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박태견 칼럼]“싹 풀어” 신드럼이 몰고올 재앙(박태견 2009.08.12)

자유기업원 / 2009-08-12 / 조회: 2,866       내일신문

“싹 풀어” 신드럼이 몰고올 재앙

“싹 풀어!”
요즘 이명박 정부가 내보내는 일관된 메시지다.
정부는 지금 두가지를 경쟁적으로 풀려 하고 있다. 하나는 ‘규제’이고, 다른 하나는 ‘재정’이다.
우선 요즘 “규제 싹 풀어”가 장난이 아니다. 지난 11일 국무회의는 교과서 값을 출판사가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럴 경우 교과서 값은 급등할 것이란 게 출판업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국무회의에선 교과서 공동발행제도 폐지했다. 출판사 실력대로 맘껏 교과서를 만들어 입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덩치 작은 중소형 출판사들은 앞으로 교과서시장에 뛰어들 생각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대형출판사에겐 낭보이나, 학부모와 중소 출판업자들은 열불받게 하는 소식일 수밖에 없다.
전날인 10일에는 안경점과 이-미용실 주인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 주최로 해운업과 안경업, 이·미용업에 대한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경사회협회·미용사협회 소속 회원 500여명이 토론회 진행을 막아 무산됐다.

안경점, 이·미용실 주인 반발
현행법에 따르면 안경점과 이·미용업소는 면허증을 취득한 개인이 1곳의 업소만을 개설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기업이 면허를 갖고 있는 사람을 고용해 다수의 업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이 안경업, 이·미용업에도 뛰어들게 하겠다는 것. 그러면 ‘값싸고 양질의 서비스’가 가능해지리라는 것. 가뜩이나 불황으로 허덕이던 안경점, 이·미용소 주인들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온 것도 이해가는 일이다.
공정위 논리는 해당업종 상인들은 물론, 보건복지부조차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대표적 서민업종인 안경점과 이·미용업소에까지 기업진출을 허용하면 서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를 밀어붙이고 있다.
또하나의 “싹 풀어”가 있다. 다름아닌 ‘재정’이다.
한나라당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최근 “지금 재정 포퓰리즘이 너무 세게 나가는 것 아니냐”며 이명박 정부에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보수연구기관인 자유기업원도 “방만한 재정 경기부양책이 도리어 경제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란 경고를 하고 있다.
지금 정부여당은 4대강 사업 예산에 몰빵을 하다시피하면서 기존의 민생예산, 지역SOC예산이 큰 폭으로 깎여 나가면서 말 그대로 난리법석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러다간 다음 선거때 다 죽는다”며 노골적인 항명사태를 벌이고, 지자체들도 연일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블랙 코미디는 이런 마당에 한쪽에선 재정을 펑펑 쏟아내는 ‘선심성 정책’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한 예로 최근 정부여당은 막대한 재원이 소요될 유치원 무상교육을 추진중이다. 무상교육을 할 수 있으면 당연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돈이다.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예산 여력이 있으면…”이라며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한나라당 등은 “돈 걱정은 정부가 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블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가뜩이나 급속 악화되고 있는 재정에 대한 걱정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요즘 논란을 빚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만 해도 그렇다. 당초 정부는 한곳만 선정해 5조6천억원을 쏟아부을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단지 신청을 한 10개 지역에서 온갖 압력이 쏟아져들어오자 두곳을 선정했다. 한정된 재원이 분산돼 집중효과가 소멸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보건복지부장관은 “예산을 늘리면 된다”고 답했다. 일개 장관이 자기 맘대로 수조원 정도는 쉽게 늘릴 수 있다는 식이다.

재정걱정 조금도 하지 않아
이러다 보니 이한구 의원이 ‘재정 포퓰리즘’이란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것도 이해가는 일이다. 사실상 지금 우리나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는 재정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고 한푼이라도 더 갔다 쓰겠다는 심보다. 한 예로 말 많은 4대강 사업 소요예산을 얼마 전 지자체들로부터 제출받았더니, 무려 98조3천억원을 요구했다. 중앙정부가 책정한 22조원보다 4배나 많은 액수다. 4대강 예산은 ‘눈먼 돈’이란 인식이 깔려있기에 가능한 탐욕적 예산 요구였다.
지금 ‘싹 풀어’드라이브는 심상찮은 민심 이반을 예고하고 있다. ‘싹 풀어’드라이브를 걸다간 십수년전 선거때 맹위를 떨쳤던 ‘싹 바꿔’란 노래가 다시 유세장을 울릴 것이란 얘기도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요즘 정부여당은 ‘정권 재창출’엔 거의 관심이 없어보인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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