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외자유치 대국을

자유기업원 / 2007-01-03 / 조회: 5,914       아시아경제, 6면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가난했던 국가다. 그러나 1990대 이후 글로벌 기업인 MS, 구글, 델, 화이자, 오라클 등이 앞다퉈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일랜드가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내린 법인세율 인하 조치가 선진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리트머스' 역할을 한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에선 국내 기업들의 '탈(脫) 코리아'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노동력이 유연하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중국, 베트남, 인도 등을 글로벌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는 것이다. '기업 천국'의 조건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승철 전경련 상무는 "기업이 잘 되면 고용이 촉진되고 이는 곧 나라경제와 직결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다"면서 "특히 기업 천국의 전제 조건인 법인세율 인하와 규제가 완화된다면 탈 코리아릮 방지는 물론 외국기업 유치까지 불러올 수 있는 이중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천국 선결 과제… 법인세 인하
선진 국가들은 일찍부터 기업 경쟁력 강화와 투자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룩셈부르크와 노르웨이는 1980년대 법인세를 인하했으며 스위스는 신설기업의 경우 최장 10년간 법인세와 자본소득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아일랜드는 2000년 24%에서 12.5%로 유럽내 최저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2002년에는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하면 사회보장세를 2년간 면제해주고 있다.
아일랜드 국민이 받는 임금총액의 55% 이상이 외국기업에서 나오고 있다. 전체 제조업 고용 인구 10명 중 4명 가량이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고 있을 정도다. 이 결과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스위스는 각각 1988년, 1987년, 1986년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했다. 아이랜드도 1996년에 2만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반면 우리나라의 제주특별자치도는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법인세 인하를 요구했지만 중앙부처의 반대로 무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법인세율을 인하할 경우 정부세가가 줄어들고 국내 기업이 제주도로 몰려 경제교란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영업이익 1억원이상 기업에 부과하는 국내 법인세는 25%로 홍콩 17.5%, 싱가포르 20%, 아일랜드 12.5%, 상해 푸동 15%보다 높다.
자유기업원 박양균 선임연구원은 "국내외 기업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각 국이 법인세율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특히 이러한 현상은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국가에도 확산되는 만큼 국내도 투자유치를 가로막는 법인세 인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각종 규제도 완화돼야
최근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 합병후 독과점 여부를 판단했던 '시장점유율 35%' 기준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업 합병심사 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국제경쟁 시대에 맞춰 합병을 쉽게 해야한다는 기업측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각종 규제가 기업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지만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규제로 삼익악기가 영창악기를 흡수하지 못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안타깝다"면서 "삼익악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80%이상 이라고 하지만 세계시장으로 봤을 때는 미미한 것을 공정위는 간과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시대에 맞게 규제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완화되긴 했지만 출자총액제한제도,금융산업구조개선법, 이중대표소송제 등도 여전히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
13조5000억원을 투자해 6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수 있는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도 규제로 늦어지고 있다.
수도권 규제로 경기도 내 투자를 못해 잠자는 돈이 55조원으로 4만3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박양균 선임연구원은 "기업 천국을 만드는 방법은 투자를 하기 위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모이는 나라의 경제정책을 거울 삼으면 된다"면서 "정부는 기업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여 새해에는 일관된 정책성을 보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미기자 ytm3040@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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