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지방정부에 중앙 권한 대폭 이양해야"

"지방정부에 중앙 권한 대폭 이양해야"
 
■ 자유기업원 ‘행정기관 역할 분담‘ 보고서 발표
 

주민 서비스 강화 차원 지자체 중요성 강조

주민들의 선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권한이 지방에 과감히 이양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장경제 전문 연구기관인 자유기업원(원장 김정호)은 27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과 기능‘ 보고서를 발표하고, "주민들이 사적재에 대해 서로 다른 선호가 있듯이 공공재에 대해서도 상이한 선호를 갖고 있다"며 "주민의 선호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 강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분담과 관련, ‘자본 집약적 서비스‘나 넓은 지역에 걸쳐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큰 정부 단위가 공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노동 집약적 공공 서비스‘나 대면 관계가 서비스 질에 현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대적으로 작은 정부 단위가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교육이라도 초·중등 교육은 기초단체가 맡고 대학 및 전문대학 교육은 광역단체가 맡는 것이 더 낫다고 보고서는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에 따르면 국방·외교·사법과 같은 전국민적인 관심사는 중앙정부가 맡고, 상하수도, 병원, 공항 및 운송시설, 전력생산, 대기오염 통제, 대학 및 전문대학 등 지역의 선호가 동질적인 업무는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맡으며, 초·중등교육, 경찰, 소방, 도서관, 쓰레기 수거, 거리 정비 등 지역별 선호가 이질적이거나 노동집약적인 업무는 기초 지차체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과세도 편익 과세 원칙을 준수해 사용자 요금(user charge)과 사용자 세금(user tax)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공항 시설을 이용한 대가는 항공 승객이 내고 수도료는 수도 이용자가 지불하는 것이 타당하지 일반세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더 나은 쓰레기 수거, 거리 청소, 제설 등을 원한다면 추가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보고서는 공공 조직은 시민 고객들의 서비스 선호에 따라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무원들의 성과도 그들의 권고와 실행이 실제적으로 시민 고객들의 복리를 향상시키는지 여부에 의해 판단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이는 공공 서비스가 아닌 공공 착취가 될 수 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경성대 황수연(행정학과) 교수는 "이 모든 논의의 전제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로부터의 진정한 자치 권한을 위임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방정부 단위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느냐 마느냐는 법적인 제한이 아닌 오로지 효율과 대응성의 관점에서 결정되어야 하며, 업무 수행에 대한 재원 확보 권한이 있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업무 수행을 위한 조직 구성 및 인사 권한이 충족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