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출총제·금산법 없애자”

자유기업원 / 2006-03-17 / 조회: 6,892       제일경제, 1면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출자총액제한제도나 금융산업분리 원칙을 재검토해야한다면서 발언핵심이 양극화 해소에 염두를 둔 것이어서 재계 및 경제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출총제 대상 기업의 기준일이 다음달 1일로 다가온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출종제 3개년 로드맵이 오는 12월로 만료가 되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난 2004년에 만들어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출총제 3개년 로드맵이 올 연말을 기해 종료될지, 보완 될지에 관심이 쏠리면서 출총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경련과 자유기업원은 “현 출총제는 신산업 투자와 진출을 가로 막고 있다며 지엽적인 개선보다 폐지를 포함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은 박승 총재는 15일 서울 은평구청장 초청,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출자총액제한제는 폐지돼야 하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분리 원칙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출총제는 과거 재벌횡포를 막기위해 11개 재벌에 대해 순자산의 25% 이상은 다른 기업에 출자를 못하게 하는 제도였다”며 “이제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출총제나 금산분리 원칙은 과거 양적 성장 및 부채성장 시대, 재벌의 문어발식 확장 시대에나 맞는 것”이라며 “기업의 국내 투자가 절실한 현 시점에는 이같은 제도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산업자본이 은행 주식 4%이상 보유를 금지하는 등 이 같은 제도들은 외국자본에 비해 국내 자본을 역차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출총제가 우리사회의 양극화를 조장하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경제가 생산성을 기준으로 놓고 전개되는 구조조정에서 양극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 등 업종과 중소기업·자영업·농업 등 업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4년간 가계소득이 1%씩 늘어나는 동안 기업의 소득은 50%씩 늘어났다”며 “하지만 기업의 소득이 가계로 환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출자총액제한제나 금산분리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출총제 개선이나 폐지를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

윤 위원장은 “최근 경쟁이 치열한 국제금융시장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한된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자본은 외국자본과 국내 산업자본밖에 없는데 국내 산업자본이 밉다고 해서 외국자본에 은행을 내줄 수만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 강봉균 정책위의장도 출총제 폐지 의견을 밝혔고 한덕수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관료들도 '대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출총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출총제 당초 목적은 달성된 반면 투자부진이나 신산업 진출에 대한 제약이 지속되는데다 경영권 방어까지 범위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지엽적인 개선보다는 폐지를 포함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유기업원도 “출총제를 폐지하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출총제는 경쟁을 억제하는정책이며 외국자본은 치외법권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역차별적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출총제로 인한 우호지분 확보가 어렵고 주식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KT&G의 경우처럼 경영권 방어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형식기자 hshyun@j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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