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시민운동 현주소와 과제' 심포지엄 - "시민운동 성장엔 거품 많아"

자유기업원 / 2005-03-11 / 조회: 9,027       중앙일보, 6

"한국의 시민운동은 지난 10년 동안 놀라운 압축성장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장이 정치와 기업의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에 따른 것이며, 이제는 시민운동의 성공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점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주최로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민운동의 현주소와 극복 과제'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이같이 주장했다. 시민사회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는 시민사회 내부의 노력보다는 외부적 요인이 더 강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소수성을 만회하기 위한 정부가 전략적인 측면에서 이념적 공통점을 가진 시민단체에 손을 내밀고 시민단체가 정부의 우호적인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민단체는 과잉 성장의 길을 걷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민사회가 사회의 기대를 얻었을 때는 정치 권력과 기업 권력에 맞서는 다윗의 모습이었지만 영향력이 강화된 지금은 개혁 어젠다를 강요하고 전파하는 골리앗의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사회 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막고 진보주의에 치우친 시민운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그는 '뉴라이트 운동'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뉴라이트 운동은 진보가 헤게모니를 잡아온 시민운동이 다원화되는 조짐을 보여준다"면서 "뉴라이트 운동이 시민사회 안의 진보와 보수의 건강한 긴장관계를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박 교수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토론자로 나선 이창호 중앙일보 시민사회연구소 전문위원은 "시민단체가 성장한 것은 시민단체의 자체 역량이나 반사이익에 따른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잠재된 욕구 때문"이라고 맞섰다.
또한 '시민단체의 성장에 거품이 있다'는 박 교수의 입장에 대해서도 "젊은 층의 개혁 열망이 아직도 적지 않은 만큼 시민단체의 성공을 '거품'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라이트 운동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거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제2 토론자로 나선 권혁철 자유기업원 법경제실장은 시민운동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권 실장은 시민운동이 가진 문제점으로 ▶전문가 없는 아마추어 활동▶중립성 상실▶북한 정권에 대한 눈감기와 옹호활동 및 반미 활동▶시장경제에 대한 무지 또는 반감 등을 들었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시민단체가 전문성을 강화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한편 재정적 독립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단체의 활동이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틀 안에서 이뤄지고 시민생활과 밀접한 운동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명제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의 시민운동이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것은 확실하지만 한국의 시민운동이 난립하고 있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시민운동 단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시민사회의 발전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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