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세계는 지금 '기업 기살리기' 경쟁

자유기업원 / 2005-09-29 / 조회: 8,113       한국경제, A3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요즘 '기업 기(氣)살리기'가 한창이다.

기업 친화적인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 주요 국가들이 경제 성장을 독려하기 위해 친(親)기업 정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 완화에서부터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세제혜택 확대,노동시장 유연화 조치에 이르기까지 지원 내용도 다양하다.

특히 전통적으로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유럽의 변화는 주목된다.

프랑스는 에너지 바이오 등 10대 산업에 대한 적대적인 인수·합병(M&A)을 방어해 주기 위한 법안을 마련 중이다.

노조 보호 경향이 강한 독일에서는 최근 총선에서 20인 이하 기업에 대해 해고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기민련이 제1당으로 부상했다.

폴란드에서도 법인세와 부가세를 감면하겠다는 우파 정당연합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미국과 일본의 친기업 정책 강화

미국은 입법·행정부뿐만 아니라 사법부까지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방위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달 초 에너지 기업에 145억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에너지 법안에 서명했다.

또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발전소와 정유 시설에서 노후설비 교체시 값비싼 정화 장치를 설치하지 않도록 대기정화법 규정을 완화했다.

이에 앞서 행정부와 의회는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을 줬던 집단소송을 어렵게 했다.

미국 대법원도 회계법인인 아더 앤더슨이 엔론의 회계 관련 서류를 파기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결과를 뒤집어 하급심으로 되돌려 보냈다.

규제 기관의 수사권 남용을 막고 기업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9·11 총선에서 압승한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공기업 민영화와 규제 완화를 통한 실물경제 활성화에 '올인'하고 있다.

자민당은 우정공사 민영화를 통해 공무원 26만명을 줄여 작은 정부를 실현하는 한편 내년까지 1100개의 각종 규제를 풀기로 했다.

또 공공 서비스를 민간에 이양하고 재정 건전화를 위한 세제 개혁 및 사회보장 개혁도 강력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럽도 친기업 정책으로 선회

독일 대연정을 주도하고 있는 기민련의 앙겔라 메르켈 총재는 기업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20인 이하 기업의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등 친기업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민련은 또 투자를 저해하는 관료주의를 철폐하고 법인세를 낮추는 한편 10억유로의 추가 연구개발 예산을 편성하는 등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도 해고 요건 완화 등 친기업적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앞으로 독일에서는 성장 중심주의가 득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에서도 공산당 계열 민주좌파연맹 정권이 총선에서 참패하고 법과정의당(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당수)과 시민강령이 우파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정부의 개입 문제 등과 관련해 두 우파 정당 간 시각차가 있지만 실업 문제 해결이 시급해 규제 철폐,법인세 감면 등 성장 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란 게 일반적 관측이다.

또 프랑스에서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에너지·바이오 등 10대 주요 산업에 대한 외국 기업의 적대적 M&A를 억제하기 위해 법률 개정에 나서는 등 자국 업체를 위해 경영권 보호장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자유기업원 권혁철 법경제연구실장은 "세금을 많이 걷어 사회 보장을 대폭 강화하려던 국가의 정책이 실패한 경우가 많고 유럽의 강성 노조들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상생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돼 전 세계적으로 친기업주의가 득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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