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살아있는 운동권 화석들, 공짜 밥에 자유 팔다

자유기업원 / 2011-08-20 / 조회: 1,529       뉴데일리

최근 캐나다를 방문, 10년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캐나다 기자와 맥주 한 잔을 한 적이 있다. 이 친구는 기자, 작가, 사회운동가 등 여러 캐나다 친구들을 함께 데리고 나왔으며, 과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이야기를 안주 삼아 즐겁게 대화했다.

 필자가 한국에서의 무상급식 논란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필자는 이 캐나다 기자를 무상급식 찬성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 친구는 미국 보수주의 진영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이른바 ‘미국식 리버럴’이었으며 필자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복지국가에서는 으레 무상급식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으로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무상급식을 실시하지 않고 있었으며, 스스로 ‘진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 캐나다 기자 친구도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것이었다. 아니 함께 자리를 같이 한 캐나다 진보적 지식인들은 무상급식이란 개념 자체에 경악하고 있었다.

무상급식 개념에 경악한 캐나다의 진보적 지식인들 

오히려 당황한 것은 필자였다. 이들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이유는 정부의 재정능력과 같은 지엽적(?) 문제가 아니었다.

“무상급식? 그런 전체주의적 발상이 자유 대한민국에서 가능해?” 필자의 서툰 영어 때문에, 필자가 잘못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이날 함께 자리한 캐나다 진보 지식인들은 필자를 취재(혹은 취조)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필자도 이들의 관점을 처음에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애초에 다른 발상법을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것은 대화가 상당히 진행된 다음이었다. 이들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이유는, 아니 무상급식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선택의 자유’, ‘개인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아니 어떻게 정부 혹은 학교 당국이 일률적으로 학생들의 식탁을 결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며, 아니 돼지고기 자체를 먹지 않는 학생도 있을 것인데, 메뉴는 누가 정하느냐”는 것이었다.

 “학생들의 다양한 입맛과 요구를 무시하고 어떻게 획일적(혹은 전체주의적) 식탁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들은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들에게 무상 공동급식이란 아프리카나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것이었지, K-Pop의 국가이자, G20 의장국 역할을 했던 대한민국에서 나올 수 있는 발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들과의 대화는 필자가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이야기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2002년의 일이었다. 약 10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와 옛 ‘동지’들과 회포를 나눌 때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서로의 생각을 서로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솔직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었을 때였다. 필자는 필자대로 ‘세월이 흘렀으니, 철이 들지 못했더라면 때라도 묻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 옛 친구들은 그들 나름대로 필자가 먹고 살기 위해 조선일보에서 일을 했지만, 그래도 무엇이 올바른지에 대해서는 그들과 생각을 함께 한다고 믿고 있었던 때였다.

 전교조 활동가로 일하는 한 친구가 이야기했다. “소부르조아 가족제도 철폐와 사회적 공동 식탁제로 가기 위한 핵심 중간고리로서 무상급식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솔직히 당황했다. 아직도 저런 화석이 존재한다니! 1980년대 숙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구 쏟아내던 이념을 지금도 저렇게 순결(?)하게 지키고 있다니!

 그러나 문제는 화석이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것이 아니라, 영화 ‘주라기 공원’에서처럼 생명을 얻어 부활돼 우리의 자녀들의 뇌수에 ‘원시공산사회’를 이상향으로 주입시키고 있는 위험한 현실이었다. 그렇다! 이 대화를 잊고 있었다. 이번 무상급식 문제는 단순히 국가 재정이 무상급식을 허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사회적 공동 식탁제’로 나가려는 전체주의자들과 이러한 ‘노예로의 길’을 거부하는 자유민 간의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투쟁인 것이다.

살아 있는 운동권 ‘화석’들, 그들의 무상급식 논의

물론 자유는 소중한 만큼 또 향유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아무나 자유를 즐길 수는 없는 것이 객관적 현실이기도 하다. 한 줌의 빵도 얻을 수 없는 자들이 자유를 이야기한다면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자유로부터의 도피’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는 국가는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싸구려 점심에 ‘자유’를 팔아먹으려 하다니.

 구약성경에서 에서가 팥죽 한 그릇에 장자권을 팔아넘긴 어리석음과 무엇이 다를까. 국가나 사회가 보호해 주어야 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점심 한 끼를 못 먹는 결식아동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와 전체 학생들의 문제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오히려 전체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교훈은 “공짜 점심은 없다”는 자유주의 경제학적 관점인 것이다.

 서울에 돌아와서 서재를 살펴보니, 한 구석에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는 책이 한 권 있었다. 밀튼 프리드먼 부부가 함께 쓴, ‘선택할 자유’였다.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읽어 보았다. ‘자유와 경제와의 관계에 대한 고전적 탐구’라는 이 책의 부제가 이미 잘 지적하고 있는 바처럼, 문제는 ‘자유’였다. 그러한 자유를 포기하는 순간, 경제적 번영도 사라지며, 우리는 하이에크가 경고한 것처럼, ‘노예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이 책은 번역돼 자유기업원에서 출판됐다. 그런데 아뿔사! 절판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출판되지도 않고 겨우 출판됐다 하더라도, 잘 팔리지 않아 절판되면 새로 찍지 않는 것이 보수 혹은 고전적 자유주의 진영 출판계 현실이다.

참! 이 책의 모태가 된 같은 이름의 TV 시리즈물이 있다. 그리고 이 시리즈물도 번역돼 있다. 책을 읽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선택할 자유’ 비디오 테이프나 CD를 구입해서 TV나 컴퓨터로 봐도 좋을 것이다. (미래한국)

황성준 미래한국 편집위원/전 조선일보 모스크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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