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허창수 "대기업 앞으로 반성하고 잘하겠다"

자유기업원 / 2011-08-18 / 조회: 1,357       매일경제


1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대기업 사회적 책임" 공청회에 참석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의견을 듣는 공청회'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청문회'였다. 17일 열린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공청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처음부터 단단히 작심하고 나왔다. '대기업 때리기'는 이날 공청회 중 시종일관 매섭게 이어졌다.

특히 이날 집중적인 공격을 받은 대상은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었다. 그는 16일 오후 해외 비즈니스를 이유로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1시 59분께 모습을 보였다. 회의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미처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도착하자마자 여야 국회의원들의 속사포 같은 질문 공세가 쏟아지자 허 회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GS그룹 내의 수탁기업협의회에 관한 질문에 대해선 용어 자체를 몰라 허둥대다가 보좌진이 '협력업체'라는 귀띔을 하자 그제서야 답변을 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이날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 영역 침범 비판에 대해 "중소기업 사업을 대기업이 해선 안 된다는 여론도 있고, 우리가 자중자애하자는 얘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예봉을 피해갔다.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 발전'을 강조하는 등 양극화 현실에서 대기업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 이날 공청회가 개최된 탓에 사실상 청문회나 진배없는 분위기였다. 최연희 무소속 의원은 "하는 것을 보면 대기업들이 이윤추구에만 집착하다 보니 (상생에는)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이 재계 주요 인사들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김동선 중소기업청장,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주요 발언록.

-이화수 의원(한나라당)=대기업들이 사흘에 하나꼴로 회사를 사들이고 있다. 그러고도 대ㆍ중소기업 상생을 얘기할 수 있나.

▶허창수 회장=좋은 지적이다. 다만 대기업이 사회공헌을 안 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건 아니다. 하고 있는데 홍보가 잘못됐다든지. 더 많이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 기업 수가 많이 늘어난 건 사실이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하지 말아야 할 점도 있다. 앞으로 대기업들이 반성하고 조정하리라고 본다.

-김낙성 의원(자유선진당)=대기업들은 고환율, 감세 등 혜택을 받아 성장하지만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는 시정되지 않고 있다.

▶허 회장=노력은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일부 잘못된 사람 때문에 확대 재생산이 됐다.

-노영민 의원(민주당)=대기업이 중소기업 기술을 빼앗고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것은 악질적인 범죄행위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찬성하나.

▶허 회장=일부 기업의 일로 전체가 욕을 먹고 있다. (그런 기업들에는) 법적으로 페널티를 충분히 줘야 한다. 징벌적 배상제도 도입에 동의한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동반성장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기업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앞장서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소기업도 스스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힘써야 한다. -김재균 의원(민주당)=전경련이 대기업 총수들의 국회 출석을 막고 대기업들을 동원해 국회 로비를 하는 문건이 폭로됐다. 허 회장이 시켰나.

▶허 회장=신문을 보고 알았다. 어떻게 제가 지시하겠나. 진상조사 중이다.

-강창일 의원(민주당)=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전경련이 양극화 주범으로 참여정부를 포함해 5적을 지목했다고 한다.

▶허 회장=사실이면 대단히 죄송하다.

-강창일 의원=사실이라면 대국민 사과해야 한다.

-박진 의원(한나라당)=개발시대의 이익단체 성격을 탈피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 전경련과 자유기업원을 해체하고 환골탈태할 생각은 없는지.

▶허 회장=무슨 말인지 알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검토하겠다.

-정태근 의원(한나라당)=대기업 MRO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대기업들이 회사 직영식당업에도 진출하는 것은 문제다.

▶허 회장=MRO는 각 사가 판단 중일 것이다. 아워홈은 LG에서 계열이 분리돼 LG와 아무 관계가 없다. 이것도 대기업인 LG에서 식당하면 안 되겠다고 해서 계열 분리해서 단순하게 떼어준 것이다. 식당은 대기업이 하면 안 되겠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 사업은 대기업은 하면 안 된다는 여론도 있고 스스로 자중하겠다.

-권성동 의원(한나라당)=기업의 존재 이유가 뭔가.

▶허 회장=이익을 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상권 의원(한나라당)=대기업 임원 연봉이 너무 높다. 30대 그룹의 임원 연봉을 10%만 깎으면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허 회장=돌아가서 논의해 보겠다. 아마도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이근우 기자 / 이가윤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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