신용 불량자 등 사회문제에 대한 그른 인식을 심어주지 않도록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