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상법 개정안 공청회 ‥ 이중대표 소송놓고 공방

자유기업원 / 2006-07-05 / 조회: 6,698       한국경제, A4면

기업의 경영권 방어보다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한 이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두고 재계와 시민단체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4일 오후 여의도 증권선물위원회 국제회의실에서 개최된 공청회에서 논란을 빚은 핵심 주제는 이중대표소송제도와 집행임원제도.이에 앞서 법무부는 모 회사의 주주가 자회사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낼 수 있는 이중대표소송제와 비등기이사를 집행임원으로 임명,회사 경영을 맡기는 대신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집행임원제도를 상법 개정안에 포함시켜 재계로부터 "경영권 간섭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날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찬형 고려대 법대 교수는 이중대표소송제에 대해 "자회사 이사의 부정행위를 억제해 모 회사 전체 주주를 보호할 수 있다"며 찬성 논리를 펼쳤다.

이에 대해 강문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전무는 "이중대표소송이 도입되면 남발될 우려가 있는 만큼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변호사도 "주주대표소송도 활성화가 안 된 현실에서 이중대표 소송을 신설한다고 해서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제도개선 없이 이중대표소송만 도입한다고 해서 경영투명성이 제고되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의 추천으로 발표자로 나선 송호창 변호사는 오히려 한 발 더 나가 다중대표소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송 변호사는 "상법상 규정된 모자회사 관계(50% 이상의 지분 소유)로는 이중대표소송을 낼 수 있는 대상이 줄어 유효성이 크게 희석된다"며 "지분율 요건을 30%로 낮추고 모회사-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다중대표소송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행임원제가 '경영권 간섭'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엄준호 리먼브러더스증권 이사는 "집행임원제로 인해 경영효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반대론을 펼쳤다.

그는 "사주의 경영권 상실로 책임경영이 어려워질 우려가 있다"며 "집행임원 역시 개개인의 책임소재가 확대될수록 보수적인 경영만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토론은 의결권 등을 제한할 수 있는 주식문제로 옮겨졌다.

재계를 대표해 토론에 나선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은 "거부권부 주식이나 임원임면권부 주식까지 허용하면서 차등의결권주 도입을 미룰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송 변호사는 "상장회사의 지배주주 일가가 비상장회사를 만든 뒤 거부권부 주식을 편법적인 경영권 상속에 이용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토론이 끝난 후에는 공청회를 찾은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질문과 비판이 쏟아졌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주제발표자와 토론자들에게 "철강업계에서는 지난 6~7개월간 인수·합병(M&A)이 많이 이뤄져왔는데 기업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상당히 제한돼 있어 어려움을 느꼈다"며 "전략적 제휴나 합자투자가 필요한 사업에서 초기 자본조달의 수단으로 더욱 다양한 주식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와 이사 간의 거래 혹은 회사와 이사의 배우자 등의 거래에 대해서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개정안의 조항도 불만의 대상이 됐다.

SK㈜ 윤리경영실의 한 관계자는 "이 조항대로라면 매일 이사회를 열어서 일상적인 거래에 대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 실정"이라며 "모든 거래에 대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지 말해 달라"고 물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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