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근로자 지방의원..무급휴직 논란

자유기업원 / 2006-12-04 / 조회: 6,521       연합뉴스, @


'민생정치 활성화' 라는 지방자치제 시행 취지에 따라 일반 급여생활자의 지방의회 진출이 확대 양상을 보이면서 이들의 의회활동 기간 무급휴직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기초의원에 당선된 자사 소속 직원에 대해 창원공단 내 한 기업이 휴직처리를 해주지 않자 해당 의원이 회사 방침에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경우에 해당하는 지역 내 다른 의원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휴직 처 리를 받아 의정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아울러 해당 기업도 직원의 의회 진출에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 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일 경남지역 정가에 따르면 올해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회사원 출신은 모 두 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정당별로는 민주노동당과 무소속이 각각 4명과 1명이며 소속의회 별로는 거제시 의회가 3명으로 가장 많고 경남도의회와 창원시의회 1명씩이다.

이 가운데 현재 소속 회사로부터 휴직처리를 받지 못한 이종수(민노.43) 창원시 의원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자청, 회사 측이 자신에 대해 무급휴직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의회 회기와 의정활동 등으로 회사근무 기간이 실질 적으로는 40일에 불과, 근무와 시의원직 병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공 민권 행사를 위한 무급 휴직은 근로기준법에 보장돼 있는데도 회사는 이를 무시한 채 내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은 "공민권 행사를 인정하지만 의정 활동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4년 모두를 휴직하겠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최근 이 의원 등과 면담, 휴직의 성격과 기간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논의하기로 했다"고 해 명했다.

이처럼 4기째를 맞은 지방의회에 근로자 출신 인사의 출현이 가시화되면서 이들 의 적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관련 각계는 이러한 추세를 대체 로 '인정하고 따르자'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김해연 경남도의원과 이행규.한기수 거제시의원 등 3명의 지방의원을 배출한 한 기업은 "회사 소속 의원들이 시.도정 활동 과정에서 회사에 대한 외부의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노사 양측 모두 의정활동을 위한 무급 휴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이어 "회사에서 급여를 받으면서 의정활동을 하는 것에는 문제의 소 지가 있으나 무급휴직 상태에서 지역에 봉사하는 행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고 덧붙였다.
김해연(민노) 거제시의원은 "회사 일과 의정활동을 병행하느라 힘들었지만 회사 에서 무급휴직 처리를 해 줬기 때문에 의회 진출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기수(민노) 거제시의원도 "시의원 당선 후 무급휴직 상태로 전환되면서 의회 진출 전에 비해 생계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회사가 공무 휴직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데다 무급 휴직상태에서 활동을 하니 직장 으로부터도 자유로워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근로자 출신 지방의원에 대한 관련 당사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노동계와 재계, 행정당국은 각기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태일 교육선전국장은 "노동자가 정치활동을 하려면 기본적 인 생계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근로자 출신 의원에 대해 의정활동 중 급여수 령을 막는 것은 개인사업가 출신 등 다른 의원들이 활동 중 의원 급여 외 소득을 얻 는 것과도 형평성 차원에서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유기업원 최승노 박사는 그러나 "노동단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해당 단체 조합원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마땅하며 기업에서 급여를 받으려는 것은 잘못된 관행" 이라면서 "지방의회에 진출한 근로자는 원 소속 기업과의 관계를 끊고 나서 정치활 동을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경남 창원시청의 한 관계자도 "지방의원과 근로자의 겸직은 지방의회 유급제의 취지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의정활동에 내실을 기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근 로자로서도 회사 업무에 충실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겸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영만.이정훈.고준구.진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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