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Hi CEO 경영교실]나이트클럽 `물관리` 왜 할까?…`폭탄` 걸러내 시장실패 막죠!

자유기업원 / 2010-08-20 / 조회: 1,787       한국경제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나이트클럽 ‘물 관리‘ 의 경제학

나이트클럽을 찾는 사람들은 어떤 가치를 좇을까. 좋은 술도, 화려한 조명도 아니다. 그들이 찾은 진정한 가치는 바로 ‘물‘ 이다.

강남의 잘나가는 나이트클럽에 가보신 적이 있습니까? 문 앞까지는 갔을지언정 들어가지는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문 앞에는 대개 험상궂은 경비원들이 버티고 서 있기 때문이지요. 흔히 말하는 ‘물 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남자는 젊고 잘 생기고 돈 좀 있어 보이는 사람을 고르고,여자는 소위 ‘S라인 미녀‘들만 골라서 입장시키는 것을 ‘물 관리‘라고 부릅니다. 나이트클럽들의 물 관리는 이른바 시장의 실패라는 것에 대해서 시장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는지 잘 보여줍니다. 물 관리를 안 하면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나이트클럽 산업 자체가 크질 못합니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 시장 실패 예방하는 자격심사

남자든 여자든 나이트클럽에서 자기보다 멋진 파트너를 만나고 싶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 없는 사람은 어디든 별 생각 없이 들어가겠지만,소위 ‘킹카‘들은 ‘폭탄‘들이 오는 곳에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결과는 뭘까요. 시장의 실종입니다. ‘킹카‘가 오지 않으니까 나이트클럽은 ‘폭탄‘들로만 채워집니다. 그런 나이트클럽에는 ‘폭탄‘들도 가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나이트클럽 시장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경제학에서는 ‘해로운 선택‘이라고 부릅니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대표적 사례죠.이런 일은 보험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사고율이 낮은 우수 고객은 보험에서 탈퇴하고 사고율이 높은 피보험자들만 남게 된다면 보험회사는 결국 문을 닫고 말겠죠.

그러나 장사꾼들은 가만히 앉아서 시장실패를 보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나이트클럽 주인은 ‘물 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의 해로운 선택을 피해 나갑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격을 가진 사람만 입장시킴으로써 모든 입장객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파트너를 만날 수 있게 보장하고,그 대가로 높은 가격을 받는 것입니다. 소비자들이 자기보다 잘난 사람과 같이 지내고 싶어 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이런 물 관리 방식이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좋은 골프클럽들은 예전부터 회원을 받을 때 자격을 심사해왔습니다. 돈만으로는 안 되고,품위도 있어야 자격이 된다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거기에 끼지 못하는 사람은 서글퍼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자격 같은 것 따지지 않고 아무나 받아 주는 성인나이트들도 많은 데 굳이 경비원들의 냉대를 받으며 물 좋은 곳을 기웃거릴 필요가 있습니까. 한 달에 5만원이면 갈 수 있는 헬스클럽도 많습니다. 물 관리를 하는 곳이 생기는 반면 잘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곳 역시 생겨나는 것이 자유시장의 묘미입니다.


 

증권시장도 철저히 물 관리를 하는 곳입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문 앞의 ‘기도‘이고 상장 규칙은 기업 중에서 ‘킹카‘를 골라내는 기준인 셈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증권시장은 ‘킹카‘만을 위한 시장일 뿐 성인나이트클럽 같은 출구가 없습니다. 정부가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에 ‘킹카‘들만을 위한 시장을 독점시키고 있기 때문에,실적이 부진하고 규모가 작은 기업의 주식을 상장할 시장이 생겨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나이트클럽이 그렇듯이 증권거래소 설립을 자율화해 뱁새 기업들도 주식을 팔 수 있는 시장이 생겨나길 기대해봅니다.

# 시장경제 잘 하면 잘 산다

그런데 이 ‘시장‘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처럼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먼저 생각나게 마련입니다. 한데 시장엔 그보다 더 넓고 심오한 뜻이 담겨 있습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뿐 아니라,자발적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 자체를 시장이라고 합니다. 시장경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저도 자발적 결정으로 하고 있고,신문을 보거나 강의를 듣는 분들도 강압 없이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행하고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상황,그 자체가 바로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시장경제 체제란 무엇일까요.

국민 각자에게 경제활동의 자유를 허용하되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게 하는 체제.각자가 번 것은 각자의 것으로 인정해 주는 체제.그것이 시장경제 체제입니다. 여기서 경제활동의 자유란 쉽게 말해 장사할 수 있는 자유입니다.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사람과 사고팔 수 있는 자유 말이죠.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과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자유로운 시장경제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시장경제란 사유재산과 경제활동의 자유,개방을 특징으로 합니다.

그렇다면 시장경제 체제는 그렇지 않은 체제보다 경제력 면에서 앞설까요? 결론은 ‘그렇다‘입니다. 경제자유네트워크에서 매년 130개국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가 이를 증명합니다. 2004년 기준으로 경제자유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홍콩이고 그 뒤를 싱가포르,뉴질랜드,스위스,미국이 따르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짐바브웨,미얀마,나이지리아가 가장 낮은 나라들로 꼽혔습니다. 한국은 35위입니다.

경제자유지수와 1인당 국민소득 간의 관계에서도 가장 자유로운 30개 국가의 평균소득은 2만4402달러,그 다음 30개 국가의 평균은 1만360달러,경제자유가 가장 낮은 30여개 국가의 소득 평균은 2998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시장경제를 잘 하는 나라일수록 국민들이 잘 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시장경제를 도입한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방이었습니다. 1950년대에 광목을 수출한다니까 다들 국부(國富)를 유출하는 매국행위라며 펄쩍 뛰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수출주도전략을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개방이 이뤄집니다. 재산권을 보장해준 것도 중요했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도록 하자 모두 땀 흘려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유재산제도가 정착하게 됐고,그것이 국민들로 하여금 열심히 일하게 만들었습니다.

경제개발계획 때문에 경제가 성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세계적 추세를 보면 압니다. 당시 신흥독립국 모두가 경제개발계획을 추진했지만 성공한 나라는 몇 안 됐습니다.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4마리 용‘만 살아 남았죠.왜 그랬을까요. 모두 수출에 열심이었고 지도자가 청렴했습니다. 수출은 개방을 뜻하고,청렴은 국민의 재산권을 잘 보호했음을 뜻합니다. 시장경제가 곧 풍요를 가져다준 것이죠.

가정에서도 시장경제를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부부가 비상금이라는 명목으로 각각 뒷돈을 챙기기보다는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돈주머니를 개방하고 각자의 재산을 인정하고 보호해주는 것,정말 멋지지 않을까요.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미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숭실대 법학 박사 △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주임연구원,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 △저서=‘블라디보스토크의 해운대행 버스‘ ‘왜 우리는 비싼 땅에서 비좁게 살까‘ ‘땅은 사유재산이다‘ 등 chunghokim@hotmail.com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 HiCEO는…

HiCEO(hiceo.co.kr)는 한국경제신문이 만든 경영자 대상 온라인 교육 서비스다. 2007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현재 3300여개의 영상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경영,리더십,재테크,문화 등 7개 채널 100여개 코너를 운영하고 있으며,각 분야 최고 강사진 200여명이 시의적절한 지식정보를 전달한다. 콘텐츠당 10분 내외의 영상 및 교재로 구성돼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대우조선해양 등의 단체와 기업,공공기관 리더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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