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자유기업원 창립 10돌 세미나

자유기업원 / 2007-04-10 / 조회: 5,901       헤럴드경제, 3면

“정부 牧民태도 버리고 事民취해야”
“기업 자유의지가 경제성장 이끌어”

“정부, 이제 책임과 권한을 시장과 국민에게 맡겨야 할 때다.”

자유주의 싱크탱크인 자유기업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한국의 자유주의’를 주제로 10일 오후 조선호텔에서 기념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를 앞두고 사전배포된 자료에서 주제 발표자들은 “우리 정부도 이제 국민을 양떼처럼 생각해 모든 문제를 정부가 풀어야 한다는 목민(牧民)의 태도를 버리고 국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의미에서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는 사민(事民)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자유주의’를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한 나라의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과 국민의 경제하려는 의지”라며 “과거 한국의 고도성장도 결국, 기업과 국민이 경제생활에 강한 의욕을 갖고 ‘잘살아 보세’ 이데올로기를 추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중남미와 달리) 박정희 정부의 경제 개입이 차별화에 반하는 재분배 위주가 아니라 기업을 지원하고 독려하는 ‘시장친화적’ 형태로 이뤄진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단지 정부가 주도했기 때문에 한국이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한강의 기적’이 박정희식 성장모델의 성과물로 평가받는 것은 기업의 활동영역인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인 반면, 정부는 보이는 손(visible hand)의 대표적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한국의 자유주의는 발전하고 있는가’라는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에 대해 “진보건 보수건 사람들이 ‘좋은 삶’에 대한 각자의 판단에 따라 외부의 간섭과 보호를 받지 않고 자신들의 생활을 설계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정치적 이상인 반면 민주화 이후 집권한 진보세력들의 형태는 그와 달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에 ‘정치적 도덕주의’가 유행하면서 치료사 노릇하는 국가, 역사를 바로잡는 국가, 정의를 설교하는 국가라는 독특한 정치시스템이 탄생했다”며 “이런 성향은 결국 자유와 자율의 가치를 평가절하한다는 점에서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인 복거일 씨는 ‘자유주의의 진화와 미래’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엄혹했던 근세사의 영향 아래 개인의 자유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민족사회주의’가 여전히 득세하고 있다”면서 “그런 ‘불의’는 현실적으로 재산권과 법의 지배에 대한 근본적 침해를 낳기 때문에 비효율과 압제를 불러오고 궁극적으로 평등의 이상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정호 원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늘고 있지만, 한국의 자유주의의 발전을 위해서는 직업적 자유주의자가 더 늘어나고, 대중적 지지기반을 넓혀야 한다”면서 “자유기업원이 이를 위해 앞장 설 것”이라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자유기업원은 1997년 전경련 산하기관인 재단법인 자유기업센터로 출발, 2000년 자발적 기부금 모금을 통해 한국 최초의 독립적 싱크탱크로 거듭났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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