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삼성·참여연대 ‘국회문턱 닳도록…’

자유기업원 / 2006-09-05 / 조회: 7,046       경향신문, @

국회 보좌진의 70% 이상이 정책결정 및 입법 등을 추진하면서 관련 기업이나 단체 등과 연간 10번 이상 로비성 접촉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중에선 삼성, 이익단체 중에선 건설협회의 로비 활동이 가장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지난 한달간 우리당 소속 보좌진 106명을 대상으로 국회 로비실태를 조사해 1일 공개한 결과다.

◇국회 로비도 역시 ‘삼성’=국내의 특정기업이나 기관, 단체 등이 국회 정책결정 및 입법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국회의원 및 보좌진과 접촉한 횟수(연간기준)는 ‘10회 이상’이 74%를 차지했다. 외국기관에 의한 접촉은 ‘10회 미만’이 96%로,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이 로비가 들어온 곳으로 보좌진은 삼성을 꼽았다. 그외 SK, 현대, 대우, 두산 등도 로비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KTF·KT 등 통신회사와 기업은행·수출입은행·산업은행 등 은행권에서도 로비가 많이 들어온다고 보좌진은 답했다. 직능단체 쪽에선 건설협회가 가장 많았으며 경총, 전경련, 의사협회, 한의사회, 약사회 등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단체로 조사됐다.

주로 로비의 표적이 되는 상임위로 응답자의 55%가 건교위라고 답했고, 재경위가 뒤를 이어 이해관계가 많은 곳일수록 관련 단체의 로비가 활발함을 보여줬다.

◇7명 중 1명은 불법성 사례도 받아=로비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 전달 방식으로는 ‘직접 방문·전화·메일’ 등 직접적 방법이 53%로 가장 많았다. 또 국회를 대상으로 입법과정에 영향을 주기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96%가 소속 기관·단체의 대표 또는 직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례나 접대, 향응 등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받은 적이 없다’가 56%, ‘있다’는 응답이 44%였다. 사례의 유형으로는 물질적 사례가 아닌 감사인사(61%)와 후원금(24%) 등 합법적인 것이 전체의 85%였다. 반면 물질적 사례나 향응 제공, 선거지원 약속 등 불법의 소지가 있는 사례도 15%나 됐다.

‘불법적 로비활동으로 볼 수 있는 유형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보좌진은 술 접대 등 향응 제공(33%), 금품 제공(26%), 청탁 및 외부 압력(26%), 식사자리 마련(7%) 등이라고 답했다. 실제 정책이나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로비활동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선 전체의 81%가 ‘20~40%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고, 이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으로는 ‘국민적 필요 및 요구’ ‘국가 정책 방향’ ‘소속 정당의 방향’ 등이라고 밝혔다.

◇로비활동의 양성화 필요=로비스트 활동이 합법화될 경우 로비스트로 활동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36%가 ‘의사가 있다’, 64%가 ‘없다’고 답했다. 로비스트로 활동할 의지가 있다고 답변한 보좌진은 그 목적으로 공익 실현(45%), 생계유지(30%), 자아실현(14%) 등을 꼽았다.

로비스트를 합법화하기 위한 법안의 필요 여부에 대해 56%가 ‘반드시 필요하다’, 29%가 ‘필요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해, 전체의 85%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67%는 로비스트 활동이 투명화된다면 부정부패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53%는 전반적인 로비 활동의 투명성이 보장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은영 의원은 “최근 사행성 게임사업을 둘러싼 갖가지 로비의혹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음성적인 로비활동을 양성화, 투명화하는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의원은 로비스트의 등록과 활동 공개를 의무화하는 대신 불법 로비활동에 대한 처벌·규제를 엄격히 규정한 ‘로비활동 공개 및 로비스트 등록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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